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에서 자유로》

2편. 낯선 세상으로의 첫걸음 – 두려움을 껴안고 여행을 시작하다

by 지쿠 On

동굴을 나온 뒤, 나는 다시 일을 시작했다.

8개월 동안은 정신없이 바쁘게 살았다.

일을 하며 땀 흘리고, 사람들과 웃고, 밥을 같이 먹고, 가끔은 술도 마셨다.

그 시기, 나는 조금씩 살아가는 법을 되찾고 있었다.


그때 만난 한 형님이 있었다.

짧게 한국에 들렀다던 그 형님은, 동남아에 머무는 동안 경험했던 스쿠버다이빙 이야기를 내게 들려주었다.

“물속에 들어가면… 진짜 다른 세상이야.”

그 한 마디가 이상하게 내 마음을 흔들었다.


나는 사실 물이 무서웠다.

어릴 적부터 그랬다.

발이 닿지 않는 깊은 물, 어두운 바다, 내 몸을 휘감는 물살.

그 모든 게 숨 막히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날은

‘나도 해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그 형님이 내 마음속 두려움을 정확히 꿰뚫어 본 것처럼 느껴졌다.


아무것도 잃을 게 없던 시기.


사실 그때 나는 잃을 게 없었다.

이미 바닥까지 내려갔던 인생.

망가질 대로 망가졌고, 다시 무너지는 것쯤은 두렵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했다.

“해보자. 무서우면 무서운 채로 부딪혀보자.”


이전의 나였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선택이었지만,

그때의 나는 절박했고, 동시에 조금씩 용기를 배워가고 있었다.


나는 배낭을 쌌다.

목적지는 동남아.

날씨가 따뜻하고, 물이 맑고, 무엇보다 다이빙을 배울 수 있는 곳.


처음엔 그저 여행처럼 출발했다.

하지만 마음속엔 또렷한 목표가 있었다.

바다와 마주하고, 그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


낯선 땅, 낯선 사람들, 낯선 나.


공항에 도착하고, 낯선 거리와 사람들 속에 섞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제 정말 다른 인생을 살기로 한 거구나.’


그건 두려움과의 약속이었다.

피하지 않고 마주하기로 한 약속.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나를 구하러 가는 중이구나’라는 확신.


무언가를 배우기엔 늦었다고 생각했던 나이.

하지만 세상은 아직 나를 기다려주고 있었다.

내가 마음만 먹는다면,

두려움은 더 이상 나를 가두지 못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