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4. 사랑을 하려거든 마음을 반대로 말하지 마세요.

결혼은 처음이라

by 지나

오랜만에 쓰는 글입니다.

일상에서 저에게 의미 있게 다가온 이야기, 생각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더더욱 커져 글을 쓰는 게 조금 늦어진 것 같네요.


오랜만에 들고 온 이야기는 "사랑을 하려거든, 마음을 반대로 말하지 마세요."입니다.

여러분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괜스레 마음을 반대로 말한 적이 있지 않나요? 만약 없다면? 너무 잘하고 계시는 분임에 틀림없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어느 날 남편에게 서운한 점을 이야기했는데요. 요 근래 남편의 일정이 바빠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들었거든요. 사실 제가 듣고 싶었던 말은 "많이 아쉽지? 바쁜 시기만 좀 지나가면 같이 재밌는 거 많이 하자."정도의 공감의 말이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웬걸..? "내가 노는 것도 아닌데, 왜 그래~ 이 일정들 중에서 내가 놀러 가는 건 1개뿐이야."라는 반응이 돌아오지 않겠어요. 너무 서운한 마음에 다투게 되었죠. 저는 제가 왜 서운한지, 지금 어떤 마음이 드는지 남편과 이야기하고 싶어서, "여보가 들으면 기분이 좋지는 않을 것 같은 이야기긴한데, 이야기 좀 해도 될까?" 나름 양해를 먼저 구했죠.


그러나,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남편의 말에.. "정말? 마지막으로 물어볼께, 서로 이 상황이 반복되지 않게, 어떤 기준이나 해결방안을 이야기해보자는 거야. 이야기해보는 게 어때? 진짜 싫다고 하면 그냥 넘어갈게. 그냥 넘어가면 쌓이겠지, 그리고 언젠간 터져버리겠지 잭팟처럼."이라고 했죠. 사실 그냥 넘어갈께는 맘에도 없는 말이었던 거 같아요. 왜냐면, 저라는 사람은 아마도 그게 불가능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남편의 대답은 "응, 그러면 싫어."였어요.

띠로리-- ㅜㅡㅜ 그 말에 얼마나 실망스럽고, 슬프던지. 남편은 나와 대화조차 하기 싫구나로 느껴졌어요. 노력하지 않는다고 느꼈어요.


남편에 대한 원망과 화 그리고 현 상황에 대한 슬픔 때문에, 저는 혼자 남편에게 보낼 긴 장문의 메시지를 작성하기 시작했죠. 구구절절. (내가 왜 화났고, 지금 기분이 어떻고, 너의 대답에 내가 어떠한 마음이며 이러쿵저러쿵) 그리고 그 장문의 메시지 끝엔 "앞으로 남편이 바빠도 괜찮고, 그냥 그려려니 할 거고, 나도 덜 아쉬워할 수 있게 노력할 거고, 그냥 그려려니 할 거라고. 함께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이야기한 건데,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서운함을 느끼는 것도 싫고, 그것 때문에 이렇게 감정 상하고 스트레스받는 것도 싫다."이라고 마음에도 없는 헛소릴 마구마구 해놓았죠. (아마,, 이런 상황 이런 말들을 보며 *PTSD 오 시는 분들이 있으실 거 같네요...^^;;)


그러나 다행히, 저는 그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날 남편과 간단한 러닝을 하기로 한 약속도 "나 그럴 기분 아니야, 안 할래"라는 말로 취소하지 않았습니다. 평소의 나라면 메시지도 보내고, 저녁 약속도 파투를 내야 하는데 말이죠. 그날 저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계획했던 근력운동을 하러 헬스장으로 갔죠. 남편의 퇴근시간이 다가오는데도 연락 없는 남편에게 먼저 연락이 와줬으면 하는 마음이 컸지만, 오지 않기에.. 제가 먼저 "몇 시쯤 퇴근해서 집에 오는지? 저녁에 러닝 하러 가기로 했잖아." 물어봤어요. 남편은 의아하다는 말투로 "러닝 갈 거야? 언제쯤 집에 도착할 거 같아."라고 되물어 봤어요.


퇴근 후, 함께 러닝 하기 위해 남편을 마주했을 때, 저희는 서로 많이 누그러져 있었어요. 평소처럼 감정적으로 약속을 취소하거나, 감정적인 메시지를 보내지 않은 저의 태도에 남편도 어느 정도 서운함이나 화가 누그러져 보였고. 저 역시 그랬죠. 제가 사랑하는 남편에게 감정을 쏟아 내지 않고, 남편이 그전에도 불편하다고 한 행동을 반복하지 않고, 조금 더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관계를 위한 노력을 내가 좀 더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행동했기에 제 마음도 오히려 편했어요.


그리고 그 때문인지, 기분이 괜찮아 보이고, 싫은 소리도 지금은 들어줄 것 같은 남편의 모습에 저는 그날 제가 느낀 서운함을 좀 더 차분하게 남편에게 더 잘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남편도 잘 들어주었던 거 같아요.


네! 그렇습니다. 그날 제가 생각하고, 결심하고, 행동한것은! 바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음과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지 말자! 였어요. 사실 남편을 너무 사랑하고, 더 같이 있고 싶고, 더 남편과 좋은 시간, 애정 어린 시간, 사랑을 원하는 건데, 날 선 말투와 표정으로 괜히 반항아처럼 굴어서 남편의 마음을 상하게 하기 싫었어요.


제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건, 부모님 그리고 남편, 그리고 제가 겪고, 듣고 생각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와 성찰들 덕분인 것 같아요. 또한 결혼이란 제도 속에서 결혼도 나의 커리어처럼 조금 더 발전적이고 행복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더 노력하는 태도 덕분인 것 같습니다.


그날 저는 남편한테도 그리고 제 스스로에게도 잘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었고, 이렇게 글까지 쓰게 된 에피소드가 있는 날이었네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이런 적이 있으셨나요? 있었다면, 한 번쯤 내 마음과 반대되는 말을 하기보다, 조금 더 내 마음을 상대에게 잘 표현하고 상대가 들어줄 수 있는 타이밍을 만들어 가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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