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온도
나의 덜 깬 잠을 깨우는 건,
온몸에 맴도는 차갑고 때론 시원한 공기이다. 가끔은 그 시간이 '새벽'이 되곤 한다. 포도송이처럼 나란히 붙은 걱정거리 때문인지 아니면 어제 미처 다 풀어내지 못한 이야기보따리 때문인지.
잠에서부터 완전히 멀어진 새벽,
나는 그 순간을 '사색의 온도'라 정의한다. 머릿속에 풀어진 생각들을 정리하기 위해 나의 몸이 반응하는 온도인 것이다. 그 온도에 자연스레 도달하게 되는 시간은 나에겐 새벽이라는 시간이 된다.
그때, 캔들라이트를 은은한 강도로 켜두고
노래 하나를 듣는다. 고(故) 김민기 님의 ‘새벽길’. 나에게만 들리는 정도로만 소리를 줄여놓고 잔잔한 멜로디에 몸을 맡긴다. 귀를 기울이다 보면 이내 다시, 사색의 온도에서 벗어나 수면의 온도에 이르게 된다.
여러분들의 '사색의 온도'는 어느 시간에, 어떤 온도로 다가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