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특검에서 살아남기 ⑩

by 꽁냥이
뉴스추적.jpg


근황

그동안 브런치를 거의 놓고 있었다. 새 부서 적응 문제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개인 문제도 섞여있었다. 2026년 새해가 돼서 다시 기록을 남겨보려 맘을 다잡았는데, 선결해야 할 문제가 있었다. 바로 3대 특검 취재기를 마무리를 지어야만 했던 것이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취재기를 '브런치북'으로 묶었던 것처럼, 이번 취재기도 하나로 묶고 싶었다. 그러나 방대한 수사, 부족한 지식, 아쉬운 필력 등의 문제로 글을 더 써 내려가지 못했다. 어떻게든 모아 발간을 하려 했는데, 정책상 최소 글 10편은 돼야 한다는 정책이 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절반의 취재후기

특검 취재를 하다 도중에 이탈했기에 절반의 취재후기라고 적고 싶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과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 이후 바로 3대 특검이 시작된다는 예고를 들었을 때가 기억이 난다. '아 1개도 아니라 3개라니, 힘들어지겠구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법원 출입 기자여서 그랬을 수도 있다. 특검 수사 내용을 따라가는 건 상당히 버거웠다. 어디서 알아냈는지 척척 단독을 써대는 선후배 검찰 기자들이 신기하기만 했다. 그래도 주어진 상황에서 성과를 뽑아보려고 나름 애는 썼다.


특검 취재 기간 타사모니터링이 매우 버거웠다. 우리 팀의 경우 하루하루 돌아가며 저녁 7시 이후부터 나오는 단독 뉴스들을 모두 한 명이 확인해야 했다. 평소라면 얼마 있지도 않은 법조 단독 기사는 하루에만 20개 가까이 쏟아져 나오는 날도 있었다. 각 특검은 공보담당 특검보 말고도 공보담당 수사관을 배치했지만, 수사사항은 확인불가가 원칙이었기 때문에 "확인해 드릴 수 없다. 죄송하다"라는 말만 돌아왔다. 그런 철벽 수비 과정에서도 선배들은 새로운 팩트를 가져와 기사를 썼고, 그 모습을 보며 나도 나중에 그런 기자가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종종 했던 것 같다.


한샘빌딩.png 해병 특검 빌딩 1층에서 뻗치는 기자들


이렇게 기자들의 쉴세 없는 취재공격을 견뎌내는 특검 측도 힘들었던 것은 마찬가지일 테이다. 밤낮없이 쏟아지는 수많은 매체의 전화를 받아냈던 공보담당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또 수사도 바쁜데 시간 내어 기자들과 밥 한 끼 같이 했던 특검 관계자들, 바쁘신 와중에도 기자들을 위해 항상 일어나 문을 열어주시던 보안직원 분들도 감사했다.


새해가 밝았고, 새로운 뉴스거리가 터지니 자연스레 윤 전 대통령과 관련한 특검 소식이 뉴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갔다. 하지만 경제부에서 바라본 법조팀은 여전히 분주해 보였다. 관봉권·쿠팡 상설 특검이 새로 생겼고, 정치권에서는 2차 종합 특검과 통일교 특검이라는 새로운 것들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3대 특검이 기소한 수십 명들의 재판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수사하는 사람, 재판하는 사람, 취재하는 사람 모두 힘들다. 빨리 평화가 왔으면 좋겠다.



이전 09화3대 특검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