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PMB 17 W3D2
우리는 주변에서 아이의 유치원, 학교 등의 문제로 고민이 많은 상사 분들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나도 이전 회사들에서 오후 4시~6시쯤 불안한 마음에 수시로 왔다 갔다 하며 여기저기 통화를 하는 상사 분들을 곁에서 서 볼 수 있었다. 심지어는 아이의 하원, 하교 시간 때문에 업무를 미처 다 끝내지 못한 채 퇴근하여 아이들 돌보고 늦은 시간에 집에서 다시 업무를 보는 분들도 계셨다.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우리 일상의 템포도 매우 빨라졌고 그만큼 양육에 쏟을 수 있는 시간과 리소스는 점점 부족해지고 있어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솔루션이 필요한 상황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가구의 절반 가까이가 맞벌이 부부이다. 회사에서 근무하는 시간은 보통 오전 9시~오후 6시 내외이고, 출퇴근 시간까지 포함하면 앞뒤로 약 1시간씩 시간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영유아를 둔 2,533 가구와 어린이집 3,400곳을 조사한 결과, 3~5시 사이에 하원하는 어린이집의 비율이 65%를 차지했다. 그리고 부모가 희망하는 어린이집 이용 희망시간은 평균 9시간 6분이었지만, 실제 이용시간은 7시간 48분으로 학부모들의 상황과 교육・보육 시설 간의 현실적인 간극이 상당히 컸다.
몇 년 전부터 자녀가 있는 근로자가 그 자녀 양육을 위해 사업주에 신청하는 '육아 휴직' 제도가 도입되었다. 한 직장에서 6개월 이상 근무하고 만 8세 혹은 초등학생 2학년 이하의 자녀에 대해 신청할 수 있으며, 남녀 근로자 모두 상관없이 사용 가능한 제도이다. 육아 휴직 기간 동안에는 직장에서 급여를 주지 않고, 정부가 대신 급여를 지원한다.
하지만 '육아 휴직' 제도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된 지금도 실제로 현장에서 육아 휴직 경험이 있는 부모의 숫자는 매우 적었다. 트렌드 조사 업체 오픈서베이에서 조사한 '육아 트렌드 2020'에 따르면 육아 휴직을 경험한 엄마는 전체의 45.6%, 아빠는 24.0%에 불과해 아직 현장에서 '육아 휴직'을 신청해서 육아에 전념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문제는 학부모들로 하여금 육아에 필요한 시간과 노동력을 외부에서 충당하도록 이끌었다. 부모들은 이 문제를 외부의 개인양육지원서비스를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데, 상당수가 혈연에 도움을 부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손주 육아를 맡아있는 조부모의 대다수는 "원치 않는 육아"를 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한국리서치가 손주를 돌보는 55~69세 조부모 3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무려 72%가 원하지 않는 '비자발적' 육아를 맡았다고 한다. 부모들은 조부모에게 많이 의존하고 있고, 조부모들은 원하지 않지만, 자녀들과 손주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맡아주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부모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육아 시장에 여러 플레이어들이 서비스를 런칭하여 운영하고 있다. 그중에서 오늘은 이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째깍악어'에 대해 알아보고 어떻게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여 시장의 수요를 충족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1. 만만치 않은 비용 문제
부모가 직장에서 근무하는 경우 학교, 학원, 어린이집 등 보육기간에 맡기고 그 외 시간에는 조부모 등 혈연에게 많이 의존하여 도움을 받고 있었으나, 조부모에게 이른바 '황혼 육아'를 맡기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부모들은 육아 도우미에게 추가적인 도움을 받는 부모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육아 도우미와 보육 기관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많은 부모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현실이다. 반일제 이상의 보육・교육기관에 맡기는 비용이 2021년 기준 약 119만 원이 든다고 하고, 한국인 입주 가사도우미의 경우 한 달에 350~400만 원 (풀타임 기준)의 비용이 든다.
2. 턱없이 부족한 아이돌봄서비스
이런 비용적인 문제를 돕기 위해 여성가족부와 지자체에서 '아이돌봄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
이데일리의 기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12세 이하 어린이가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은 송파구로 7만 26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아이돌보미 수는 122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595명당 1명 꼴이다. 육아정책연구소가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문인력에 아이를 맡기는 비율은 5%라고 하는데, 이를 그대로 적용할 경우 송파구에서 아이돌봄서비스를 이용하려면 29.8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3. 신뢰가 떨어진 아이돌봄서비스
이렇게 높은 경쟁률을 뚫고 아이돌보미서비스에 배정되었다고 해도 신뢰도의 문제도 있다. 여성가족부가 파견한 아이돌보미가 아이를 폭행하거나 방치하는 등의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사례가 여러 차례 보도 되었다.
부모들은 비용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이유도 있지만, '정부가 보증한다'라는 신뢰가 있어 이용해 왔으나 연이은 사건 사고로 믿고 맡기기 어렵게 되었다.
"우버처럼 O2O 플랫폼을 통해 아이 돌봄 문제 해결해 보자"
'째깍악어'의 김희정 CEO는 리바이스코리아, 존슨앤존슨 등 20여 년 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육아 문제로 회사를 그만두거나, 힘들어하는 것을 지켜보며 마음이 아팠고 본인 역시 육아와 커리어를 같이 병행하는데 매우 고생했었던 기억에 2016년 '째깍악어'를 설립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던 김희정 CEO는 당시에 '우버', '에어비앤비'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O2O 플랫폼에 아이디어를 얻어 해결하고자 하였다.
김 CEO는 초기 프로토타입 모델을 만들어 같은 동네 사는 엄마들한테 무료로 써보고 피드백을 달라고 하며 자신의 세운 가설을 검증해보려 했고, 생각보다 괜찮다는 반응과 주변의 입소문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경력단절여성? No, 경력보유여성 Yes"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끊어졌다는 부정적인 느낌의 '단절'을 피하고, 과거 경력과 함께 육아도 하나의 경력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용어인 '경력보유여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째깍악어.
째깍악어는 이러한 경력보유여성들의 일자리를 재창출하고 또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째깍악어의 선생님들은 원하는 시간, 요일에 맞게 매칭되어 일을 할 수 있음으로 이전의 경력을 이어 나갈 수 있고, 또 째깍악어를 사용하는 워킹맘 역시, 육아 문제로 인하여 회사를 휴직하거나 퇴사하는 문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같은 표현이지만, 긍정적이고 새로운 용어로 접근한 째깍악어는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유지' 두 가지 모두를 실현하고 있다.
째각악어는 가장 먼저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을 주저하는 고객의 마음에 다가가는 전략을 세웠다. 매칭할 선생님이나 방문하게 될 선생님에 대해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선생님들의 '자기소개 동영상'을 프로덕트 내에 업로드하였는데, 이는 사진이나 텍스트로 전달하는 방식보다 훨씬 효과적이었다.
선생님들은 왜 선생님이 되기를 희망했는지, 어떠한 종류의 돌봄이 가능하고 어느 부분이 강점인지 등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공개해야 한다. 선생님의 비언어적인 부분까지 판단할 수 있어 선생님의 특성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는데, 동영상이 면접을 대신하는 효과가 있어 선생님이 누구인지 모르고 아이를 맡겨야 했던 부모님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기술이 모방하기 어려운 기술은 아니지만 산업이 해당 시장에 정착하고 고도화되려는 초기 시점임을 생각하면 감성적인 부분에서 '째깍악어'만의 특장점이라 할 수 있다.
째깍악어는 학부모와 선생님을 연결하는데 AI 인공지능을 활용 중이다. 2020년 9월에는 AI 매칭을 통해 객관적 서비스 평가 정보 획득 및 제공을 위한 특허도 등록하였고, 고객 데이터와 돌봄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확보하여 서비스 품질을 높였다. AI 기술을 적용해 앱에서 아이 발달 상태를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째깍악어는 놀이나 돌봄 위주의 기존 시장에서 더 나아가 아이들의 보육에 포커스를 맞추고 컨텐츠를 구성하고 있다. 아이와 부모님이 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아이의 성장 단계에 맞춘 다양한 컨텐츠로 아이들의 학습부터 놀이, 미술, 영어 등 전반적인 부분에 보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맞춰 각 분야에 맞는 실력과 자격을 갖춘 선생님들을 고용하여 전문성까지 높였다.
특히 부모님이 평소에 제공하지 못하는 놀이와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들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으며, 아이들에게도 다양한 체험과 학습을 한다는 점에서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학부모와 아이 이외에도 '악어쌤'이라 불리는 보육 교사들도 째깍악어의 주요 고객층 중 하나이다. 이들은 국가공인 자격증을 보유하는 보육교사나 유치원 정교사, 방과 후 교실 교사 등 전문가들과 육아 관련 전공 대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악어쌤'은 등록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신원과 자격증, 경력, 범죄 이력 등을 조회하고 인적성 검사도 거친다. 그 이후 일주일간의 교육과 돌봄 면접도 진행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악어쌤이 되는 비율은 지원자의 22%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철저하게 뽑은 만큼 그만큼 악어쌤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해 준다. 예를 들어 학부모가 당일에 갑자기 취소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째깍악어 측에서 선생님의 시간과 시급을 보장해 준다. 또한 아이를 돌보다가 기물이 파손되거나, 다치는 경우를 대비해 보험도 들어준다.
그리고 무례한 부모, 이른바 '진상 부모'는 서비스에서 퇴출시킨다. 부모가 앱으로 결제하는 비용 중 수수료가 회사의 매출임에도, 째깍악어는 학부모가 악어쌤에게 막말, 수업 감시, 폭행 등이 있는 경우 시정을 요구하고 그럼에도 반복되면 이용 제한을 한다. 째깍악어의 고객은 학부모뿐만 아니라 악어쌤들도 있다는 확고한 의지가 보이는 부분이다.
악어쌤들은 믿을 수 있고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아이의 보육에 집중할 수 있고, 이는 아이에게 좋은 영향이 오는 선순환의 효과를 불러오는 것이다.
아이의 연령, 원하는 교육 종류 그리고 선생님의 경력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22세 아이가 방문 미술 교육을 받는다고 가정했을 시 두 시간 이용 시 시간당 23,000원이다. 기존의 베이비시터나 보육기관에 아이를 맡겼을 때 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원하는 시간에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는 점 역시 학부모들에게 좋은 가치를 선사하고 있는 부분이다.
1. 매칭 수수료
2. 오프라인 공간 '째깍섬'
3. 공식 온라인 스토어 '째깍샵'
째깍악어는 학부모와 선생님을 연결해 주는 매칭 플랫폼이기 때문에, 초기 수익의 상당수는 매칭 수수료를 통해 창출하고 있다. 학부모, 아이와 선생님이 매칭되고 나서 지불되는 비용의 15~20% 정도의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하지만 째깍악어는 수익의 다각화와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오프라인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째깍 섬'이라고 하는 오프라인 체험・배움 공간을 잠실점을 시작으로 전국 7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째깍섬은 흙을 마음껏 밟으며 자연을 탐구하는 '도시농부', 작은 도화지에 끝없는 상상력을 키워주는 '드로잉', 자유롭게 놀면서 감각을 자극하는 '오감', 다양한 관심사를 키워주는 '스튜디오' 4가지 종류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주로 백화점이나 대형 상업시설 등 유동인구가 많이 있는 곳에 입주해 있는 '째깍섬'은 큰 홍보 없이 자연스럽게 학부모와 아이들이 유입되기 시작했고, 마케팅비를 안 쓰면서도 오프라인 회원을 모으는 효과를 일으켰다. '째깍섬'은 째깍 악어에게는 수익의 다각화와 홍보 효과를 학부모에게는 갑작스럽게 아이를 맡겨야 하는 상황에 믿을 수 있는 공간을, 아이에게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3가지 장점이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째깍샵이라는 온라인 스토어도 운영 중이다. 현재는 째깍악어의 캐릭터를 이용한 인형과 째깍인형 상품권 등을 판매하고 있고 향후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째깍악어의 수익은 플랫폼- 오프라인- 콘텐츠 3가지 분야로 다각화되어 안정적인 구조로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2016년에 런칭한 째깍악어의 고객 수는 학부모가 25만명, 교사 13만 명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규모가 많이 커졌다. 이들을 대상으로 매달 온라인으로 약 1만 건 이상의 매칭이 이뤄지고 있고, 오프라인(째깍섬)에서는 전국 7개 지점에서 2만~3만 명 정도가 이용하고 있다.
IT 벤처 분석 업체 혁신의 숲의 자료에 따르면 째깍악어의 회원 중 상당수가 30대-40대 여성으로 나타났다. 30대 여성이 과반을 넘는 50.5%, 40대 여성이 21.2%로 합쳐서 7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남성의 비중도 30대 17.5%, 40대 8.5%로 나타났다. 아무래도 아직은 육아라는 시장에 여성이 관여가 남성보다 훨씬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회원들 중 약 87% 가까이는 유아 또는 청소년 자녀를 둔 가구인데, 육아라는 시장인 점을 생각하면 당연한 수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득 수준 조사에서는 예상외의 결과가 나왔는데, 회원의 상당수가 최소 4,000 이상의 고소득자로 조사되었다. 심지어 1억을 넘는다는 회원은 34.6%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째깍악어의 회원들은 구매력이 매우 강할 것이라 예상되며, 향후 째깍악어의 수익은 더 증가하지 않을까라는 가설을 내려 볼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째깍악어는 단순 돌봄이 아닌 1세부터 초등학교 고학년까지의 보육에 중점에 두고 다양한 교육 컨텐츠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 첫 번째 차별성이라고 볼 수 있다. 서비스의 범위와 고객층이 넓기 때문에 분야를 넓히는데 제약이 타 경쟁사보다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선생님들의 '자기소개 동영상'을 꼽을 수 있다. 이 부분은 타 회사에서 충분히 벤치마킹할 수 있겠지만, 째깍악어가 초기에 선점을 하고 감성과 신뢰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에 유리한 지점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엄마 왜 이렇게 일찍 왔어?'라는 말이 나온다면,
부모들은 더 이상 아이들에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될 것"
-째깍악어 김희정 CEO
결론부터 말하자면 째깍악어는 PMF를 찾았다고 생각한다. 2016년 런칭 이후 시장에 안정적인 위치를 잡기 위해 여러 테스트와 노력 끝에 2019년을 기점으로 J자 커브를 그리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런칭 이후 CAGR (연평균 성장률)이 무려 143%에 이르며, 최근 시리즈B 투자 유치하는 데 성공하였다.
째깍악어는 시리즈B 투자를 토대로 아동별 개인화 서비스, 캐릭터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자체 콘텐츠 제작 등에 나설 계획이다.
육아문제라는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사회 문제를 새로운 접근법과 IT 기술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가는 고객가치로 째깍악어는 PMF를 충분히 달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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