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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사흘만 세상을 볼 수 있다면..."

리뷰

by 홍승주
스크린샷 2024-10-10 오전 12.36.45.png My Selene님께서 앱스토어에 남겨주신 리뷰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았다. "나는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다시 되새겼다.


정신건강 사업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이 쉽게 입소문을 내는 주제도 아니고, 자신의 이야기를 쉽게 공개하려 하지도 않는다.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예: 우울과 무기력)는 그 자체로 문제 해결의 동력을 떨어뜨리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는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예: 재밌는 영상을 보고 싶어)가 문제 해결의 동력을 촉진하는 유튜브 같은 서비스와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정신건강 영역에는 여전히 강한 스티그마가 있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조차 쉽게 도움을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다른 모든 신뢰재 성격을 띠고 있는 재화와 마찬가지로, 정신건강서비스는 토스의 간편 송금처럼 10초만에 바로 경험한 후 궁극적인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게 아니기에 가치를 느끼기까지 더 긴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우리나라에 아주 큰 정신건강 문제가 있지만 여전히 이를 잘 풀어낸 사례가 거의 없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그런 분야에서 답을 찾아내려고 악전고투를 벌이다 보면 좌절할 때도 많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주어진 마지막 사흘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이라면 그까짓 악전고투 조금 더 해 볼 만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종종 전해듣는 이용자들의 진심 어린 리뷰나 편지를 읽을 때면, 다시 한 번 내가 사업을 하는 이유와 목적을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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