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닫히고, 내가 움직였다

나는 아직 사과에 서툴다

by 이지숲

결혼을 하면 싸운다.

당연히 싸운다.

서로 다른 세계가

하나의 지붕 아래에서 부딪히기 시작한다는 뜻이니까.


우리는 결혼 후,

처음으로 크게 다퉜다.

말을 주고받는 게 아니라,

감정을 서로에게 쏟아내는 싸움이었다.


그가 말했다.

“너는 안전하게 집에 있어.

나 보기 싫어하니까, 내가 나갈게.”


그리고 정말 나갔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쿵’ 하고 마음을 울렸다.


나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내가 뭘 그렇게까지 잘못했지?’

머릿속은 복잡했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말, 듣고 싶지 않았잖아.”

“그 얼굴, 보고 싶었잖아.”


그래서 나는 뛰어나갔다.

그를 붙잡았다.

그가 안아주었다.


누가 옳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그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는 마음.

그 마음 하나가

내 발걸음을 움직였다.


나는 말로 사과하지 못했다.

그게 익숙하지 않아서,

아직은 잘 모르겠어서.


그런데도

그날의 나는

붙잡는 사람이었다.


사랑은

자존심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마음을 지키고 싶은 사람이

먼저 움직이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