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시기에 직접 나와 발언할 것"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취재기 ④

by 꽁냥이
▲ 헌법재판소 브리핑룸  (사진 = 본인).jpg 헌법재판소 브리핑실에 모인 기자들

"대통령님 헌법재판소 변론 나오실까요?"

기자들의 모든 관심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헌재 출석 여부에 쏠렸다. 윤 전 대통령 측이 뒤늦게 언론 소통방을 열긴 했지만, 그전까지만 해도 윤 전 대통령 측 공보담당인 윤갑근 변호사에게 거의 매일 문의를 했던 것 같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모두 탄핵 사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에 윤 전 대통령 역시 나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7일 윤석열 전 대통령 첫 공판준비기일. 윤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이 "적절한 시기에 직접 나와 발언할 것"이라는 대답을 내놨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본인의 탄핵심판에 나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전국이 들썩일 수밖에 없었다.


기자들의 헌법재판소 취재에도 불이 붙었다.

경찰 출입만 내리 3년을 하고 법원에 온 게 지난해 6월 말이다. 경찰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숫자의 법관과 법원 관계자. 개인 휴대전화는 알 수가 없었고, 막상 만났을 때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도 몰랐다. 아직도 법원 취재 적응도 못했는데, 헌재 취재를 하려 하니 난감했다. 하지만 그건 내 사정이었고, 브리핑실에 함께 앉아있는 수십 명의 기자들 사이에서는 본격적인 취재 경쟁이 불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기사는 바로 이번 윤 전 대통령 탄핵 사건을 맡은 주심재판관이 바로 정형식 재판관이라는 내용의 단독 기사였다. 헌법재판관 중 주심 재판관은 사건을 중점적으로 맡아 검토하고 재판 진행을 준비하는 만큼 과연 누가 될 것인가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헌재는 헌법재판소법을 들어 공개를 하지 않았다. 당시 몇몇 기자가 과거 대통령 탄핵사건 때 주심 재판관이 공개되었던 점을 들어 항의도 했으나, 헌재는 비공개가 원칙이라며 말을 줄였다. 그렇게 넘어가나 싶었는데, 뒤늦게 정형식 재판관이 주심 재판관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정 재판관은 공교롭게도 9명의 헌법재판관 중 윤 전 대통령이 지목한 재판관이었다. 부랴부랴 내 기사 내용뿐만 아니라 오후 큐시트도 완전 뒤집혀 한바탕 소동이 일었던 기억이 난다. 이후에도 국회 탄핵소추인단 측과 윤 전 대통령 측이 헌재에 제출한 자료 등을 바탕으로 여러 단독 기사들이 나왔고, 하루하루 긴장된 나날을 보냈다.


* 해당 글은 개인적인 생각일 뿐 회사와 관계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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