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입원해 4차 항암치료를 받는 중이다. 다행이 부작용이나 별다른 이슈없이 진행중이다. 처음 나혼자 입원생활을 하는 것이다 보니 조금은 외롭기도 하지만, 홀가분함도 느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큰 이상은 없지만 입원한지 3일쯤 되자 여지없이 오심이 시작된다. 부작용도 처음에만 있었을뿐 3차와 4차에는 부작용도 없는데 오심은 도무지 없어지지 않는다.
밥먹으려고 하면 밥냄새가 역하고 메스껍다. 미리 대비를 하고 사발면과 각종 군것질 거리를 준비해서 들어왔기에 기존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밥을 먹기 힘들다. 산쿠소 패치라고 비급여로 5만원이가 하는 비싼 패치가 있는데 이걸 붙여도 전혀 효과가 없다. 차라리 키미테를 붙이면 효과가 있으려나....
요즘에도 키미테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어렸을때 버스를 오래 타면 멀미가 나서 명절에 시골 내려갈때는 항상 키미테를 붙이고 갔었다. 그러면 신기하게 멀미를 안했는데, 키미테가 그리워지는 입원생활이다. 식사때가 되면 짜증이 나고 스트레스가 쌓인다.
조리원분이 밥 갖다주면 수건으로 코막고 냄새가 좀 빠지길 기다렸다가 먹을 준비를 한다. 조금 먹을만 하면 국에 말아먹고 그렇게도 못먹겠으면 물 말아서 몇 숟가락 겨우 먹고 놔둔다. 사발면을 먹기도 하고 빵과 우유를 먹기도 한다. 평소라면 맛있게 먹었을 음식들인데 이것들도 겨우 들어간다.
치료를 받아야 하기에 아예 굶을순 없고 억지로 먹는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나는 먹는걸 좋아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무언가를 먹는다는 행위가 이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운 적은 처음이다. 물론 나보다 더 상태가 안좋거나 소화기간에 문제가 있는 분들은 식사를 아예 못하고 영양제 링거를 맞거나 다른 방법을 쓴다. 그런 상태보다는 좋다고 할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밥이 넘어가지는 않는다.
그나마 일주일정도의 입원이기에 겨우겨우 버티기는 하지만 하루 세 번의 식사시간은 정말 고역이다. 아직도 급성백혈병이 의심된다며 3주동안 입원해야 된다는 얘기를 들었을때의 암담함이 생생하다. 정말 다행이도 유전자검사결과 아닌걸로 밝혀졌지만 만약 그랬다면 다른 무엇보다도 3주동안 밥을 어떻게 먹고 버텼을까 하는 생각에 아찔하다.
그래서 그런지 평소에는 잘 안보던 먹방 유튜브를 보기도 한다. 입원하면 워낙 식욕이 없다 보니 맛있고 푸짐하게 먹는 먹방 영상을 보면 조금이라도 좋아질까 싶어 보게 되었다. 쯔양이나 히밥처럼 체격도 작은 여성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음식들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나도 저렇게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어김없이 밥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헛구역질부터 나온다. 아예 밥시간에는 휴게실에 들어가 피해 있기도 한다. 나중에 빈 침대에 식판이 놓여 있으면 물에 말아 몇숟가락 먹고 식판을 반납한다.
계속 항암제를 맞고 있어서인지 배도 고프지 않다. 병원에 입원만하면 만화 드래곤볼에서 봤던 선두가 생각난다. 한 알만 먹으면 배도 안고프고 아프거나 다쳤던 몸도 싹 괜찮아지는 선두라는게 있었다. 식사때마다 선두 한알씩만 먹었으면 좋겠다.
매일 누릴수 있는 소소한 행복중의 하나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인데 , 그 행복을 누리지 못해 입원생활이 더욱 힘들다. 입원이 반복되고 항암치료가 반복되어도 이건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그래도 며칠만 참자. 병원만 벗어나면 잘 먹을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