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앞 골목에서 멈춘 마음

컴플렉스

by 이지숲

나는 지방도시 어딘가에서 자랐다.

도시였지만, 내 집은 ‘도시 같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그저 그랬다.

그 골목도, 낮은 지붕도,

어떤 부끄러움도 아니었다.


그런데

처음 사귄 남자친구가 우리 집에 오는 길에

이런 말을 했다.

“어, 이런 시골에도 집이 있어?”


그 짧은 한 문장이

내 마음속 지도를 바꿔놓았다.


그날 이후,

나는 내가 사는 동네를 숨기게 됐다.

“**동 살아”

“외곽에 살아”

아무렇지 않은 듯 둘러대지만

사실 마음 깊은 곳엔

‘왜 우리 집은 아파트가 아닐까’

‘왜 이사를 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늘 따라다녔다.


우리 집은 아파트도,

멋진 전원주택도 아니었다.

그저 평범한,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쉽게 폄하될 수 있는 집.


지금 남편은 아무 말하지 않지만

그 침묵 속에서도

나는 눈치채고 만다.

‘불편함’이라는 기류.


나는 여전히

그 골목을 지나갈 때 마음이 작아진다.

여전히

‘자격지심’이라는 그림자가 내 마음을 짓누를 때가 있다.


엄마와 아빠는

이 집에서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하신다.

이제는

그 마음을 존중해드리고 싶다.

그리고 나도

이 골목을, 이 지붕을, 이 집을

조금씩 품어보려 한다.


부끄러움이 아니라,

내 이야기를 만든 배경으로.

작고도 단단한 나의 뿌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