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전하고 싶은 사람

그 순간은 마음이었다

by 이지숲


올해, 그날,

물건을 잘 잃어버리지 않는 내가

그 흔하디 흔한 실수를 했다.

그것도 아들과 단둘이 떠나는

나고야 여행의 첫 순간에.


핸드폰.

그건 단순한 기계가 아니었다.

그날의 일정, 비행기표, 예약 전부가 담겨 있었다.

여행의 중심이자,

엄마로서의 책임감이 담긴 물건이었다.


버스에서 내린 뒤 남편에게 전화하려는 순간,

나는 깨달았다.

핸드폰이 없다는 것을.


요즘 시대를 아시나.

핸드폰을 빌리는 일도 쉽지 않다.

보이스피싱, 각종 범죄들로 인해

낯선 사람에게 기기를 빌려주는 일은

조심스럽고도 꺼려지는 일이 되어버렸다.


나는 결국,

여섯 살짜리 아이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어떡하지?”를 되뇌었다.

초조함은 숨기지 못했고,

지나가는 어른들에게 말을 걸고

도움을 구했다.


그 모습은 자존심을 내려놓은,

그야말로 ‘엄마’였다.


기사님과의 통화로

핸드폰이 버스 안에 있다는 사실은 알게 되었지만,

버스는 이미 다음 정류장에 도착해 있었고

우리는 아직 공항.


탑승까지 남은 시간은 단 한 시간,

표 수령 마감까지는 10분.

말 그대로 도박이었다.


나는 아들과 함께

비행기표를 빠르게 수령하고,

그날의 진짜 영웅이었던 택시 기사님의 도움을 받아

리무진 버스를 쫓았다.


기적처럼,

핸드폰을 되찾을 수 있었다.


숨을 크게 쉬고, 마음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나는 너무 고마워,

어떻게든 보답하고 싶었다.


지갑을 열었을 때

내 손에 남아 있던 건

10만 원짜리 백화점 상품권 하나.


왜 그것만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망설이지 않고 그걸 기사님께 드렸다.


그 순간은 마음이었다.

크고 작음을 따지기 전에

“이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다”는 진심 하나였다.


그날의 이야기를 남편에게 전했더니

그는 조용히 듣고 말했다.

“그건 좀 과한 것 같아.”


속상했다.

그 말은, 마치 내가 헤프고 가벼운 사람 같았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나는 ‘호구’여서 준 것이 아니라,

‘마음’을 가진 사람이기에 준 것이다.


그 마음이 때로는 크고,

때로는 과해 보일 수 있어도

나는 여전히 그런 사람이고 싶다.

감사함을 표현하는 데 인색하지 않은 사람,

받은 것을 담아두지 않고

나눌 수 있는 사람.


나는,

마음을 전하고 싶은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