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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anH Jun 05. 2019

'나랑' 다니고, 즐기는 쉼 이야기

NO.3 - 가치 나눔을 실현하다, 호텔 카푸치노

에디터 - Brian

포토그래퍼 - 한준희


호텔은 누구를 위한 공간인가?


1888년, 대한민국 호텔의 역사 이래로 호텔은 '고객의 행복'을 위한 공간이었다.

객실, 부대시설, 식사 및 어매니티는 방문하는 고객의 만족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것이었고 고객 자신들도 그것을 당연하게 여겨왔다.


그런데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고객 중심의 사고에 유쾌한 도전장을 던진 호텔이 있다.

내가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타인의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간, 호텔 카푸치노에서 그 신선한 메시지를 확인해보고자 한다.



공유 가치 (Shared Value)를 함께 충족시켜주세요


일반적인 호텔들의 소개글들을 다음과 같은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저희 호텔에서는 최적의 휴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 객실은 OOO이 좋습니다 → 즐길 수 있는 편의시설들은 이런 게 있으며 → 근처에 좋은 공간이나 맛집들이 있어서 계신 동안 즐거울 경험을 누리실 겁니다


순서는 조금씩 달라질 수 있어도, 고객에게 최고의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호텔들의 미션은 신성한 법전처럼 당연시되어왔다.

하지만 호텔 카푸치노는 다르다. 일반적인 전제 대신, '공유 가치의 경험을 즐겨라'는 메시지와 그에 따른 고객의 미션을 역제안한다. 기존과 다르게 고객이 호텔의 가치를 충족시켜야 할 책임을 함께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호텔 카푸치노는 마지막 줄에 아래와 같이 기재하면서 고객층에 대한 선을 확실하게 긋는다.


'호텔 카푸치노, 휴식과 자유 그리고 책임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과 함께 합니다.'


책임을 함께 즐길 자, 호텔 카푸치노로 오세요.



자연 속의 공간, 카페 카푸치노


체크인을 마치고, 엘리베이터의 뒷공간에 아늑해 보이는 카페가 보인다. 초록초록한 식물들과 철제 마감의 천장, 원목 책상, 다공질의 벽이 모여 일반적인 호텔과는 다른 자연적인 분위기를 싱그럽게 뿜고 있었다. 호텔 카푸치노의 첫 번째 이미지는 이렇게 카페 속에서 보이는 '자연과의 휴식'이다.


곳곳에 식물들이 있는 호텔 로비, 보기 쉽지 않은 풍경이다


또 다른 매력포인트인 아날로그 시계들은 자연스러운 카페의 풍경을 더 돋보이게 한다. 각국의 시간이 일초일초 흘러가는 시계들은 외국의 호텔에 처음 들어갔었을 때 나의 불안을 상기시켜주었다.

'그런데, 한국은 지금 몇 시지?'

무심한 듯 몇 개 걸려있는 시계들은 자연스럽게 내게 안도감을 심어주고 있었다.  


각국의 시계들이 카페의 내추럴한 인테리어와 함께 절묘한 앙상블을 자랑한다


눕고 싶은 공간, 카푸치노 킹


휴가 기간 동안, 지름신이 강림하였던 관계로 이번 촬영은 부족한 예산 아래에서 진행되었다. 그러다 보니 입장하게 된 방이 스탠더드 사이즈였던 '카푸치노 킹'.

상당히 많은 후기를 미리 보고 가서 좁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항상 예상은 뛰어넘으라고 있는 법, 정말 좁다.



하지만 놀랍게도 좁다는 생각은 잠시 있다가 '아늑하다'는 느낌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된다. 불필요한 방의 요소들을 대부분 제거한 덕분이다. 우리 양심적으로 쉬러 온 호텔에서 다림질할 일 없고, 누워서 TV를 보지 굳이 소파에 앉아서 볼 일은 거의 없지 않은가?

좁은 방에는 드넓은 킹 사이즈 침대와 그에 거의 붙어있다시피 한 TV만 있으면 충분하고, 카푸치노 킹 객실의 목적은 이렇게나 명백하다.

 

'에어컨을 켜고, 이불을 덮고, 귤 까먹으면서 TV를 보자.'


※ 옷장 없음, 다림판 없음, 미니 책상이나 소파도 없음. 세면대는 밖에 있어 복도도 좁아짐. 결론: 그래서 에디터도 종일 누워서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놀았다 :)



당신의 행동이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


누워서 놀기 최적의 방이지만, 아직 씻지도 못했는데 온종일 누워만 있을 수도 없는 법. 손이라도 씻어야겠다고 세면대로 다가가는 순간, 옆의 벽면에 쓰여 있는 큼지막한 문구가 보인다.

'I'm counting drops. Save Water'

떨어지는 물방울 하나하나를 센다는 몬스터의 귀여운 경종 한마디에 갑자기 얌전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물 틀지 말고 양치해야겠다.


흐르는 물방울을 먹는다(?)는 귀여운 몬스터의 협박성 메시지


그러고 보니, 객실 곳곳에 이런 메시지들이 호텔 카푸치노 특유의 '공유 가치'를 지속적으로 환기시켜준다. 살면서 자기 방에 들어가면 무책임하게 어지르기도 하고, 물도 막 틀고, TV는 보지도 않으면서 틀어놓는데 이 방에서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뜻밖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이들에게는 부담이 될지도 모른다. 내 돈을 주고 머무르는 공간인데, 내 마음대로 못하다니.

하지만 이 작은 행동들을 통해 공유하는 모든 가치들을 절약하고, 다른 곳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호텔의 외관뿐이 아닌, 기본 요소인 객실에서도 실천하려는 의지가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순간이었다.


저건 좀 많이 어려웠다. 역시 30년의 버릇은 한 번에 없어지기가 어려운 법.

  

공유 가치의 화룡점정, E&G박스


객실에는 무엇이 있을까? 에디터의 본분을 잊지 않고 슬슬 구석구석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제일 먼저 발견한 것이 E&G박스.


호텔 카푸치노의 시그니처 아이템, E&G박스


안에 들어있는 여분의 어매니티를 쓰지 않으면, 붙어 있는 '천사 쿠폰'을 활용하여 호텔 카푸치노의 '공유 가치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한다.

이처럼 호텔 카푸치노의 객실은 끊임없는 기부, 절약, 보호를 보여주고 자연스럽게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에디터도 오늘만큼은 그 취지에 동참하고자, 하나의 샤워용 타월로 아침까지 쭉 보냈다.


※ 다만, 그렇기 때문에 호텔 카푸치노에는 기본적인 어매니티가 다소 부족하다. E&G박스를 사용하고 싶지 않다면, 칫솔 치약과 빗 같은 도구들은 꼭 챙겨가길 바란다.



본격적으로 놀아볼까, 침대 위에서


벌써 두 번째 침대 얘기다.

일단 TV와 가깝다는 것이 놀기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TV가 멀리 있다 보면 보는 데 집중을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호텔 카푸치노의 경우에는 누우면 바로 TV만 보이는, 가장 적당한 높이를 제공한다.


에디터가 먼저 점프해버리는 바람에 조금 구겨진 채로 나왔다. 그만큼 널찍하고 편안하다.


더불어 침대 옆에 있는 매트도 상당히 마음에 드는 요소 중 하나였다. 아기를 데리고 와도 안심하고 뛰어놀게 할 수 있을 듯한 섬세한 배려가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에디터는 침대에서 뒹굴다가 발을 올려놓는 용도로 요긴하게 사용했다).

자동 조절이 가능한 블라인드는 그대로 닫아놓고 있기를 추천해본다. 닫아놓고 있으면 밤에는 그야말로 영화관이 따로 없다. 잡지나 만화책을 잔뜩 가지고 와도 호텔 카푸치노 침대 위에서의 하루는 완벽할 것이다.


코오롱 그룹에서 운영하는 카푸치노 호텔의 객실에는 산하 브랜드인 시리즈 잡지가 이렇게 놓여 있다


Others for rest


- 17층의 레스토랑 '핫잇슈'를 저녁에 방문한 후, 바로 위층의 루프탑 바에서 강남의 전경을 감상하면서 훌륭한 칵테일 한 잔을 즐길 수 있다.

- 호텔 10분 거리 내에 신논현역이 있고, 바로 옆부터 강남역의 먹거리들이 가득하다.

- 애견인들에게 희소식. 호텔 카푸치노는 '바크 룸'이라는 애견 전용 객실도 갖추고 있다. 애견 전용 침대까지 있다고 하니, 더 이상 반려견을 두고 다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Message by the editor


우리 가끔은, 불편을 즐기면서 조금 더 멋있는 사람이 되는 건 어떨까요?



※ 위의 콘텐츠에 대한 모든 저작권은 '매거진 랑', 그리고 산하 에디터에게 전적으로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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