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진단명 '외투세포 림프종' , 그게 뭔가요?

by 하루진

골수검사와 CT, 엑스레이, PET-CT, 피검사 등등 할 수 있는 모든 검사를 2박3일에 걸쳐서 받고는 퇴원을 했다. 검사결과가 나오는 날 외래 진료 일정을 잡고는 집에 갔다. 검사결과는 1주일정도 걸린다고 했다.


처음에 만성 골수성 백혈병 얘기를 듣고, 두 번째로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얘기를 들었다. 그때마다 검색을 하고 공부를 하고, 관련 카페에 가입을 해서 글들을 읽어보고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점점 안 좋은 쪽으로 가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사실, 마음이 편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나마 천성이 그렇게 심각하거나 비관주의자는 아니어서 항상 긍정적이고 좋은 생각을 하며 살아왔다. 물론 내가 그렇게 생각을 해서 그렇게 인생을 산 건 아니지만 어찌 어찌 위기를 몇 번 넘기며 나름대로 화목한 가정을 일구어 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암이라는 복병은 도저히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적이 아니었다.


여지껏 사업이 망하기도 하고, 직장에서 잘리기도 하고, 멀쩡하던 직장이 갑자기 지방으로 내려가 관두는둥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비교적 젊기도 했고 건강했기에 뭐든 할 수 있었고, 실제로 뭐 든 했다.


막노동도 여러번 나가봤고 대리운전도 해봤고 상하차 알바도 가끔 하며 이겨냈다. 그런데 내가 건강하지 못하게 되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래도 블로그나 온라인 쇼핑몰등으로 수익을 내고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부업이었지 메인은 아니었다. 그러니 더욱 막막했다.


그리고 , 검사결과가 나오는 날 다시 병원에 갔다. 담당교수님을 만나 얘기를 들었다.


"골수검사 결과를 보니 외투세포 림프종입니다"


"네, 그게 뭔가요?"


정말 이랬다. 외투세포 림프종?? 생전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다. 교수님의 설명이 이어졌지만 머리에 잘 들어오지는 않았다. 4기라고 한다. 그나마 혈액암의 특성상 1기나 4기나 큰 의미는 없다고 한다. 만약 다른 암이었다면 4기면 절망적인 소식이겠지만 교수님의 말대로 의미 없다고 하니 의미없다고 생각했다.


중요한건 이제사 최종 병명이 확정되었단 것이고, 이제 정말로 암환자가 되었다. 검사 결과가 나올때까지 혹시라도 하는 일말의 기대가 있었지만 여지 없이 무너졌고, 암담했다.


교수님은 덤덤히 얘기를 이어나갔다. 당장 입원일정을 잡고 항암치료를 시작한다고 했고, 그러자고 했다. 그동안 인터넷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얻어들은 지식으로 몇 가지 질문을 하자 교수님께서 그러지 말라고 한다.


앞으로 치료기간이 길어질텐데 그 기간동안 계속 그렇게 인터넷 검색하면서 스트레스 받을 거냐고 한다. 실제 치료 잘 받고 건강하게 지내는 사람들은 인터넷에 그런 글도 별로 안 올린다고 한다. 상태가 안 좋은 사람들이 주로 올리고 그러니 그런거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치료에만 전념 하라고 한다.


사실, 최종 병명이 확정되자 마자 집에 가면 밤을 새워가며 검색해서 앞으로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공부를 할 생각이었는데 교수님의 얘기를 듣고 생각을 바꿨다.


교수님 얘기 그대로 관련 카페에서 많은 얘기들을 보았지만, 당연히 안 좋은 얘기들이 많았다. 초기엔 나도 암 진단을 받은 황망항과 답답함을 토로하며 많은 위로도 받고 용기도 얻었지만, 안 좋은 얘기를 볼때마다 가슴이 덜컥 내려 앉곤 했다.


치료 잘 받다가 갑자시 상태가 안 좋아져서 세상을 떠났다거나 그런 식의 이야기들을 볼때마다 마치 내 얘기다 될것 같아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는 했다. 그리고 그후 병과 치료는 전적으로 병원에 맡겼다.


병에 대해 환자가 너무 무지한 것도 잘못이겠지만 어설프게 인터넷에서 얻은 지식으로 왈가왈부 할수는 없었기에 그냥 전적으로 내 병의 치료에 대해서는 담당 교수님에게 맡기고 그 이후로는 거의 신경을 안쓰고 살았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 말이 정답인것도 같다. 반년 넘게 병원과 집을 오가면서 항암치료를 받는데 그 오랜 기간동안 계속 스트레스 받는 것 보다는 좋아질 것이라 믿고 병원을 믿은 것이.


그리고 이제 항암치료의 시작이 다가왔다. 항암치료는 8차로 예정되어 있고, 한 달 기준으로 1주일은 입원해서 항암치료를 하고, 3주는 집에서 쉬다가 다시 항암치료 하러 입원하는 일정이다.


최종 결과와 입원 날짜를 받아 들고 집에 왔다. 집에 오는 길에 아내와 차에서 조금 울었다. 아내는 겁난다고 했고, 나도 이번엔 속이 너무 상하고 막막해서 눈물이 나왔다. 외투세포 림프중이라니.... 생전 처음 들어보는 병에 걸려 혈액암 환자가 되었다.


이제 항암치료를 시작해야 하고, 아이들고 부모님에게 정확한 사실을 알려야 한다.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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