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서로가 최선의 선택지였음을 바라는 집사의 바람을 가득 담아서,
흔히 여행에는 두 부류가 있다고들 말한다.
하나는 여행은 끝없이 먹는 것이 진리다! 파였고,
또 다른 하나는 여행은 끝없이 돌아다니는 것이 진리다! 파였다.
둘 중 필자가 평소 어디에 속하는지 묻는다면,
필자는 후자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 강원도 여행만큼은 지독하게 전자에 가까운 부류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강원도로 출발하는 톨게이트 앞에서부터, 오둥이들 멀미 방지 산책을 위해 수도 없이 들렀던
경부 고속도로, 중부 고속도로, 그리고 영동 고속도로의 휴게소들을 들릴 때마다
끊임없이 양손이 먹거리로 채워지고 비워지길 반복했던 까닭이었다.
비슷한 삼시 세 끼만 깨작거리던 일상에서,
온통 기름지고 달고 짭짤한 먹거리들에 중독이라도 된 것처럼
사탕을 처음 먹어본 어린아이처럼 네 시간 가까이 되는 이동시간 동안 지치지도 않고 먹어대는
요즘 흔히들 말하는 먹방 여행이 바로 첫 강원도 여행이었다.
소떡소떡은 문막 휴게소가 최고다!!
평소 경부 고속도로를 주로 애용하다 보니, 강원도로 향하는 영동 고속도로의 휴게소들은
모두 처음 보는 먹거리로 가득했다.
흔하게 보는 떡볶이나 어묵, 알감자를 제외한 생전 처음 보는 휴게소 음식들이 즐비했지만,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는 게 바로 위 사진의 두 가지 음식이었다.
바로 소떡소떡과 안동한우떡갈비 스틱 핫바!!
코로나가 급격한 유행을 타기 전이었기에 지금의 휴게소처럼 셀프로 소스를 발라야 하지 않았다.
때문에 갓 나온 뜨끈한 소떡소떡 위로 매콤 달콤하고 뜨끈한 양념소스를 끼얹는 장면까지
우리 삼 남매는 실시간 라이브로 보고 받을 수 있었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줄줄 흐르려는 침을 꼴깍이며 차로 돌아오자
좁은 차 안에 갇힌 음식 냄새가 코를 찌를 정도로 자극이 거세어지기 시작했다.
애들 털에 소스 안 떨어지게 잘 먹어 들!!
온통 털밭 투성이인 차 안에서 소스가 흐르지 않게 먹기란 난이도가 극상에 가까운 과제였지만,
끈적거리는 소스가 털에 엉기기라도 하는 날에는 그야말로 대참사가 따로 없었기 때문에
무서울 정도로 집중력을 발휘한 우리 가족은 입을 한계까지 크게 벌리곤 떡과 소시지를 가득 베어 물었다.
천국에 가면 천사들이 나팔을 불며 금색 문을 열어 준다고 하던데,
굳이 죽지 않아도 경험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첫 입을 씹는 순간 느낄 수 있었다.
예전 모 프로그램에서 유명 방송인이 소떡소떡은 안성 휴게소가 최고라는 말을 들었었는데,
우리 가족 기준으로는 적어도 다섯 배는 문막이 최고였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 중에서 혹시 강원도 방문 계획이 있으신 분이 계시다면,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지 모르지만 추천을 드리고 싶네요.
적어주세요.
소떡소떡은 문막휴게소라는 사실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강원도 오둥이 식도락 여행기가 끝나는 날,
돌아오는 영동 고속도로의 하행 휴게소로 예쁜 노을이 걸려 떨어지고 있었다.
신기하게도 산등성이 틈 사이로 지는 해가 우리 가족의 돌아가는 길을 인사하는 기분이 들었다.
발갛기도 하면서 주홍빛의 예쁜 그러데이션이 퍼져 나가는 하늘 위로 어둑한 남색 저녁이 내려오고 있었지만, 처음으로 그 어둠이 조금은 늦게 내려오기를 바라게 되었다.
그마만큼 그날 산 아래로 숨는 노을의 빛깔이 선명할 정도로 반짝거렸기에
피곤함에 찌들어 돌아가는 강원도의 끝을 다시금 설레는 분위기로 치환시켜 주었다.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는 오둥이들을 품 안에 고쳐 안고 시트에 눕혀 주면서
도롱 거리는 숨소리와 함께 우리 네 사람의 입 밖으로 웃음꽃이 피어올랐다.
여행의 끝은 항상 피곤해서 노래도 틀지 않은 채 졸기 일쑤였는데,
돌아오는 길 내내 어떤 게 재미있었고 무엇이 가장 인상 깊었다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끝도 없이 떠들며 내려왔던 마지막이 아직도 선연히 기억이 난다.
그 뒤로 한참을 바쁘다는 핑계와 코로나의 여파로 돌아다니지 못할 줄 알았다면,
조금 더 바쁘게 돌아다니고 배가 터지더라도 더 많이 먹어볼걸 하는 아쉬움이
일상을 회복하기 시작한 지금도 문득문득 떠오르곤 한다.
-강릉 앞바다에 오둥이 등장 미니 시리즈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