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검 : 윤석열 전 대통령 정조준

특검에서 살아남기 ②

by 꽁냥이

현판도 없이 첫 드라이브

지난달 6월 24일 화요일 오후 5시 50분쯤. 그날은 평온했다. 법원도 별다른 일이 없었고, 특검들도 현판식도 진행하지 않은 그야말로 조용한 상태였다. 과감히 선배에게 허락을 맡고 빠른 퇴근을 감행했다. 법원 앞 헬스장에서 레슨을 마치고 6시 15분쯤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니, 카톡 창이 시뻘건 카톡들로 가득했다. 이 정도는 일상이라 하나하나 클릭을 했는데, 웬걸 내란 특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쳤던 것이다.


박지영.jpg 박지영 내란 특별검사보 / 사진 = 연합뉴스


[내란 특검 알림]

금일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체포영장을 청구하였습니다.

경찰의 출석요구에 2회에 걸쳐 불응하고, 특검이 수사를 개시한 6월 18일 이후인 19일에도 출석에 불응하면서 이후 소환에도 응하지 않을 의사를 명확히 밝힌 바,

6월 23일 사건을 인계받은 특검은 사건의 연속성을 고려하여, 피의자 조사를 위해 체포영장을 청구하게 된 것임


팀방을 보니 난리가 나있었고, 큐시트에는 아크로비스타 앞 중계도 잡힌 상황이었다. 전해 들은 바로는 퇴근하던 기자들이 헐레벌떡 기자실로 복귀했다고 한다.


사실 조은석 특별검사의 이러한 행보는 어느 정도 예상된 바였다. 주변 취재원들이 조 특검의 검찰 업무 스타일이 이와 비슷했고, 3대 특검 중 우위를 선점하려는 전략을 펼칠 것 같다고 전해줬기 때문이다. 비록 현판식은 없었지만, 미리 서울고검에서 사무실을 얻어 일찌감치 수사를 시작한 결과였다.


하지만 체포영장은 너무나 손쉽게 기각됐는데, 이 역시도 아마 특검이 결과를 예측했을 것이란 평이 많았다. 다시 말해, 내란 특검도 당연히 기각될 것임을 알면서도 소위말해 기선제압을 하겠다는 전략이라는 전망이었다.


두 차례의 소환과 기싸움

내란 특검은 이어 바로 윤 전 대통령의 소환 조사를 시도했다. 이미 윤 전 대통령이 내란 재판에 출석하며 여러 번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수사기관에 모습을 드러내는 건 처음이라 언론의 관심이 높았다. 또 한때 검찰의 정점인 검찰총장까지 했던 사람이 검찰청에 수사를 받으러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이목을 끌 수밖에 없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지하주차장을 통한 비공개 입장을 요구했지만 특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양측의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졌고, 이에 첫 출석인 6월 28일 토요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윤석열 연합뉴스.jpg 1차 소환 조사 당시 서울고검으로 향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 / 사진 = 연합뉴스


첫 소환 당일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의 요구에 순순히 응하기로 한듯했다. 윤 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은 고검 지하주차장입구를 지나쳐 본관 입구로 향했고, 차에서 내린 윤 전 대통령은 아무 말 없이 고검청사로 들어갔다. 이어 내란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평화로운 분위기도 잠시. 윤 전 대통령이 조사실로 입장하지 않으며 조사가 중단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큐시트를 이미 '순순히 응해' 야마로 주욱 짜놓고 기사를 쓰고 있었던 기자들은 단체 멘붕이 왔다. 안타깝게도 그날 당직 근무 순번이었던 나도 출연 원고를 끝까지 마감하지 못해, 거의 뉴스 시작시간이 다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7월 5일 화요일. 특검은 곧바로 2차 소환 조사에 돌입했다. 물론 그 사이에도 양측 간 갈등은 이어졌다. 특검은 1차 조사가 끝나자마자 다음 주 월요일인 6월 30일에 출석을 통지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건강 상태와 재판일정 등을 고려해 늦춰줄 것을 요구했고, 양측 조율 결과 7월 5일 2차 조사가 진행되었다. 두 차례의 조사가 끝난 뒤 많은 기자들이 곧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는 전망을 했었는데, 특검은 이를 들여다보기라도 한 듯 그다음 날인 6일 수요일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 박지영 특검보

"특검은 금일 17시 20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 등으로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였습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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