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 포기하지 않는 힘을 찾기=나 자신을 아는 것

이번생은 처음이라

by 지나

국내 브랜드에서의 바쁜 하루하루는 유리 멘털 같던 필자의 영혼을 전장에 나가는 전사의 마음처럼 비장하고도, 용감하게 바꾸어 놓았다. 해외영업 MD로 시작한 필자의 업무는 약 6개월의 시간이 지난 후, 여러 가지 이유로 국내 영업 MD의 역할까지 확장되었다. 그 속에서 필자는 더욱 강해지고, 어리숙한 사회초년생의 티를 조금씩 벗겨낼 수 있었다.


한 시즌시즌 반복하면서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해외 바이어와의 반복되는 미팅 그리고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 일반 개인 고객과의 CS커뮤니케이션, 주문 관리 및 배송 업무, 상품 검수와 수출을 내보내기 위해서 여러 선적 관련 업무, 제품홍보를 위한 시딩 업무와 협찬 관련 소통까지 중소기업에서 해외영업 MD로서 그리고 국내 영업 MD로서 2가지 역할을 하며, 나름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처음이었던 업무와 많은 커뮤니케이션으로 가끔은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쭈물쭈물했던 적도 있고, 외주 업체 커뮤니케이션을 하다 너무 무례한 상대방의 태도에 울먹거리며 조목조목 할 말 다하며, 전화를 끊고는 펑펑 울기도 했다. 첫 입사에 낯선 사람들과 낯선 업무는 적응하는데 약 6개월 정도 걸린 것 같다. 그 이후, 여러 가지 사정으로 국내 영업 MD까지의 역할까지 맡게 되었을 땐, 다시 재입사한 기분이었다. 기존 업무를 담당하던 팀장님의 자리를 내가 메워야 했기에 그 부담은 훨씬 더 컸다. 하지만 대표님과 여러 팀원분들의 도움으로 또 잘 이겨냈다.

그러나 "내가 이겨냈구나!"깨닫기까지의 과정은 많은 눈물과 많은 화, 많은 공부와 연습, 또 많은 실수와 많은 시행착오 있었다. 그 과정에서 다시 한번 나 자신을 좀 더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아, 나는 처음은 낯설어하고, 겁을 많이 먹는구나. 그렇지만 어느새 적응해서 언제 그랬냐는 듯 여러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적응을 잘 해내가는 아이구나."라고.


언제는 이런 일이 있었다. 필자가 대학교를 입학하고, 반년이 채 되지 않았을 때 "아.. 휴학(?) 자퇴(?)를 해야 할까?" 생각했다. 도저히 학교생활에 적응하기가 심적으로 힘들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초등학고, 중학교, 고등학교는 동네친구 혹은 학원친구 등 같은 반에 아는 얼굴이 최소 1명은 있었다. 그래서 조금은 어색한 첫 학기도 잘 이겨내고 무사히 졸업까지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처음 간 대학교에는 내가 아는 사람이 1명도 없었다. 제로다. 그곳에서 첫인사를 하고 O.T와 여러 새 학기 행사를 통해 친해지고 학교생활에 적응을 해야 하는데, 필자는 도통 친구들을 편하게 대하거나 같이 밥을 먹는 무리에 섞이거나 하는 게 어려웠다. 학창 시절에 나름 밝고 유쾌한 캐릭터였던 필자는 적응을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낯설기 그지없었다. "내가 왜 이러지? 내가 누구지?"


힘든 마음에 엄마에게 "엄마, 학교 친구들이 너무 낯설다. 내가 원래 낯을 가리는 성격이야?"하고 물었다. 엄마는 "그래, 너는 처음에 낯을 좀 가리지. 그래도 금방 잘 적응했었어."라고 이야기해 주셨다. 제삼자를 통해 답을 듣고는 나의 어린 시절을 곰곰이 생각해 보건대, 그랬던 거 같다. 처음부터 편안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순간엔가 나는 반 친구 누구와도 두루두루 잘 지내는 명랑한 아이였던 거 같다. "그래.. 시간이 지나면 동기들과 모두 친구가 되어있을 거야."만 수백 번 대뇌이며, 대학생활을 이어갔다.


그러자, 놀랍게도 수백 번 대뇌인 그 말은 현실이 되었다. 어떤 계기가 그렇게 되었는지는 너무 자연스러운 과정이었기에 하나하나 기억은 나지 않는다. 나는 동기들과 문제없이 두루두루 잘 지내고, 졸업 말미에는 졸업 작품 준비 위원 팀장 중 한 명이 되어 졸업까지 무사히 마쳤다. 시간이 흐른 뒤, 내가 이러한 과정이 있었다는 걸 동기들에게 말했을 때는 동기들도 다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필자의 뇌에는 "나는 첫 적응은 낯설어 하지만, 어떻게든 잘 이겨내고 잘 적응하는 사람."이라는 나에 대한 정의가 뿌리 박힌 것 같다.


항상 처음 시작과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때, 이 생각을 다시 되뇌곤 한다. 항상 찾아오는 새로운 것에 대한 적응의 어려움을 이겨 낼 수 있는 건, 내가 내 자신을 잘 알고 있고! 어려움을 잘 겪어내고 극복할 것이라는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포기 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때도 그리고 언제나.



to be continued...

2024.08.01 (목)



에필로그.

2번 연속해서 글 주제와는 연관이 없어보이는 숫자 사진에 대해서 설명을 추가합니다.

필자는 9월 초 생애 첫 10km마라톤 준비를 위해서 7월 총50km달리기 챌린지를 진행했는데요.

9km를 남겨두고 아쉽게 50km달성을 하지 못했어요. 마지막 주차에 물놀이 휴가 영향인지 감기가 걸려버렸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무릎 통증이 조금 더 심해졌어요. 하루 이틀 쉬고, 무리해서라도 9km를 채우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는데요. 포기할 줄 아는것도 큰 용기라는 남편의 말에 다음 달을 위해서 무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8월도 50km를 채우는 것을 목표로 다시 도-전! 해보려합니다.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포기하지 않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아니겠어요? 8월 말에는 기분 좋은 소식으로 글을 쓸 수 있기를 바랍니다. 8월에 여러분의 용기와 도전은 어떤게 있나요? :-) 특별히 없어도 좋아요. 하루하루 하늘을 보고 웃을 수 있다면, 그게 럭키비키한 날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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