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과 분열

경제부에서 살아남기 ⑦

by 꽁냥이
과천 반발.jpg


시민들은 즉각 반응했다. 카카오톡에는 '비상대책위원회'라는 오픈채팅방이 개설됐고, 하루 만에 800명이 넘는 사람이 모였다.


"당장 집회를 열고 저지해야 합니다."

"주암지구, 과천지구에도 아파트가 들어오는데, 또 아파트 단지가 들어오면 교통 체증은 더 심각해져요."

"경마공원은 도박장이 아니라 공원입니다. 봄에는 벚꽃 구경하러 놀러 가고 그랬는데, 일방적으로 없앤다니 이해가 안 되네요."


현재 과천시민들의 이런 반응을 데스크에 보고했고, 현장 분위기를 취재해 보라는 지시를 받았다. 나는 과천의 한 3000세대 대단지 아파트로 향했다. 과천시 관계자가 아파트 어린이집 앞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정보를 접했고, 현장에 가면 시민 인터뷰를 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 관계자는 현장에 나오지 않았고, 다시 한번 성토글이 빗발쳤다. 생각보다 민감한 문제에 선뜻 인터뷰를 해줄 수 있는 시민이 나올 것 같지 않아 오픈카톡방에 인터뷰이를 구하는 글을 올려보기로 했다. 다행히 두 분 정도가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선에서 인터뷰에 응해주셨고, 그날 뉴스는 잘 막을 수 있었다.


사실 데스크의 첫 지시는 반대뿐만 아니라 찬성하는 쪽도 있을 테니 찾아보란 것이었다. 과천에 전세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분명 정부의 이번 발표를 반겼을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둘러본 과천 현장의 반응은 반대가 많았고, 이런 분위기대로라면 정부의 이번 공급대책이 실효성 있게 진행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었다.

경마공원.jpg 한국마사회 본관 입구를 봉쇄한 노조


"아 이건 챙겨야겠다"


[취재요청] 마사회노조, 신임 회장 출근 저지 전면 투쟁

'과천 시민 반발' 리포트를 쓰던 중 어디선가 날아온 낯선 메일. 메일을 부방에 보고하자마자 데스크는 마사회로 이동해 현장을 챙겨달라는 지시를 내렸다. 한국마사회노조가 신임 우희종 회장의 출근을 막고 경마공원 이전을 반대하는 서류에 서명을 받겠다는 시위였는데, 양측의 충돌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노조에 문의하니 이른 아침부터 시위 준비를 시작한다고 하여 새벽 5시에 일어나 채비를 마쳤다. 4호선 경마공원역에서 내려 깜깜한 진입로를 걸어 들어가니 경기장 우측에 위치한 마사회 본관이 나타났다. 영상취재기자 후배도 현장에 도착해 이미 세팅을 완료한 뒤였다.


날이 밝아오자 시위가 시작됐고, 노조는 구호를 외치며 본관 입구를 막아서기 시작했다.


"우리는 정부의 행정 폭거에 항의합니다. 정부는 정부가 발표한 정책에 대해서 책임을 지십시오."


오전 9시쯤, 우희종 회장이 탄 검은 차량이 본관으로 들어왔다. 노조는 계획 철회탄원서에 서명을 요구했지만 우 회장은 다른 이유를 들어 거절했다. 다행히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당장 과천경마공원 부지를 밀고 아파트 착공에 들어가기까진 많은 난관이 예상됐다.


용산.jpg 용산국제업무지구 후보지 앞 근조화환

다른 후보지들도 진통은 마찬가지였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태릉 CC, 불광동 연구원 등 지자체, 주민들과 협의 없이 결정이 이뤄졌다며 반발이 거셌다. 개발을 찬성하는 의견도 없진 않았지만, 분위기상 찬성과 반대가 공존하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뉴스 기사 댓글창은 이미 분열된 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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