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1차는 진행중, 입원생활도 진행중

by 하루진

1차 항암치료를 위해 입원한 첫 날, 처음 맞은 항암제는 오한과 발열이라는 부작용을 남겼다. 몸은 힘들었고 마음은 착잡했다. 이제 항암치료 첫 걸음을 내딛었는데 시작하자마자 부작용이 와서 암담했다.


병원의 아침은 일찍 시작한다. 새벽4시가 되면 간호사가 와서 혈압과 온도를 잰다. 그때 잠이 깼다가 다시 잠드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잠을 다시 이루지 못하고 뒤척인다. 6인실에서 수면 환경이 좋지는 못하다. 코를 코는 환자도 있고 수시로 화장실을 가는 환자도 있고 중간 중간 문제가 생겨 간호사를 호출하는 환자도 있다. 각 침대는 얇은 커튼으로만 분리되어 있어 작은 소음도 바로 들려온다.


드라마에서는 거의 1인실 아니면 2인실이 대부분이지만 현실은 6인실이다. 아침 7시가 되면 밥이 나온다. 조리실 직원이 밥차를 끌고 온다. 밥차는 커다란 전동 기구로 식판이 빼곡하게 차있다. 직원이 끝쪽 병실부터 침대로 날라준다. 다 먹고 나면 직원이 가지로 오거나 거동이 자유로운 환자들은 직접 갖다 놓기도 한다.


병원 홈페이지에는 1주일치 식단을 확인할 수 있다. 처음에는 곧잘 밥을 먹었으나 맛은 점점 없어졌다. 맛이야 항상 똑같겠지만 항암제의 가장 흔한 부작용인 울렁거림, 일명 오심이 시작되었다. 치료를 받는 중이니 굶을 수도 없어서 국이나 물에 밥을 먹어서 억지로 억지로 먹었다.


아마 옆에서 아내가 밥 먹으라고 닥달하지 않았다면 아마 절반은 그냥 넘겼을 것 같다. 울렁거림 방지약도 먹고 비급여인 산쿠소 패치를 붙이기도 했으나 효과가 없었다. 산쿠소패치는 울렁거림을 방지하기 위해 팔에 붙이는 파스같은 패치이다. 비급여로 5만원이가 하는 비싼 패치인데도 나는 효과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 첫날에 오한과 발열이후에 밥 먹을때 울렁거리는 거 외에 별다른 부작용은 없었다. 4시간, 2시간씩 스케쥴대로 정해져 있는 항암제를 맞았다. 항상 맞기 전에는 부작용을 방지하는 전처리제를 맞고 약을 맞은뒤 생리식염수로 씻어내는 과정을 거친다.


약을 맞을때는 주로 누워있는다. 누워서 핸드폰을 하거나 가져간 태블릿으로 영화를 보곤 했다. 그동안 너무 길어서 보기를 포기했던 전설적인 미드 '브레이킹 배드' 시즌 전부를 입원 기간에 보았다. 누워 있기가 답답하면 가겹게 산책을 나간다. 산책이라고 해봤자 병원안이지만, 계속 누워만 있을수는 없으니 조금이라도 걷기 위해 나간다.


아내와 함께 1층에 있는 조그만 병원을 다니며 걷다 보면 다양한 환자와 보호자를 만난다. 세상에 이렇게 아픈 사람이 많아 싶었을 정도로 거대한 병원안이 온통 환자로 가득차 있다. 입원할때나 퇴원할때 번호표를 뽑고 한참을 기다릴 정도로 사람이 많다.


그나마 나는 링거를 꽃고 걸어다닐 수는 있었으니 휠체어의 도움을 받거나 부축을 받아야 하는 환자보다는 형편이 좋았으려나..... 하지만 나도 이제 막 치료를 시작한 암환자라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니 누구의 상태를 보고 걱정하거나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담당교수의 회진은 주로 오전에 이루어진다. 특별한 이슈사항이 없는 한 교수는 회진을 돌며 담당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간단한 인사만 한 뒤 자리를 떠난다. 전담간호사도 있는데 의사에게 직접 얘기하기 힘든 시시콜콜한 사항들은 주로 전담간호사에게 얘기한다.


세 끼 식사와 교수의 회진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스케줄대로 정해진 항암제를 정해진 시간동안 맞게 된다. 1차때는 5~6가지의 항암제를 1주일동안 맞게 된다. 중간 중간 몸상태만 이상이 없다면 정해진 스케줄대로 진행이 된다. 첫날의 오한과 발열같은 심한 부작용은 없었다.


하지만 울렁거림은 계속되어 밥 먹는게 점점 힘들어졌다. 나는 먹는 걸 좋아하고 잘 먹는 편이다. 특별하게 가리는 음식도 없고 맛있는 음식 먹는것도 즐긴다. 그런데 점점 밥 먹는 시간이 괴로워져 갔다. 평소때는 괜찮은데 병원 밥만 오면 울렁거려 토하기 일보직전이었다.


나중에는 밥차가 올때 차가 후진할때처럼 음악이 울리는데 그 음악이 들리면 울렁거림이 시작되고 만다. 점점 심해지다가 밥 냄새가 들리면 헛구역질을 하기도 했다. 겨우 겨우 국이나 물에 밥을 말아서 억지로 먹곤 했고, 남긴건 아내가 먹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도가 심해져서 나중에는 밥을 취소하고 편의점에서 빵과 우유를 사먹기도 했고, 컵라면을 사다가 먹기도 했다.


병원에서 주는 밥 외에는 그래도 먹을 순 있었지만 그것도 즐겨 먹은 건 아니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퇴원만 하면 울렁거림은 사라졌다. 병원 문밖을 나서자마자 배가 고파서 국밥을 한 그릇 바로 먹어도 이상이 없었다. 항암치료 하는 기간에는 다들 입맛이 없어서 고생한다고 하는데 나는 비교적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입원 기간중에는 밥 먹는게 가장 고역이었고 힘들었다. 그렇게 1차 항암치료의 퇴원날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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