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coming: A Film by Beyoncé, 2019
Beyoncé(이하 비욘세)를 알게 된 건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음악 시간에 음악 선생님이 틀어준 ‘Listen’의 뮤직 비디오 덕이었다. 내용은 대충 Jay-Z(이하 제이지)에게 ‘내 말 좀 들어라 이 새끼야.’라는 뉘앙스의 곡으로 큰 감명은 못 받았던 걸로 기억난다. 노래를 잘하네.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그 후 나는 어떤 영상을 보게 되었다.
바로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무대를 장식한 ‘Run the world’ 영상이었다. 나는 당시 수능이 끝난 고3이었는데, 다른 놀 거리가 많았음에도 이 영상만 열댓 번 돌려본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페미니즘이 뭔지도 모르고, 그저 Run the world의 부제 Girls에 집중해 많은 여성들을 향해서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이 되어라.’라고
그리고 7년 하고도 6개월이 훨씬 지난 지금, 나는 비욘세의 코첼라 음악 페스티벌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7년 6개월 전 ‘Run the wolrd’의 무대만큼의 충격은 아니지만 꽤나 감상적이게 이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여기에는 많은 내용이 들어가 있다. 흑인, 여성, 흑인 여성, 비욘세가 어떤 식으로 재능이 있지만 묻힌 자들, 즉 개성 있는 이들을 발굴하고 이들을 화합하려고 했는지 보여준다. 비욘세가 한 일은 단순히 선택이 아니라, 화합을 통한 새로운 문화의 창조다. 비욘세가 추구하는 것은 흑인들의 삶이 전과 달라지는 것, 개성 있는 그들이 피부색의 문제로 외면받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비욘세는 본 영화에서 늘 정체성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흑인, 여성, 흑인 여성, 뿌리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이다. 비욘세는 그 자체로 블랙 페미니즘을 상징한다.
"Ladies, Ladies, Ladies, Are we smart? Are we strong? Have we had enough of the bullshit?"
위의 발언은 여성들을 위한, 특히 흑인 여성들을 위한 것이다. 흑인들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몇몇 유명인들은 흑인들을 light skin, dark skin 구분해가며 예쁜/멋있는 흑인은 범위 안에 두면서 차별하지 않으려 하고, 그 밖에 있는 흑인들은 차별한다. 그러나 비욘세는 그런 것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자신의 댄서, 연주자, 퍼포머로 둔다. 이는 light skin, dark skin 흑인 여성에 대해 'Nice Hair'로 차별적인 노래를 발표한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과 대조적이다.
'비욘세의 홈커밍'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남성의 목소리로 노래를 하면서, 자신의 영향력과 힘은 남성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Suck on my balls!"
라는 말도 그것을 의식한 말일 것이다. 비욘세는 흑인으로서, 여성으로서, 그리고 흑인 여성으로서 차별받은 이들을 위해 공연의 섬세한 부분까지 애를 썼다. 이는 단순히 비욘세를 공연을 하는 가수로서만 봐야 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 그 자체로 봐야 하는 이유다. 코첼라가 비첼라가 될 수 있었던 건 비욘세가 흑인들, 아니 우리들에게 있어서 문화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