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2차 입원, 이젠 익숙해지는 일들

by 하루진

항암치료 1차 치료를 마치고 집에서 3주의 회복 시간을 가졌다. 1주일에 한번씩 외래진료를 다니며 피검사를 했도, 담당교수를 만났다. 수치가 좋은 건 아니었지만 당장 입원해야 할 정도로 나쁘지는 않아서 3주동안은 집에서 회복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머리가 한번 빠지기 시작하자 걷잡을 수 없어 삭발을 했다. 군대갔을때로 짧은 스포츠 머리였으니 태어난 이후 삭발은 처음이었다. 삭발을 하고 나니 매일 빠지는 머리카락을 보며 신경 안쓰고 편하다. 진작에 미리 밀어 버릴걸 그랬나 보다. 아마도 혹시나 안빠질까 하는 되도 않는 기대가 마음 한 구석에 있었던 듯도 하다.


그리고 3주의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그래도 이번엔 1차 입원할때처럼 마냥 심란하지는 않았다. 힘들기는 했지만 1차 항암치료를 무사히 받았고 큰 이상없이 퇴원해서 집에서 쉬다 왔으니 이젠 치료를 위한 과정이라는 게 확실해져서 일듯 하다.


그런 마음은 아내도 동일했던지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짐을 쌌다. 하지만 2차 때와는 다른 항암제를 처음 맞는 것이니 이번에는 1차때와 같은 부작용은 없었으면 하는 바램을 하며 집을 나섰다.


이제 암환자가 된지 꽤나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가끔은 이게 현실인가 싶은 생각을 한다. 내가 암에 걸렸어도 나를 제외한 세상은 언제나 그랬듯이 똑같이 돌아갔고 시간도 여지없이 흘러갔다. 하지만 나는 치료가 언제 될지 기약도 없는 채 병원과 집을 오가는 신세가 되었다.


이번에도 입원은 월요일 2시부터다. 지난번에는 병원에 최대한 늦게 가고 싶어서 마감시간인 4시쯤 갔다가 6인실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가운데자리를 배정받아서 이번에는 일찍 갔다. 입원병실은 정해지지만 해당 병실에 어느 침대까지 지정은 안되기 때문에 해당 병실에 먼저 가서 비어 있는 침대를 선택하는 사람이 임자다.


한 번 해봤던 일이라고 익숙하게 입원 수속을 마치고 병실 배정을 받고 입원실로 올라갔다. 배정받은 병실로 들어서자 처음으로 창가쪽 침대가 비어 있어서 가서 자리를 폈다. 어디 여행가서 숙소로 오션뷰를 한것도 아닌데 양옆에 답답한 커텐만 보다가 이번엔 창가쪽으로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 창가쪽 자리라서 좋았다. 사실상 공간이 넓었고 에어컨 나오는 공간이 벽에 있어 그 위를 수납공간으로 사용 할 수 있어 공간이 한결 여유가 있었다.


짐을 정리하고 있는데 맞은편 침대에서 반가운 목소리가 들린다. 누군가 했는데 1차 입원때 오며가며 안면을 익혔단 젊은 부부가 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나와는 반대로 3주동안 입원을 해야 하고 1주동안 집에 있다 온다고 한다. 나는 1주일을 어거지로 겨우 버티며 있었는데 3주씩 입원해야 한다고 하니 안스런 마음도 들었다.


그래도 상태가 아주 나쁜편인 아닌지 남자도 거동에는 무리가 없는 듯 해서, 밥 먹고 산책을 할때면 자주 보고는 했다. 어느 병원이나 마찬가지인줄은 모르겠지만 남자 병실에는 여자 보호자가 많고, 여자 병실에 남자 보호자는 많지 않다.


그리고 남자병실은 주로 낮에도 커튼을 다 치고 조용한 상태에서 주로 핸드폰을 보는 정숙한 환경이 대부분이다. 반면 여자병실은 지나다니다 보면 커텐을 다 걷어내고 병실마다 환자들끼리 마주 보고 얘기를 한다거나 시끌벅적한 경우가 많다. 물론 혈액종양내과이다 보니 증세가 심한 환자들도 종종 보이고 그런 환자들이 있는 병실은 조용할 수 밖에 없다.


나는 정적이고 조용한 타입이라 이런 남자 병실 분위기가 맞는다. 모두 아픈 상태에서 항암치료를 하는 중이거나 앞두고 있는 환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가벼운 증세들은 아니니 다같이 안면트고 얘기 나눌 분위기는 당연히 아니었다.


첫날은 기본적으로 하는 피검사와 심전도 검사등 기본적인 사항들을 검사하고 조용히 넘어간다. 지난번 입원때 울렁거림때문에 식사시간이 매우 힘들었는데 아직 항암치료 전이어서 그런지 첫 날 저녁은 그냥저냥 병원밥을 먹었다. 그리고 1차 때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버에는 집에서 먹는 반찬, 김, 컵라면, 누룽지등을 많이 준비해서 왔기 때문에 마음에도 조금의 여유는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2차로 새로운 항암약을 맞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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