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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데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안 된다?

우울증과 조울증의 약물 치료 차이

by 홍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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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을 방해 받을 정도의 심한 우울감에는 항우울제를 통한 약물치료가 매우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경증 또는 중등도의 주요우울장애(이하 우울증)에 대해서는 인지행동치료를 1차 치료로 추천하는 권고안이 않지만, 그럼에도 일상 생활에 큰 지장이 생길 정도의 우울증이라면 약물치료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우울증이 의심되면 쇠뿔도 단김에 빼듯 빠르게 약물치료를 진행하면 안 되는 걸까? 우울증을 두고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 이야기하면서, 왜 정작 우울증의 진단은 정신과 의사의 판단하에 신중하게 이루어지는 걸까?


우울하지만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안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울증으로 진단된 경우, 항우울제를 꾸준히 충분한 기간에 걸쳐 복용했을 때 우울한 기분, 의욕 저하, 수면 및 식욕 문제 등의 증상이 호전된다는 사실이 잘 입증되어있다.


조증을 부르는 항우울제 복용

하지만 우울감은 주요우울장애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조울증’으로 불리는 양극성장애(이하 조울증)에서도 우울감이 나타날 수 있다. 여기서 문제는 양극성장애인 환자가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곧이어 조증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사실 조울증이란 우울한 기분과 들뜬 기분 사이에 균형이 깨진 상태를 뜻한다. 그런 상태에 한쪽을 억누르면 어떻게 될까? 우리 몸은 자연스럽게 빠르게 조증으로 치닫는다.


양극성장애를 시사하는 우울증 증상

이처럼 우울증과 양극성장애는 우울한 기분을 유발할 수 있다는 닮은 점이 있지만 발생 원인 및 임상 양상이 다르며, 치료 방법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에 두 질환을 잘 구별하여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우울감을 느낄 때 그것이 양극성장애에서 비롯된 우울감임을 시사하는 소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과거에 기분이 들뜨고 에너지가 과도하게 넘치는 시기를 경험한 적이 있다.

1차 친족 내에 양극성자애로 진단 받은 가족이 있다.

태생적으로 과잉기분(업 되어 있음) 또는 과민한(예민함) 기질이 있다.

우울증이 25세 이전에 발병했다.

우울증이 3회 이상 재발했다.

3개월 이내의 짧은 우울증을 경험했다.

산후 우울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

우울증으로 진단 받았는데 많이 먹고 많이 잔다.

우울증으로 진단 받았는데 긍정적인 정서(기쁨, 행복)가 동반되어 있다.

우울증으로 진단 받았는데 초조하고 행동이 많다.


양극성장애의 약물치료는 기분조절제

위와 같은 양상을 보일 경우에는 조금 더 면밀한 진단이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위와 같은 내용들을 적극적으로 의사에게 공유하는 것이 좋다. 만약 우울증이 아니라 양극성장애로 진단되었다면 ‘항우울제’가 아니라 ‘기분조절제’를 복용해야 한다. 기분조절제는 말 그대로 기분을 조절하는 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즉, 들뜬 기분과 우울한 기분 사이의 균형을 잘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어려운 우울증과 양극성장애의 구분

하지만 우울증과 양극성장애는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보통 우울증으로 처음 병원에 내원하게 되면 과거 조증 또는 경조증의 유무에 따라 진단을 다르게 내리지만, 이를 판단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뿐더러 양극성장애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는 질환의 첫 경험이 우울증으로 시작되고 이후 조증 삽화가 발생하기까지 평균적으로 6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실제 주요우울장애 환자의 약 10-20%는 진단 이후 조증 삽화를 경험하게 되어 진단명이 궁극적으로 양극성장애로 바뀌기도 한다.


이와 같은 어려움 때문에 정신과 의사에게도 우울증과 양극성장애를 구분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어설픈 자가 진단보다는 반드시 병원에 내원해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편한 마음으로 도움을 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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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orwell.distancing.im/blog/depression-bipolar-disor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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