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서로가 최선의 선택지였음을 바라는 집사의 바람을 가득 담아서,
"여러분의 반려 일상은 어떠신가요? 남의 시선에 상처받고 모진 말에 속상해하는 초보 집사님들, 그리고
여린 마음씨의 집사님들에게 오늘의 글이 소소한 응원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둥이의 집사가 되면서 마치 자동응답기에 녹음된 문장처럼 의무적으로 내뱉는 말이 생기게 되었다.
그건 바로,
"네네! 맞아요. 다섯 마리가 다 한 가족이에요. 얘가 아빠 엄마고, 요놈들이 새끼들이에요."
"하하, 괜찮아요. 돈은 많이 들지만, 요놈들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버틸만한걸요."
어딜 가나 주인공이 되어버리는 오둥이에 대한 일명 '보충설명'과도 같은 말이었다.
사람들은 고만고만한 같은 종의 강아지들이 무려 다섯 마리나 한 곳에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라도 한 것처럼, 혹은 그 속에 숨은 사연이나 계기가 궁금하기라도 한 것처럼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말을 걸어오셨다.
한 집에서 다 키우는 건지, 유독 포메를 좋아해서 다섯이나 데려온 것인지, 힘들지는 않은지- 등을 말이다.
순수한 호기심을 얼굴에 한가득 띄운 채로 말을 붙여오는 동네 사람들이 싫은 건 아니었다.
다만, 반복되는 설명에 조금 지쳐갈 뿐이었다. 조금, 아니 꽤 많이.
한동안 화제의 중심에 있던 MBTI로 설명을 이어보자면, 이런 셈이었다.
I 성향인 인간 넷, 파워 E 성향의 오둥이의 늪에 빠지다.
물론 사회생활이라는 것을 하다 보니, 경우에 따라 E 성향인인 것처럼 살아갈 수 있었지만,
타고난 성향이라는 게 있는 인간 넷이다 보니, 외출을 할 때마다 화제의 중심에 선다는 것이
꽤나 에너지를 소비하며, 불편하고 낯선 일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우리의 사고뭉치 삼둥이는 쏟아지는 사람들의 관심에도 아랑곳 않고 제 존재를 발산하기에 바빴다 보니, 결국 이놈들을 통제하면서 쏟아지는 사람들의 관심에 대답하는 것이 오둥이 집사로서의 의무 중 한 가지가 되고야 만 것이었다.
병원, 공원, 반려견 커피숍, 집 앞 산책로 그리고 여행길의 관광명소까지.
새삼 인구 절벽이라는 우리나라이지만, 매번 새로운 사람을 만나 자동응답기가 되다 보니
가끔은 우리나라에 사람이 정말 1억 명이라도 되는 것처럼 느껴지곤 했다.
(이건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인 생각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디에나 부정적인 시선은 있는 법이었다.
물론 이전에 비해 반려인구가 천만 시대에 도래할 만큼 인식도 성장한 우리나라였지만,
그마만큼 이전 세대가 가진 강아지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어딜 가나 따라붙고는 했다.
"뭔 개 xx 들을 이렇게 끌고 다녀! 사람이 우선인 거 몰라 아가씨?!"
"어휴, 정말이지 요즘은 개를 신처럼 떠받들고 다니니 원! 말세야, 말세!"
마릿수도 많고 외향적인 오둥이가 그날따라 신이 나서 왕왕 짖었던 어느 날의 산책에서 들었던 말이었다.
사람이 다니는 공원에 짐승이 웬 말이냐며 손가락질을 하던 나이 든 할아버지가
손가락질을 하며 위협적인 발길질을 해대었고, 행여 오둥이가 다치기라도 할까 우리 가족은
어떠한 반박도 못 하고 죄인이라도 된 것처럼 도망치듯 공원을 빠져나왔다.
"하 진짜! 요즘이 어떤 시댄데, 말을 저따위로 진짜! 우리 애들이 뭘 어쨌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울컥이는 감정과 함께 분노가 치솟아 올라 와락 소리를 질렀다.
억울하고 분해서, 그리고 오둥이에게 너무 미안해서.
다견 가정인 만큼 누구보다도 더 조심하는 산책길이었다.
배변봉투부터 길이가 짧은 목줄은 기본이었고, 심지어는 소변에 불쾌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작은 물통까지 들고 다니며 일일이 물을 쏟아 붓기까지 하는 산책이었다.
온전한 책임을 지겠다는 마음으로 시청에 강아지 등록까지 마치고 산책길에 오를 때마다,
인식표를 항상 챙겨 다니며 대한민국이 반려인구에게 요구하는 것들을 이행하며 '책임'에 '최선'을 쏟아왔다.
모범이 되는 반려집사가 되기 위해 우리 가족은 매일을 나름의 책임감을 머리에 이고 나서는 산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시선은 다양한 세대에서 따라붙곤 했고,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결국 어쩔 수 없이 속이 상하고야 마는 것이었다.
"그래도 견디고 살아야지 어쩌겠어. 그게 우리가 선택한 삶이니까.
우린 그저 더 열심히 책임지고, 지금처럼 모범적인 반려집사가 되기 위해 나아가면 되는 거야."
인적이 드문 공터에서 산책을 시키며 시무룩해져 있는 나의 등을 토닥이며 엄마가 툭 내뱉은 말이었다.
"그냥 그런 사람도 있는가 보다. 뭐, 나만 아니면 되지 않겠니? 담아두지 말고 그냥 흘려보내는 게 속 편해."
가을의 볕을 담은 오후의 공기가 제법 서늘하게 느껴지던 늦은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신나게 팔짝거리는 오둥이들이 그제야 내 눈에 좀 더 선명하게 담겨오기 시작했다. 속상하고 화나는 마음에 의무적으로 산책을 나온 나 자신이 부끄러워질 정도로 정작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오둥이는 해맑은 이전의 모습 그대로였으니까.
"... 그러네. 나만 아니면 되는 거지... 그래! 뭐 아닌데 뭐! 난 지킬 건 다 지키는 당당한 모범 집사라고!"
스스로가 내뱉는 말에 치유받고, 엄마의 위로에 자존감을 회복하며 그렇게 한 뼘 더 훌쩍 성장하는 집사로서
지금의 단단한 철옹성과 같은 멘탈을 가진 당당한 우등생 반려 집사로서 오늘도 열심하 버텨나가는 중이었다.
"오너라, 부정적인 시선도 긍정적인 시선도!
나는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천하무적 오둥이의 집사니까!"
오둥이와 함께 10년이 넘는 시간을 살아오다 보니, 결국 이런저런 부정적인 것들은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더군요. 그렇기에 상처받을 필요도, 일일이 마음에 담아둘 필요도 없다는 걸 말이죠! 그저 주어진 책임을 모범적으로 잘 이행하면 결국 긍정적인 시선이 더 많이 따라온다는 걸 10년 동안 몸소 깨달은 반려 집사로서 이런 말을 남겨볼까 합니다.
당신은 이미 훌륭한 우등생 집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