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편. 바닷속 자유 – 두려움 너머의 세상과 마주하다
처음 바닷속에 들어갔을 때,
그곳은 내게 낯설고 무서운 공간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두 번째 다이빙부터는 조금 달라졌다.
아직도 물속에 들어가기 전엔 긴장됐지만,
내 안에서 무언가가 미세하게 달라지고 있었다.
호흡은 여전히 조심스러웠고,
가슴이 뻐근할 정도로 신경을 곤두세웠지만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그 반복 속에서
나는 점점 ‘살아 있다’는 감각을 되찾고 있었다.
다이빙을 계속하며
조금 더 깊은 곳으로,
조금 더 멀리까지 나아갔다.
그곳에는 상상도 못 했던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은빛으로 반짝이는 물고기 떼,
산호 사이로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해양 생명들.
내 몸은 무거운 장비를 메고 있었지만,
마음은 오히려 가벼워졌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건 두려움을 이겨낸 보상이 아니라,
두려움과 함께 도착한 새로운 세상이구나.
물속에서 숨이 조금 불편해지는 순간들이 여전히 있었다.
그럴 땐 여전히 몸이 긴장하고,
과거의 기억이 얼핏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예전과 달랐던 건
이젠 그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는 것.
도망치거나 마비되지 않고,
그저 ‘아, 지금 무서운 거구나’ 하고 인식할 수 있었다.
그 인식이 나를 다시 평정으로 데려왔다.
그리고 그 평정 속에서
나는 물속 풍경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어쩌면 나는 바다를 받아들이기 전에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거친 거였다.
나는 물이 무서운 사람이고,
그 안에서 긴장하는 몸을 가졌고,
여전히 때때로 두려움을 느끼는 존재였다.
그 사실을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고,
그 상태 그대로 물속에 들어가
숨을 쉬고,
눈을 뜨고,
풍경을 바라본다는 것.
그것이 내겐 자유였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나를 구한 건 스쿠버다이빙이 아니라,
두려움을 껴안고도 물속에 들어간 나 자신이었다.
그리고 그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준 건
바다였다.
차갑고 깊고 두려웠지만,
바다는 나를 밀어내지 않았다.
나는 그 안에서 비로소
‘두려움 없이’가 아니라, ‘두려움과 함께’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