특검에서 살아남기 ①
[특별검사(特別檢事)]
고위 공직자의 비리나 위법 혐의가 드러났을 때 방증 자료를 수집, 기소하기까지 독자적인 수사를 할 수 있는 독립 수사기구 (출처 : 네이버 시사상식 사전)
"~를 특검하라!"
뉴스 속 정치인들이 매번 외치던 구호였는데, 현실이 됐다.'특검'은 특별검사의 준말이다. 엄연히 명사이지만 이제는 동사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정권이 바뀌고 가장 우려하던 시즌이 열렸다. 1 특검도 2 특검도 아닌 무려 3 특검. 지난 대선 시즌부터 서초동 기자들은 이 시즌이 오기만을 두려워했던 게 사실이다. "나 이번에 팀 옮길 거야"라고 말하던 많은 기자들이 있었지만, 결국 나와 같이 특검 전장에 뛰어들어 생사고락을 함께하고 있다.
3대 특검의 임명
지난달 12일 밤, 이재명 대통령은 3대 특검을 임명했다. 첫째,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파헤치는 '내란 특검'에 조은석 특별검사. 둘째, 양평고속도로와 명태균 게이트 등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조사하는 '김건희 특검'에 민중기 특별검사. 셋째, 채수근 상병의 죽음과 관련해 이른바 'VIP 격노설'과 관련해 들여다보는 '순직 해병 특검'에 이명현 특별검사까지 총 3명이다.
각 특검은 사건의 주요 수사와 언론 공보 등을 담당할 특검보들을 임명했고, 이어 내란 특검은 서울고검청사, 김건희 특검은 광화문 KT빌딩, 순직 해병 특검은 아크로비스타 옆 서초한샘빌딩에 둥지를 틀고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했다.
언론사들은 법조 취재 인력 보강에 나섰다. 왕년에 한가닥 했던 법조 기자들이 서초등으로 다시 모이기 시작했고, 고검 기자실은 인구밀도가 높아졌다. 전해 듣기로 한 종합 일간지 특검팀은 특검 취재에만 무려 13명을 배정했다. 기자들은 세 특검이 임명된 그날부터 사무실 앞을 하루 종일 뻗치기 시작했고, 출퇴근길을 매일매일 챙겼다. 특검과 관련한 단독기사들은 하루에도 수십 건씩 쏟아졌고, 내 정신도 슬슬 지쳐가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법원을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포지션이 애매했다. 현재 법원에서는 내란 관련 1심 재판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고, 구속된 피의자들의 기한이 만료돼 가자 보석을 두고도 신경을 쓸 일이 꽤나 많았다. 하지만 결국 나도 법원과 사무실이 가장 가까운 순직 해병 특검으로 배치를 받았다. 빨대 없는 기자의 처절한 특검 취재기를 적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