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항암치료는 처음으로 아무 부작용이나 이상 없이 끝나가고 있었다. 1차와 2차때 처음 맞았던 항암제에 그새 몸이 적응을 한것인지, 지금껏 항암제를 맞고 나타났던 부작용은 하나도 생기지 않았다. 단, 울렁거림은 나아지지 않았고 계속되어 여전히 입원생활중에 밥은 제대로 먹지 못했다.
지금까지 1차 항암치료때 오한과 발열로 고생, 2차 항암치료때 다리마비와 언어곤란으로 고생, 무균실에서 수치 저하로 고생하다 이번 3차 항암치료는 모처럼 평안한 기간이었다. 부작용없이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었고 밥은 잘 못먹었지만 원래 3주 입원계획으로 들어왔다가 1주일로 줄었던 입원기간이었기에 마음은 더할나위 없이 가벼웠다.
지금까지 입원했을때는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같은 병실에 입원한 다른 환자하고 얘기를 나누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남자병실의 특징상 거의 침대에 커튼을 쳐놓고 핸드폰을 보거나 잠을 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로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아서인지 그냥 기운없이 누워 있는 경우도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옆 침대에 입원하셨던 환자분이 부산에서 온 60대정도 이셨는데 몇 번 얘기 나눌 기회가 있었다. 나도 이번엔 비교적 마음에 여유가 있어 대화를 피하지 않고 응했다. 본인도 혈액암 환자인데 재발해서 몇년만에 치료를 하러 병원에 왔다고 하신다.
처음 발병해서 병원에 입원했을때는 옛날이라서 그랬는지 환자들끼리 이런 저런 민간요법들을 많이 공유했다고 한다. 그당시에는 환자들에게 몰래 접근해서 암에 좋은 특효약이라며 한약같은걸 아주 비싸게 팔기도 했다고 한다. 거의 상태가 안좋거나 희망이 없는 환자들이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사먹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는데 물론 효과는 없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환자들 사이에 자연치료라며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 받지 않고 산속에 들어가 살며 자연치유를 하는 환자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아저씨의 말에 따르면 그당시 그렇게 자연치료 한다고 하던 사람들은 전부 죽었다고 한다. 자기만 남아서 계속 치료받고 있다고..... 그러니 다른데 귀기울이지 말고 의사 선생님 말씀만 잘 들으라고 한다.
내 담당교수님도 얘기했던 바이지만 요새 환자들은 유튜브등의 인터넷 찾아보고 와서 의사에게 따진다고 한단다. 유튜브에서 이러던데 왜 다르냐고? 의사 말은 못 믿고 유튜브는 잘 믿는단다. 의사 말 잘 듣고 치료 잘 받는 환자들은 인터넷에 글도 올리지 않는다고 한다. 밖에 나가서 잘 생활하다 때되면 와서 치료 받고 다시 나가면 신경안쓰고 생활하다 다시 때되면 와서 치료받는다고.
나도 현재는 그런 입장이다. 처음에는 영화 '로렌조 오일' (자녀의 희귀병을 위해 부모가 직접 연구해 치료약을 개발했던) 처럼 인터넷을 뒤져서 빠삭하게 공부하며 박사가 되리라 생각하기도 했었다. 해외 논문과 유튜브를 찾아보며 더 최신 치료법이나 좋은 약들을 찾겠노라며 처음에는 의욕이 넘쳤었다.
하지만 담당교수님의 얘기를 듣고는 그만두었다. 앞으로 오랫동안 항암치료 해야 하는데 그 기간동안 계속 스트레스 받으며 살거냐고? 그 얘기를 듣고는 그냥 맘 편하게 병은 병원과 의사에게 맡기고 나는 치료만 잘 받기로 했다.
요즘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보는 유튜브에는 없는 정보가 없다. 유튜브가 나오기 전에는 궁금한게 있으면 네이버나 구글에 검색했다면 요새는 유튜브가 일순위다. 각종 정보들이 영상과 함께 제공되니 글만 읽는 거 보다는 훨씬 유용할때도 많고 쉽게 인식된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정보나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도 단지 조회수를 목적으로 많이 올라오는게 사실이다. 자신이 정보들을 올바로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변별력이 없다면 전문가에게 맡기자. 유튜브 조금 보고 마치 자신이 다 아는 것 마냥 편협하게 구는 사람들도 얼마나 많은가.
병원에서는 의사의 말을 듣고,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말을 듣자. 집에서는 아내의 말을 듣자!
3차 항암치료가 무탈하게 끝났다. 이제 4차 항암치료를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