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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 불안 관리를 위한 인지행동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 본 연재물은 출판사와 함께 위와 관련된 주제로 한 서적 출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리된 내용입니다.
- 게재된 글은 탈고를 거치지 않은 글로, 출간될 글과 비교하여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출간 이후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 글은 한 달에 약 1,000명 정도의 온라인 인지행동치료를 진행하는 저희 팀의 경험과 배경 지식, 그리고 정신과 의사, 상담사 등으로 구성된 디스턴싱 연구팀의 자료조사에 기반해 작성되었습니다.
- 탈고와 감수를 거치진 않았지만, 도움이 될까 싶어 미리 하나씩 공유해보는 것이니, 참고용으로만 가볍게 살펴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글은 이전 글과 이어지므로 제목에 있는 번호 순서대로 읽어주시면 좋습니다.
- 글에 나오는 예시는 모두 당사자의 동의를 얻은 후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상세 내용을 충분히 각색하였고, 이름은 의도치 않게 국내 특정 인물을 지칭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 가명으로 변경하여 사용하였습니다.
메리는 디스턴싱을 시작한 지 약 한 달 정도가 지났을 때 나에게 연락을 해 왔다. 디스턴싱의 방향성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자신에게 가장 큰 동기를 불러일으킨 방법이었지만 정작 실제 변화는 부족한 것 같다는 말이었다. 메리는 디스턴싱을 어둠 속에서 빛을 밝혀줄 하나의 계시처럼 여기는 것 같았다. 나는 그녀와 함께 그간 작업들을 하나씩 살펴봤다. 그런데 정작 기록이나 명상 등 구체적인 훈련은 거의 진행되지 않은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디스턴싱의 주장들이 얼마나 사실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녀는 당연한듯 답했다. “그야 100%죠. 저는 거기에는 의심이 없어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으니 그저 하나하나 틀린 말이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혹시 정말로 사실이 그러한지 본인이 직접 확인해 본 적이 있는지 물었다.
그런 적은 없었다. 나는 그녀에게 디스턴싱은 믿음의 영역이 아니라 경험의 영역이라는 걸 강조했다. 그리곤 모든 걸 다시 놓아둔 상태에서, 직접 내 마음을 관찰해 보며 사실이 정말 그러한지를 관찰해 보자고 말했다. 또한 납득이 되지 않거나 경험과 다른 게 있다면 그녀를 돕는 선생님께 적극 질문할 것을 약속했다. 다시 한 달이 지난 뒤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다. "선생님, 제가 믿었던 건 가짜였어요. 실제로 직접 경험해 보며 더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었어요. 조금씩 삶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는 거 같아요. 최근에는 일도 다시 시작했답니다."
디스턴싱을 통해 탐구하고자 하는 영역이 미지의 세계라고 말했지만, 사실 나는 많은 과학적 사실들이 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이렇게 방대한 문헌들을 정리하여 거창한 이야기를 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한 주장들을 공부하는 것도 분명 가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명심할 게 있다. 이 모든 이야기는 믿음의 영역이 아니라 경험의 영역이라는 점이다. 어떤 사상이든 맹목적으로 집착하면 옳지 않다. 원주민은 화물을 숭배하지만 과학자는 경험을 검증한다.
데카르트는 ‘방법론적 회의’를 통해 모든 것을 의심하며 결코 의심할 수 없는 토대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나 또한 비슷한 방법으로 디스턴싱을 정리하였다. 각각의 치료법들을 나 자신에게도 적용해 보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적용해 보며 분명히 알 수 있는 것들을 정리하고 합치고 개선하며 만들어 나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디스턴싱이 나와 타인에 대해 많은 것들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안다. 만약 당신이 삶의 변화를 위해 디스턴싱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면, 당신도 반드시 이를 ‘방법론적 회의’의 시선을 가지고 경험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지식을 단순히 습득한다고 마음이 바뀌는 게 아니다.
언젠가 심리치료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가진 사람을 만난 적이 있었다. 처음부터 건네오는 질문이 예사롭지 않았다. 수용(acceptance)에 대한 질문이었는데,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덮어두었던 문헌들을 다시 꺼내 읽기도 하고, 때론 내가 조언을 받고 있는 다양한 선생님들께 의견을 여쭤야 할 때도 있었다. 그렇게 한창 깊은 대화를 한 뒤 “덕분에 많은 부분들이 정리되었다”라고 인사를 건네고 물러났다. 나는 그의 지식이 너무도 전문적이고, 그가 제시하는 논문들이 전문가들이 읽을 법한 내용이라, 어쩌면 고약한 마음을 먹은 정신건강 전문가가 나를 테스트하기 위해 질문을 한 게 아닌가 싶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후 그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다. “선생님, 그런데 분노감이 줄어들질 않아요. 이걸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요?” 온갖 종류의 전문 지식에 뛰어들기보다, 자신의 경험을 잘 관찰해 보며 수용에 대해 자신의 몸과 마음으로 직접 경험해 보기로 했다면 오히려 그에게 훨씬 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때론 그렇게까지 풍부한 지식이 필요 없는 경우도 있다. 제임스는 그런 종류의 사람이었다. 제임스는 디스턴싱이 제시하는 기록과 명상을 제법 열심히 했다. 생각보다 빠르게 차도가 있어서 나도, 그도 기쁜 작업이었다. 그러던 중 어느날 그가 내게 말했다. “선생님, 제가 요즘 느끼는 건데 이건 내 생각과 아예 관계를 다시 맺는 작업인 거 같기도 해요.” 나는 이전에 제공된 자료에서 설명한 게 바로 그것이라며 이제는 그 사실을 경험적으로 이해하고 계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웬걸. 그가 멋쩍게 고백하기로 사실 자신은 그런 자료들을 제대로 읽은 적이 거의 없다고 하는 게 아닌가. 글도, 영상도, 무언가를 보고 생각하는 게 너무 힘들고 귀찮아서 그냥 했다고 체크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연습을 게을리하진 않았다. 핵심적인 메시지를 이해한 채 “그래. 그러면 그걸 이걸로 연습해 보면 된다는 거지?”라고 생각하곤 직접 경험해 보기로 한 것이다. 그를 바꾼 건 차가운 이성이나 지식보다는 경험에서 나오는 직관적인 통찰이었다.
자신이 연습하는 과정이 어떠한 이론적 지향점 속에서 진행되는지를 이해하는 건 분명 중요하다. 올바른 방향으로 연습하고 경험할 수 있으려면 올바른 관점과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실제로 바꾸는 건 맹목적인 믿음이 아니라 경험이다. 서쪽을 바라보며 그곳에 오묘한 지혜가 숨어있다고 손가락을 가리킬 때, 하염없이 손가락만 쳐다보고 있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게 분명하다. 그 말이 사실인 것 같다면 이제 서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그곳을 향해 한 걸음씩 직접 걸어가보아야 한다. 철저히 개인적인 경험주의에 기반해 이 지식을 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렇게 했을 때 이 모든 이야기는 낭만적인 교훈이 아니라 직관적인 진실이 된다.
사실 디스턴싱에는 제법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주제들도 많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생각은 나 자신이 직접 하는 게 아니라 그저 환경적 조건에 반응하여 임의적이고 자동적으로 만들어질 뿐이다. 쉽게 말해 생각은 ‘나’가 하는 게 아니다. 납득이 되는가? 내가 이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가지기 전에 누군가가 나에게 이 주장을 제시하고 그저 맹목적으로 믿으라고 했다면 자기부정에 기반한 신흥 종교가 탄생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제법 다양한 경험 끝에 비로소 그 명제가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라는 걸 머리로, 가슴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내 경험상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그저 차가운 지식으로서 “그렇구나”하고 받아들이곤 한다.
가끔은 익숙하던 것을 의심했을 때 그곳에 엄청난 지혜가 숨어있는 경우도 많다. 당신은 시간이 상대적으로 흘러간다는 게 믿기는가? 우리는 느낌상에서는 여전히 뉴턴이 창조한 고전역학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증명한 것처럼 엄밀하게 조사하고 실험해 보면 시간은 상대적으로 흘러가는 게 분명하다. 마찬가지로 당신은 양자역학을 머릿속으로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우리가 관찰하기 전까지 상자 속 고양이는 살아있기도 하고 죽어있기도 한 걸까? 하지만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실에는 종종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지혜가 숨어있다.
우리의 마음에도 그러한 지혜가 있다. 우리는 보통 자신이 스스로의 마음에 대해 아주 잘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직접 관찰해 보면 그러한 믿음이 아주 단단한 착각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런데 반가운 소식이 있다. 마음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과는 달리 복잡한 과학이나 수학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지극히 상식적인 방법으로 지금 이 순간 스스로의 마음을 관찰해 보기로 함으로써 그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직접 시도해 보면 된다.
마음은 철옹성 같은 관념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관찰과 경험으로 내면을 있는 그대로 탐구해보기로 할 때 변하는 것이다. 때론 어떤 심리치료들은 복잡한 개념과 언어적 사변으로 쌓아올린 관념을 틀로 하여 인간의 마음을 해석하는 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하지만 해석 자체의 논리성과는 별개로, 그런 접근법을 마주할 때면 나는 늘 전제가 되는 관념적 틀은 왜 공리로서 인정하고 시작하는지 의문을 떨쳐낼 수 없었다.
우리는 그와 달리 경험으로써 사실들을 하나씩 쌓아 올리며 종국에 가장 중요한 지혜를 찾아낼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안내된 발견’을 통해 괴로운 마음의 본성을 이해하고 그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경험이 지혜를 발견하게 해야지, 지혜가 틀에 맞는 경험을 강요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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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스턴싱은 비대면 인지치료 프로그램입니다.
- 서울의대 출신 의사 창업자를 비롯하여 많은 의사, 상담사 선생님께서 참여하였습니다.
- 우울, 불안을 주로 다룹니다.
- 다음과 같은 분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우울증, 불안장애 등으로 고생하고 계신 분
꼭 우울, 불안이 아니더라도 심리적인 괴로움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
생각이 너무 많고, 그 생각을 매일 곱씹으며 힘들어하고 계신 분
체계적인 심리치료를 원하시는 분
병원, 상담실 밖에서도 일상 중 꾸준히 마음을 관리하고 싶은 분
일상 속에서 당장 상의하고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한 분
삶에서 중요한 가치를 찾아 행동 변화를 만들고 싶은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