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내가 최선이면 좋겠다.

서로에게 서로가 최선의 선택지였음을 바라는 집사의 바람을 가득 담아서,

by 타이타

38. 특명, 오둥이의 단체샷을 찍어라!



1. 단체로 산책시키기

2. 단체로 간식 챙겨주기

3. 단체로 목욕시키기

4. 단체로 미용시켜주기

5. 단체로 사진 찍어주기



위의 오지선다 중 다둥이 가족들에게 가장 험난한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문장 앞에 "단체로"라는 말이 붙다 보니, 선뜻 선택지 하나를 고르기가 쉽지 않아 보이지만

오둥이를 키우는 제 기준에서 고르자면 그건 아마도 "5번"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1번부터 4번까지가 쉬운 일이라는 건 절대 아니지만요.


1번인 단체로 산책시키기의 경우에는, 난이도로 따지면 별 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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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둥이를 키우며 고만고만한 체력 킹 똥강아지의 나이였을 때에는 눈앞에 염라대왕이 언뜻 보일 정도로

극한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과제였다.


평일의 경우에는 각자가 강아지를 나누어 동네 산책을 시키다 보니 크게 품이 들지 않았고,

무엇보다 개별로 산책을 시킬 때에는 1인당 한 마리씩 책임지고 마킹이 가능했다 보니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사람을 만나거나 까칠한 공격성이 있는 강아지를 만나지만 않는다면

그럭저럭 인간의 기본 체력으로 견뎌낼 수 있는 일과였다.


하지만 주말 산책의 경우엔, 이야기가 180도 달라졌다.


매일 똑같은 풍경만 보여주며 숙제처럼 산책을 끝내는 게 미묘한 죄책감을 불러일으켰고,

때문에 운전대를 잡은 엄마를 필두로 주말이면 교외 지역 한적한 장소나 강아지 카페로

산이요 들이요 나서야 했다.


그 과정에서 끝도 없이 달리는 오둥이와 무한 질주를 벌여야 했고,

점점 마이너스를 향해가는 체력에 시야가 흐려질 즈음 집으로 돌아왔다.

그 뒤에는 당연히도 오둥이의 발을 한 놈씩 씻겨 주어야 했고,

발이 트지 않도록 로션까지 발라야 하루 일과가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어찌어찌 이런 생활도 몇 년을 넘어가다 보니 버틸만한 수준으로 진화를 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1번의 경우는 지금의 만렙 집사에게는 난이도 하라고 할 수 있겠다.




2번인 간식 챙겨주기의 경우에는, 난이도로 따지면 별 하나지만 때에 따라 별 1.5개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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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우에는 오둥이의 급한 성격이 아니라면 딱히 따져 물을 것도 없는 난이도 최하의 일이지만,

가끔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벌어지는 게 바로 간식을 주는 경우에 속했다.


오둥이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따로 강아지의 알레르기에 대해 크게 생각한 적이 없었던 우리 가족이

기겁을 하고 추석 자정 시간에 24시 응급실로 달려간 적이 있었다.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라면 너무도 잘 알고 계시겠지만,

강아지의 간식에 가장 범용적으로 많이 들어가는 성분이 바로 "연어"였다.


하지만 삼둥이 중 첫째인 엘리가 그 연어에 알레르기가 있었고,

어쩌다 새로운 연어 간식을 시도했던 추석날 밤

눈꺼풀이 밤탱이가 된다는 문장을 눈앞에서 목도하게 된 우리 가족이

제대로 눈도 뜨지 못하는 엘리를 품에 안고 달렸던 게 바로 간식을 주던 중 생긴 일이었다.


그리하여 2번의 경우는 이러한 특수 경우가 아닐 경우를 제외하고는 난이도 최하라고 할 수 있겠다.




3번인 목욕시키기의 경우에는, 난이도로 따지면 별 3.5에서 4를 왔다 갔다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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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모의 최대 단점이 바로 이 목욕시키기에서 발생한다고 단언할 수 있다.

정말이지 목욕부터 그 이후 처리까지 지독하게 힘들고 어려운 일이 바로 3번의 경우였다.


안쪽까지 워낙 빡빡하게 털이 나는 포메라니안이었고,

오둥이의 경우에는 병원 의사 선생님들조차 놀라실 정도로 모량이 미친?! 상태였기 때문에

목욕을 시키는 날은 하루를 통으로 잡고 거품질에 털 말리기까지

농담은 단 1도 섞지 않고도 족히 5시간 이상은 걸리는 일이었다.


아 정정한다.

청소까지 포함하면 족히 6시간은 기본이었다.


때문에 목욕이 포함된 날의 금요일 저녁이면 벌써부터 온몸이 쑤시기 시작했고,

이 경우에는 인간의 적응력이 먹혔던 1번의 산책 같은 일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저 끝없이 힘들고 힘들고 힘든,

사지가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것 같이 적어도 며칠은 삐그덕 거리며 온몸이

살려달라는 극한의 울음소리를 내었다.


그리하여 3번의 경우는 지금의 만렙 집사에게도 난이도 4에 가까운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4번인 단체로 미용시켜 주기의 경우에는, 3번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이기에 난이도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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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을 시켜주면 당연히 목욕까지 뒷순서에 예정된 행사였다.

때문에 이 경우는 그 상황을 복기하는 것만으로도 극한의 피로도를 불러오는 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말이지 이 업에 종사하시는 모든 미용 관계자 분들에게 고개 숙여 존경한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오둥이의 경우에는 미용 시스템을 이용하기가 조금 까다로웠다.

우리 가족의 유난일 수도 있겠지만, 무튼 시작부터가 조금 그랬다.


마릿수가 많다 보니 한 번에 다섯 놈이 미용을 진행할 수 없었고,

때문에 세 마리 정도는 케이지 안에 갇혀 있어야 했기에 이 부분에서 유난스러운 우리 가족에게 어려운 일이었다.


비용 문제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 중 하나였다.

포메의 경우 미용 비용이 특히 더 비쌌고, 마리 당 십만 원이라고 치더라도

다섯 마리면 무려 오십만 원이었다.


더욱이 오고 가고 오둥이를 싣고 내리고

그 일도 만만치 않은 부분이었기에 결국 육체노동을 택하기로 한 게 벌써 9년이 다 되어간다.


나이가 들기 시작하면서도 희한할 정도로 모량은 줄지 않아 주는 오둥이 덕분에

지금도 이 일의 난이도는 여전히 진화하는 중이다.


이 경우에는 인간의 몸이 늙기 시작하는 것도 난이도가 올라가는 원인 중 하나일 듯싶다.


그리하여 4번의 경우는 지금도 여전히 난이도가 진화 중인 4+에 가까운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인 5번의 경우에는, 인간의 바람으로 이룰 수 없다는 원인이 가장 난이도를 올리기에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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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을 최소 2마리 이상 키우시는 분이라면 아마 마지막 문단에서 가장 큰 공감을 해 주시리라 싶네요.


정말이지 모든 강아지가 움직이지 않고 카메라를 바라보게 만드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지만,

오둥이의 경우 아빠-엄마-삼둥이 순서대로 찍고 싶은 욕망이 가득한 집사들로 인해

그 난이도가 자연스럽게 더 올라간 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으려는 오둥이 성정도 한몫하지만요ㅎㅎ


아빠인 토니는 시도 때도 없이 점프를 하며 뛰어 오기 일쑤고,

엄마인 지바는 정면을 보면 저주라도 걸리는 건지 측면만 보기 일쑤고,

셋째인 엘리는 겁이 많아 품에서 떨어지면 바들바들 떨기 일쑤고,

넷째인 이안은 하네스를 놓으면 100 미터 주자처럼 질주하기 일쑤고,

다섯 째인 루시는 냅다 배를 깔고 앉아서 고개를 쉴 새 없이 돌리기 일쑤였으니...


그야말로 오둥이를 놓고 사진을 찍으려는 날은 총체적 난국이 따로 없는 형국이 되곤 합니다.


그렇게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겨우 건진 베스트 샷이 바로 위의 사진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몇 백장을 찍었는지는 기억도 나지 않지만 말이죠=)))






다른 반려 집사분들의 경우는 어떤 선택지가 가장 난이도 높은 일이셨나요?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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