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국밥처럼 산다

우리 가족의 교집합, 국밥

by 이지숲

신선비는 날것을 좋아한다.

나는 익힌 걸 좋아한다.

입맛도 다르고, 취향도 다르다.

그런데 이상하게,

우리가 함께 좋아하는 건 국밥이다.


집 근처 국밥집은 거의 다 가봤다.

우리에게 그게 데이트다.

“어디 갈까?”가 아니라

“이번엔 어느 국밥이지?”

그렇게 정한다.


연애할 땐 더 다양하게 먹었다.

맛집도 다니고, 분위기도 따졌고,

사진도 많이 찍었다.

그땐 뭔가 특별해야 할 것만 같았다.


지금은,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며

한 끼를 온전히 함께 먹는 일이

이제는 중요해졌다.

같이 밥을 먹는다는 건,

같이 버틴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아들도 이제는

국밥에 밥을 말아 한 숟갈 뜬다.

“뜨거워~” 하면서도

숟가락을 내려놓지 않는다.

그 모습까지 포함해서,

이제는 셋이 함께 먹는 국밥이다.


‘국밥’이라는 두 글자 안에도

참 다양한 국밥이 있다.

돼지국밥, 순대국밥, 섞어 국밥…

뜨거운 국물 속에

각자의 삶이 푹 익어간다.


우리의 사랑도 그렇다.

연애처럼 설레는 순간만 있는 게 아니라,

의리 같은 사랑,

동료 같은 사랑,

친구 같은 사랑도 있다.


요란하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같은 국밥집 테이블에 앉아 있다는 것.

그게 지금,

우리가 잘 살고 있다는 증거다.


대단한 게 뭐 사랑이랴.

국밥처럼,

한 끼 든든하게 같이 먹으면

그게 사랑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