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비슷한 회사 선배를 찾았다
1. 최근에 해외 MBA를 다녀온 회사 선배와 점심 식사를 했다. 전에 해외 MBA 교육비를 지출하던 업무를 했던 적이 있어서 그때 인연이 생긴 선배다. 우연히 업무적으로 연락할 일이 있어 이야기하다가 내가 먼저 밥을 먹자고 했다. 가서 무엇을 배웠는지, 그곳에서 무엇을 보고 들었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원래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흥미로운 이야기 듣는 걸 좋아한다.
2. 그런데 이 선배 알고 보니 우리 편(?)이었다...! 해외 MBA를 다녀온 이유도 "회사라는 공간을 벗어나 내 인생에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위로 갈수록 점점 좁아지는 피라미드 구조의 회사에서 너무 승진에만 목매고 싶지 않다고도 말했다(다른 회사는 모르겠지만 우리 회사는 해외 MBA를 다녀와도 승진에 딱히 도움이 안 된다.)
3. 평소에도 주변 동료, 후배들에게 능력 되면 다른 회사로 옮기거나 다른 일도 찾아보라고, 우리 회사가 꼭 정답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하면 별종 취급받는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4. 이런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우리 회사에 있었다니! 나는 내 평소 생각과 너무나 비슷한 이야기에 신나서 내 이야기도 풀어놓았다. 요즘 무슨 생각을 하는지, 회사를 어떤 생각으로 다니는지 등등. 점심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5. 회사에도 잘 찾아보면 나와 비슷한 과의 사람들이 있다. 다만 다들 자신의 진짜 마음을 숨긴 채 회사에서 요구하는 표준형 인재 인척 할 뿐이다. 그래야만 회사생활에 불이익이 없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만의 생각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억눌릴수록 오히려 더 강해진다.
6. 가끔 이렇게 비슷한 사람을 회사에서 찾으면 마음이 든든해진다. 정서적인 동료라고 해야 할까.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에 고립감이 사라진다. 앞으로 그 선배와 종종 점심식사를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