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과 기소 그리고 법원

특검에서 살아남기 ⑧

by 꽁냥이
adfasdf.jpeg 서울법원종합청사 / 사진 = 연합뉴스


공소장 전쟁

공소장이란 검찰이 피의자를 기소(재판에 넘김) 하기 위해 작성하는 문건이다. 이 공소장에는 피의자의 범행 기록이 A부터 Z까지 상세히 적혀있다. 보통 첫 공판기일에 검사가 공소사실을 낭독하게 된다. 수사기관이 수사한 내용이 언론에 노출된 것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많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것들이 기자들에게는 또 다른 단독거리가 된다. 기자들이 공소장 확보에 목숨을 거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공소장은 보통 국회를 통해 확보를 한다. 국회의원실에서 법무부에 요청을 하면 법무부에서 '국회제출용'이라는 워터마크가 찍힌 공소장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비실명화 처리도 모두 되어있기 때문에 의원실에서는 이를 필요로 하는 기자들에게 전달하게 된다. 그러면 기사에 'oo신문이 ㅁㅁ당 xxx의원실로부터 확보한 공소장에는~'이라는 말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최근 3대 특검과 관련해서도 이런 기사들이 올라오고 있다. 문제는 특검은 법무부 소속이 아니어서 특검이 국회의원실에 공소장을 보내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알고 난 뒤로는 딱히 공소장을 요청할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는데, 몇몇 기자들이 공소장을 입수하게 되면서 발등에 불똥이 떨어졌다. 가장 바빠진 곳은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팀)이었다. 특검이 김건희 여사 이후에도 '집사'로 지목된 김예성 씨, 건진법사 전성배 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윤영호 씨 등을 줄줄이 기소했기 때문이다.


공소장 단독 기사를 쓰기 위해선 굉장한 순발력이 필요하다. 확보하는 순간 천하제일 한컴타자대회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비실명화된 인물들을 줄줄이 꿰뚫고, 아직 보도되지 않은 새로운 범죄사실들을 한눈에 파악해 기사로 옮겨야 한다.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늦기 때문에 공소장 기사들을 보면 오타도 종종 보인다. 급하게 기사를 적은 흔적이 티가 난다. 3대 특검 중 내가 맡은 해병 특검만 아직 유일하게 공소장 전쟁을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이런 일이 터진다면 나도 잘 처리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는 요즘이다.


다시 법원으로

최근 다시 관심이 사법부로 쏠리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압박과 함께 '내란특별재판부'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에 관한 공방이 정치권에서 뜨겁다. 오늘 서울중앙지법도 '특검 재판 신속 대응 방안'이라는 글을 기자단에 배포했다. 법원도 이제 기소된 특검 수사를 맞이할 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제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구속됐고,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은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정치와 종교계를 넘나들며 주요 피의자들이 줄줄이 법원으로 오고 있었다. 법원 기자들도 다시 분주해졌다. 하루에도 두 세 건씩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었고, 재판 워딩을 공유하는 재판 풀방도 새롭게 생겨났다. 유일하게 한 명도 구속하지 않은 순직해병 특검을 제외하고는 특검 수사도 중반기를 넘어가는 것 같은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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