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unken Tiger <feel ghood muzik>, 2009
지금도 들으면 가슴이 울컥하는 곡이 있다. 방황하던 사춘기 때,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내 마음을 위로해주는 곡이 있었다. 드렁큰 타이거의 「Feel Good Music」이다. 이 곡이 있는 앨범, 그 모든 곡을 사랑하지만 그중에서 난 「Feel Good Music」이 가장 좋다. 그 이유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다음과 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힘들고 지치는 삶이지? 우리 많이는 말고 조금만 힘내자.'
인간은 자라면서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상처 받고 좌절한다. 그런 경험을 겪어보지 못한 이들은 좌절한 인간이 경험하는 정도의 슬픔을 잘 알지 못한다. 내가 겪은 상처는 평범한 사람들보다 심했다고 생각한다. 사춘기가 오자, 그런 부분들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방황했고, 큰 이유 없이 슬펐다. 그럴 때마다 나는 드렁큰 타이거의 <feel ghood muzik>을 들었다. 그 앨범을 들으면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되었다.
그 이유는 <Feel Good Side>와 <Feel Hood Side>로 나뉘는데 전자가 밝고 긍정적이며 희망이 보이는 트랙의 집합이라면, 후자는 그 반대여서다. <Feel Good Side>가 주는 긍정적 에너지는 날 힘내게 했고, <Feel Hood Side>가 주는 우울함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이 두 감정을 모두 사랑하기 때문에 이 앨범을 정말 좋아했다. 특히, 이 앨범을 사고 CD Player를 통해서 처음 들었을 때 나는 눈물이 흐르는 것을 멈추지 못했다. 「Feel Good Music」에서 나오는 플룻의 멜로디는 나를 치유했다. 아직도 난 그때의 감정을 잊을 수가 없어서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노래를 들으면 가슴이 울컥한다.
개인적 감상은 여기까지 하고 당시의 반응은, 디지털 시대에 역행하는 2CD의 발매로 꽤 이목을 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판매량은 10만여 장으로 나쁘지 않았고,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힙합 음반 부문을 수상했다. 내 인생이 구렁텅이로 빠져들어갈 때 건져 올려 준 소중한 앨범이다. Tiger JK의 투병 생활을 하면서 개인으로서도 정말 힘들게 만든 앨범인데, 그가 그렇게 힘들게 만든 음악은 나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