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편. 아포섬에서 – 두려움을 벗고 처음으로 홀로 떠오르다
그날, 나는 아무 장비도 없이 바다에 들어갔다.
구명조끼도, 산소통도, 강사의 손도 없이
오직 스노클, 마스크, 핀만 착용한 채
아포섬의 푸른 바다에 몸을 맡겼다.
발끝 아래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심해가 펼쳐졌고,
가슴속 어딘가에는 여전히 오래된 긴장이 숨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들어갔다.
그건 단지 도전이 아니었다.
내 안의 감각들을 다시 믿어보기로 한 순간이었다.
물에 몸을 띄우고 바다를 떠다니던 중에도,
문득문득,
물아래에서부터 무언가가 나를 끌어당기는 듯한 느낌이 들곤 했다.
그럴 때면
나는 갑자기 놀라서
스노클을 통해 숨을 빠르게 들이쉬고,
입 안의 물을 불어내려 애쓰기도 했다.
가끔 스노클을 입에서 뺀 순간엔
더욱 필사적으로 고개를 들어 수면 위로 나가려 했다.
이제 와 생각하면,
그 모든 반응은 내 안에 여전히 남아 있는 두려움의 그림자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 두려움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숨이 불편해질 때마다,
나는 과거의 패닉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괜찮아, 이전에도 숨 쉴 수 있었잖아.”
“지금은 물이 무서운 게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상황일 뿐이야.”
나는 마음속으로 내게 말을 걸며
천천히, 평소의 호흡을 떠올렸다.
몸의 긴장을 느슨하게 만들고,
스노클을 통해 들어오는 바닷속 공기를 믿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발에 착용한 핀이 얼마나 나를 잘 뜨게 해 주는지도
스스로에게 반복해서 인식시켰다.
직접 다리를 저어 물을 가르며
내 몸이 충분히 안전하다는 걸
물속의 감각으로 확인했다.
나는 이제 안다.
두려움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다.
그건 내 일부이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 살아가야 할 감정이다.
하지만 나는,
그 두려움과 공존하는 방법을 배웠다.
혼자 바다에 들어가
내 호흡과 감각만으로 떠 있을 수 있었던 그 순간,
나는 내 삶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았다.
이제 나는 믿는다.
두려움과 함께 걸으며,
세상 속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