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소중함

by 하루진

4차 항암치료까지 3주동안 집에서 쉬는 기간이다. 3차 항암치료를 마치고 지금까지는 암 진단을 받은 이후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1,2차 때 고생했던 부작용은 더이상 나타나지 않아 다행이었고,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보인다는 말에 좌절했다가 , 유전자 검사 결과 아니라고 해서 안심한 이후의 일이다.


요즘 집에서는 나혼자 오랜 방학 아닌 방학을 맞이하고 있다. 내가 컨디션이 좋아진 이후 아내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두달동안 학원을 나가고 있다. 아침에 딸아이는 출근을 하고, 아내는 학원에 가고, 둘째는 학교에 간다.


가족들이 돌아오는 저녁때까지는 혼자만의 시간이다. 기분이 묘하다. 성인이 된 이후 이렇게 집에 혼자 있으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다. 특히나 결혼을 하고 나서는 정말 처음 있는 일이다. 평일에는 항상 출근을 했고 집에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었다. 주말이면 같이 시간을 보내는게 당연했고, 아이들에게도 가족의 일이 먼저라는 얘길 어렸을때부터 해왔다.


나도 성향이 밖에서 떠들썩하게 노는 것보다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좋아서 정말 특별한 일이 아니고서는 몇십년동안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했다. 취미도 옛날부터 음악을 듣거나 무협지를 읽고, 만화책을 보는등의 정적인걸 좋아했다.


가족들을 버리고 나혼자 즐기는 낚시,등산등의 취미는 관심이 없었다. 아이들이 어렸을때부터 항상 주말에는 가까운 공원, 놀이동산, 전시회, 박람회, 키즈카페등으로 항상 아이들과 놀러 다녔다. 아이들이 어느정도 자랐을때는 캠핑을 시작했다.


다른 무엇보다도 캠핑은 온가족이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전과정을 같이 하는게 좋아서 가지게 된 취미였다. 처음에는 내가 아주 어렸을적에 부모님과 텐트와 코펠, 돗자리를 가지고 몇번 캠핑을 다녔던게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어서 아이들에게도 그런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자 시작했다.


관심을 가져보고 나니 내가 생각했던 예전의 캠핑과는 많이 바뀌어 있었다. 장비들이 어마어마하게 고급화되어 있고 비싸져 있었고, 전문화되어 있었다. 그래도 시작해보니 재미있었고 좋았다. 아이들도 캠핑장에 가면 주위 아이들과도 곧잘 놀았고 흙놀이를 하면서 놀기도 하고 해먹을 타고 재밌게 놀았다.


나와 아내는 텐트와 타프를 치고 음식을 했다. 처음에 아내는 힘들게 왜 밖에 나가서 고생을 하냐고 캠핑하는걸 반대했지만 몇 번 가고 나더니 좋아했다. 그당시에 같이 캠핑을 시작했던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통해 친해지게 되었는데 , 정말 잘 어울렸다.


거의 매 주말마다 캠핑을 다녔고 한 달에 세 네번은 기본이었다. 캠핑을 처음 시작할때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딸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부터는 캠핑 안간다고 해서 그때부터는 조금 시들해졌다. 그래도 캠핑을 자주 다녔단 그당시의 2~3년은 지금 생각해봐도 내 인생중 가장 행복하고 재미있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도 나이 어린 자녀들이 있는 주위에 친구나 지인들에 캠핑을 적극적으로 권유한다. 짧으면 1박2일, 길면 2바3일동안 가족들과 텐트에서 부때끼며 함께 모든 것을 하는 경험은 소중하기도 하고 좋기도 하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정말 소중한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한참 캠핑을 다니던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사진찍어 블로그에 기록하기도 했었다. 이제 15년정도 지난 기억이지만, 지금도 종종 그당시 블로그를 보며 흐뭇해하고는 한다. 병원에 입원했을때도 종종 보기도 했다. 둘째인 아들은 그당시 한참 재밌게 다녔는데 네 살, 다섯 살 너무 어렸을때였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고 한다. 그래도 그때의 사진들을 종종 꺼내보며 재밌어 한다.


아뭏든 이렇게 나는 가족을 소중히 했고,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장 행복하게 여긴다. 누구나 당연하겠지만 처음 암진단을 받았을때도 가족 생각이 가장 먼저 났고, 지금도 가족의 평안함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나이가 들수록 느끼는 것이지만 가족만큼 소중한건 세상에 없는 것 같다. 아무리 몇십년을 함께 한 친한 친구라도 가족을 대신 할 수는 없다. 나의 아내와 아이들, 부모님만큼 나를 걱정하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세상 어디에 또 있을까. 나 역시 그들을 가장 사랑한다. 특히 아플때일수록 절절하게 느낀다. 얼마나 가족이 나에게 힘이 되고 위안이 되는지.


이 세상에 가장 중요한건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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