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내가 최선이면 좋겠다.

서로에게 서로가 최선의 선택지였음을 바라는 집사의 바람을 가득 담아서,

by 타이타

30. 싱가포르, 갈 수 있을까? - 5





그렇게 4박 5일 여행의 끝,

8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돌아온 한국은 제법 따뜻한 봄기운을 담아 따스히 우리를 감싸주었다.

그 따스함이 마치 괜찮다는 위로같이 느껴져서 어쩐지 울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띡띡띡띡- 띠리릭-!



오둥이 우리 왔다!!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비밀번호를 누르는 손짓 너머로 오둥이들의

우당탕탕 거리는 발걸음 소리가 소란스럽게 흘러나왔다.


마치 문 뒤의 존재를 보지 않아도 알고 있다는 것처럼 간절한 그리움이 느껴지는 기분에

비밀번호를 누르는 손길에 다급함이 실렸다.



그렇게 열어젖힌 문 사이로 서로 먼저 들어가려 몸을 구겨 넣었고,

안전문을 열자마자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나와 가족의 다리를 긁는 오둥이의 발길을 느끼며

여행의 첫날부터 참아왔던 눈물이 내 얼굴을 타고, 아니 온 가족의 얼굴을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덩달아 눈물이 터지신 이모가 엄마의 손을 붙잡으며 미안하다는 사죄를 건네셨다.

그렇게 모두 얼싸안고 훌쩍거리며 눈물 바람의 쇼를 했다.


누가 보면 큰 일이라도 생긴 것처럼

한참을 그렇게 펑펑 울었던 두 번째 싱가포르 여행의 결말이었다.




가자, 사과하러!
선물도 들고 출발해보자고!


"고마워요 이모!! 무리한 부탁드려서 너무 죄송했어요ㅠㅠ"


집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이모에게 열렬한 위로와 감사를 전한 우리 가족은

한가득 사 온 선물을 이모의 품에 한아름 안겨 드리며 배웅을 해드렸다.


그리고 여행의 첫날밤부터 계획했던 것을 실행하기 위해 부산히 캐리어를 열어

인당 두 개씩 양손에 봉투를 들고 진격하기 시작했다.


"첫째 너는 윗집 두 곳! 둘째 너는 밑에 집 두 곳! 막둥이는 앞집 한 곳!"

"예썰!"

"엄마는 민원으로 고생 많으셨을 경비아저씨에게로 간다! 자 출발!"


엄마의 명령어가 입력된 우리 삼 남매는 각자가 가진 최대한의 넉살을 온 얼굴에 무장하곤

조심스럽게 위/아래/앞 집의 문을 두드렸다.


"...? 누구시죠?"

"안녕하세요, 0000호 주민입니다! 며칠 전 애들이 소란을 피워서 너무 죄송해서 사과드리려고요."


싸늘한 문전박대를 받더라도 선물은 꼭 놓고 오자! 다짐했던 우리 모두는,

너무나도 친절하고 이해심이 넓은 이웃들의 따뜻한 위로를 생각지도 못하게 잔뜩 받게 되었다.


"아이고 무슨 선물까지. 강아지들이 낯설고 불안하면 그럴 수 있죠. 워낙에 조용한 집이었어서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인가 했었어요. 너무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되어요."




층간 소음으로 이웃집과 다투기도, 강력 사건의 뉴스에 종종 등장하기도 하는 요즘 세상에서

이렇게 이해심이 많은 이웃들을 위아래로 둔 우리 가족은 정말이지 행운아들이라고...


그렇게 되려 위로를 받게 된 우리 가족은,

그 뒤로 종종 이웃들과 웃으면서 인사할 수 있는 사이로 조금은 발전하게 되었다.


이런 계기를 마련해 준?! 오둥이들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 하는 건지 원,

정말이지 엉망진창 요지경 저지경의 엔딩을 맞이한 싱가포르 여행의 마지막 장이었다.




p.s. 안녕, 싱가포르. 바이바이.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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