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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코믹 Jun 21. 2022

고전학파들의 비판

 케인스의 이론적 배경을 따르는 학자들을 케인지언이라고 부른다. 경제는 부드럽게 성장하지 않고 장기적인 추세를 위아래로 출렁거리며 성장한다. 그래서 경제의 잠재적인 생산성을 초과해서 생산을 하기도 하고(호황) 이것보다 조금만 생산하기도 한다(불황). 케인지언들은 적절한 정책을 사용해서 호황 때는 정부의 줄이는 긴축 재정 정책과 통화량을 감소시켜 금리를 상승시키는 긴축 통화 정책을 사용하고, 불황 때에는 정부의 지출을 늘리는 확대 재정 정책과 통화량을 증가시켜 금리를 하락시키는 확대 통화 정책을 사용하여 경기 변동을 줄일 수 있다고 믿었다. 

케인지언들의 생각

 그런데 정부가 정책을 알맞게 실행해서 경기 변동을 줄이고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 회의적인 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이 있었다. 미국에서 GDP가 처음으로 측정되기 시작한 것은 1934년이었는데, 컴퓨터도 존재하지 않았고 통계를 수집하고 구하는데 기술적인 어려움이 당연히 많았다. 당시 GDP를 계산하는데 평균적으로 13개월이 걸렸다는 말도 있다. 문제는 이처럼 통계적인 데이터가 나오는데 시간이 너무나 오래 걸리고 허술했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호황인지 불황인지 정확하게 알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게 불황이나 호황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에는 이미 시간이 많이 흘러서 상황이 변한 후일 가능성이 높았다. 또한 정책을 실시하고 그것이 효과를 갖는 데까지 마찬가지로 시간이 걸린다.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재정정책의 경우 정책을 실시했을 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은 비교적 짧았지만 정책을 결정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중앙은행이 실시하는 통화 정책은 정책을 실시하는 것은 빨리 진행할 수 있지만 이것이 금리를 낮추어 실제로 기업들이 투자를 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고전학파들은 이처럼 불황과 호황을 인지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정보를 얻어 정책을 실행하고 효과를 미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오히려 방정맞은 정책으로 인해 경기 변동의 폭이 줄어들기는커녕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불황이 닥쳐 경기가 침체되었는데 이것이 알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막상 불황의 소식을 알았을 때에는 경기가 회복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모르는 바보 같은 정책가들은 지금의 상황이 불황이라고 생각하고 재정지출을 늘리고 금리를 낮추는 확장적인 정책을 한다. 유감스럽게도 정책이 효과를 갖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경기가 회복을 마치고 이제는 호황에 접어들었는데 이때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 오히려 경기를 과열시킬 것이다. 또 시간이 한참 흘러 경기가 다시 돌아가려고 하는데 정부는 이제야 소식을 듣고 경제가 호황이라고 판단한다. 그래서 재정지출을 줄이고 금리를 높이는 정책을 실행한다. 이 정책이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다시 시간이 흐른 경제가 침체로 빠졌을 때이다. 안 그래도 불황인 경제를 정책은 더 침체시킬 것이다. 

고전학파들의 생각

 20세기 위대한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은 이러한 정부를 샤워실의 바보(A fool in shower)라고 비유했다. 바보가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한다. 이 얼간이 앞에는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조절하는 수도꼭지가 있다. 물을 틀면 바로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샤워를 하기 위해서는 수도꼭지를 알맞은 곳에 맞춰두고 진득하게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이 성질 급한 바보는 물을 틀자마자 물이 따뜻하지 않다면서 뜨거운 쪽으로 수도꼭지를 확 돌린다. 


잠시 기다리자 펄펄 뜨거운 물이 쏟아진다. 바보는 “앗 뜨거워”하며 수도꼭지를 차가운 물로 확 돌린다. 잠시 기다리자 시리게 차가운 물이 쏟아진다. 

바보는 “앗 차가워”하며 수도꼭지를 다시 뜨거운 물로 확 돌린다. 결국 “앗 뜨거워”, “앗 차가워”를 반복하다 샤워를 하지 못한다. 바보는 방정 떨지 말고 진득하게 기다려야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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