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좌석은 정말 편할까?
공항에서의 밤샘 이후 무사히 비행기에 탑승을 완료하였다. 이번 홍콩 여행의 비행기 좌석은 돈을 추가로 내고 구매한 유료 좌석인 비상구 좌석이었다. 항상 궁금했던 좌석이었는데 앉게 되어서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었다. MBTI에서 N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저는 상상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데 비상구 좌석에 앉으면서 나의 상상력은 마구 폭발하였다. "정말 큰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대처하지?, 당황하지 않고 승무원의 지시에 따라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등등
다행히 큰 사고는 없이 홍콩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비상구 좌석이 정말 돈을 내고 앉을 만한 가치가 있을까에 대한 물음표는 머릿속에 있었다. 편한 점은 한 가지, 그 이외는 모두 불편하였다는 점이다.
우선 편한 점은 다리를 쭉 뻗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의 특성상 장시간 비행 중에 일어나지 않는 이상 자리에 앉아서 다리를 쭉 뻗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비상구 좌석은 언제든 내가 원할 때 다리를 쭉 뻗을 수 있었다. 이것이 가장 큰 비상구 좌석의 장점이다. 실제로 홍콩-인천 왕복 비행을 하면서 다리를 저 앞까지 쭉 뻗으면서 편하게 비행기를 탔다. 물론 저의 다리가 롱다리는 아닙니다. 그래도 몇 시간 구부리고 앉아있지 않고 쭉 뻗을 수 있어 편했다. 장점은 여기까지
불편한 점은 화장실이 앞에 있다 보니 화장실을 기다리고 있는 분들이 있다는 점과 이착륙 시 승무원님과 마주 봐야 한다는 점, 창문을 편하게 볼 수 없다는 점이 있습니다. 비행기를 탈 때 정말 장시간 비행이 아닌 이상 화장실을 한 번 갈까 말까 한 저는 자고 눈을 뜰 때마다 화장실을 기다리는 승객분들이 앞에 아른 거려서 당황했습니다. 물론 이런 점을 모르고 비상구 좌석을 탄 건 아니지만, 예민하신 분들은 좀 많이 신경 쓰일 수 있겠다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서로 민망하니 저는 눈을 다시 스르르 감고 대기하시는 분은 화장실만 바라보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착륙 시에 승무원님과 마주 보고 있어야 한다는 점은 진짜 서로 민망했어요. 그래서 저는 이착륙 시에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했습니다. 아니면 휴대폰만 뚫어져라 쳐다봤어요. 비행기 모드라서 할 건 없었지만,
그러다 눈을 뜨면 그냥 저의 신발을 감상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부담스러운 분들은 창가가 아닌 가운데 좌석을 추천드립니다.
창문을 편하게 볼 수 없는 것은 비상구 좌석은 등을 돌려야 창문을 볼 수 있어요. 그래서 하늘 풍경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비상구 좌석을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나는 밖에 뭐가 있던지 상관없고 다리 쭉 편하게 뻗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강력 추천입니다!
근데 저는 무엇보다도 첫 번째와 두 번째의 불편함이 너무 커서 공짜로 누가 타라고 하지 않는 이상 제 돈 내고 좌석 구매는 안 할 거 같습니다. 비행기에서의 설렘을 불편함이 모두 덮어버리는 것은 싫기 때문입니다.
편한 듯 불편한 듯의 4시간 홍콩 비행 중 가장 좋았던 시간이 언제냐고 물어보신다면 바로 기내식 시간입니다. 제가 다른 건 검색 안 해도 비행 편마다의 기내식은 꼭 검색을 해서 사전에 미리 확인을 하는 편인데요. 이번 홍콩행 비행 편은 무려 비빔밥이 나온다고 하여서 엄청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기내식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냥 기내식 카트 보이자마자 웃음꽃이 피어났습니다. 비빔밥을 받고 사진 찍고 열심히 비벼서 한 입을 먹었는데 오 마이 갓! 먹어본 기내식 중에서 제일 맛있었습니다. 진짜 진짜 맛있었습니다. 정말 감탄하면서 비빔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김치도 맛있고 후식도 맛있어서 홍콩행 기내식은 진짜 최고구나를 연발했습니다. 동생도 감탄하면서 같이 맛있게 먹었고 인천으로 돌아오는 날도 똑같이 비빔밥이라서 한국 오는 길이 너무나도 행복했습니다. 홍콩 가신다면 아시아나 비행기 타주세요.
비빔밥을 먹을 때는 불편함은 모두 잊어버리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기내식이 맛있으니 갑자기 여행의 설렘도 올라갔습니다. 허허 여행의 즐거움은 먹는 즐거움이 좀 많이 차지하는 거 같습니다. 기내식이 맛없었다면 비상구 좌석에서의 불편함은 아마 좀 더 높아졌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무사히 홍콩에 도착하여서 짐을 찾고 숙소를 찾아가는 본격 홍콩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시작과 동시에 무계획 여행의 티가 팍팍 나타났습니다. 그래도 재밌었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