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온 Mar 21. 2023

당신에게 낭만 한스푼(무박 당일 여행)후기

여행의 묘미는 그리운 아쉬움

Q우리들의 여행의 시작은 어디서부터 였을까?

누군가는 신청을 한 순간부터 기차를 탄 순간부터 차를 탄 순간부터 그렇게 각자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낭만은 romance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로맨스는 연인과의 사랑뿐만 아니라

(특히 어떤 장소와 관련된)설렘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낭만을 한자로 파자해보니 물결이 흩어지는 모습인데..

육지에 매이지 않고 바람에 따라 밀물과 썰물이 흩어지고 퍼지고 사라지는 모양새가 계획대로 짜여지지 않고 춘천에서 속초 바닷가로 별밤가득한 폐역으로 이동하고 흘러가는 모양이 계속 변화하는 파도와 닮았다. 우리들의 즉흥여행은 낭만에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에 치여서 각자의 이유로 잠시 일탈해 한 곳에 모인

기적같은 순간이었던 즉흥 여행은 설렘이 가득했다.

여행의 첫 시작부터 떠날 때까지 계속 머물고 싶은 아쉬운 순간의 연속이었다.


퇴근 후 춘천에 도착하면 4시가 넘는 시간이라 늦게 도착해서 춘천 카페에서 햇살멍만 하기엔 살짝 아쉬울 것 같았다.

그래도 내가 계속 맴돌고 있는 공간을 벗어나 평온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도 만족스럽겠거니 생각하며 선뜻 신청하게 됐다.

이것이 춘천 힐링

내게는 출발 전 신청을 하면서부터가 여행의 시작이었다.

전날 10월의 춘천 마라톤팸과 참여를 다짐(?)하며 사전답사를 하겠다며 춘천, 닭갈비, 기차 여행을 상상하고 행복회로를 돌려보며 기차표를 찾아보았다.


전날이라 기차표는 거의 매진됐는데 베스트 드라이버 혀늬님의 등장 덕에 춘천까지 넘 즐겁고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이것저것 시도하는게 많은 취미부자셨는데 한다면 전부 하는 멋진 분이었다. 특히 직접 경험해봐야 안다. 는 부분 고집이라 표현한 부분이 공감이 됐다.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재밌어서 이야기를 하다보니 순식간에 춘천에 도착해 있었다. 꼼꼼하게 없는거 없이 다 챙겨오신 모습이 꼭 도라에몽 같았다.

이 짤이 떠오르는 혀늬님

춘천에 도착해 햇빛멍을 하며 하늘에 날아가는 새도 보고 구름을 보며 한라산도 상상하고 여러가지 아이디어들을 들으며 강가의 찬란함과 푸르른 잔디들의 여유로움을 즐겼다.


밤밤님이 판을 깔아주신 덕에 모일 수 있었다. 혼자였다면 선뜻 오지 않았을 여행을 덕분에 즐길 수 있었다. 예은님과 밤밤님의 100만원 프로젝트와 여러 아이디어들을 듣는데 흥미로웠다. 밤밤님의 아이디어들은 참 좋다.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시는데 응원해주고 지지하고 싶다. 추운 야외에서 혼자 초록이 곁들여진 아이스크림을 시키고 봄느낌을 내겠다며 얇게 입었는데 쌀쌀해지기 시작했다. 넘 춥기 직전에 다른 장소를 툭 던져주셨다.

인사하는 트럭짤. 바다가는 중.

잠깐 스치듯 얘기한 '바다' 이야기에 꽂혀서 덥썩 물었다. 노을지는 바다를 상상하며 행복회로를 돌려봤다.

춘천에서 바다라니 넘 설레고 한껏 들떴다. 노을이 지는 바다라니.. 노을이 없어도 그냥 바다라는 말만으로 들떴다.


바다를 이동하며 옆자리의 예은님의 조용한 리액션이 귀여웠다. 정반대의 mbti다보니 더 호기심이 갔었다.

이동을 하다가 밤밤님께 허락을 받고는 그림책 필라를 홍보할 기회를 얻었다. 글을 수정하겠다고 만지작 거리다보니 어느 순간에서부터 사람들의 목소리는 안 들리고 집중하느라 리액션이 고장이 났다. 나는 영 멀티가 안 된다.ㅠㅠ

커뮤니티엔 아무도 신청 안 했지만 깨알 홍보. 그림 필라

그렇게 도착한 속초의 시장. 원래 가고 싶었던 가게가 닫혀서 각자 먹고 싶은 음식들을 사서 모이기로 약속했다. 어느 정도 대충 정하며 갔는데.. 메뉴가 겹쳐버렸다. 메뉴가 겹친거 보니까 예은님과 마음이 서로 통했나보다. 모두 튀김류와 느끼한 음식이 한 가득이라 샐러드랑 과일, 뜨끈한 백반과 국물이 살짝 그리워졌다. 맥주나 소주 한잔 없는 무해한 만찬(?)인데 칼로리는 꽤나 사악했다. 더덕이 유일한 야채였는데 느끼함을 잡아줘서 더덕을 많이 집어 먹었다. 더덕 최고!!


더덕이 느끼함을 잡아줘요. 더덕 닭강정. 불꽃팡팡

오징어 순대. 예은님과 찌찌뽕(?) 볼카츠. 더덕 닭강정. 육개장. 새우 튀김 느글느글해서 더 이상 안 들어갈 때까지 질리도록 실컷 먹었다.

신나 신나


폭죽 금지인데 폭죽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로망을 더해주었다. 한땀한땀 바다를 품은 에메랄드 빛의 지갑도 발견하고 N들의 상상력과 이야기를 듣는 건 넘 재밌다. 재밌어서 그냥 호응한건데 '이걸 받아준다고??'라는  반응이 더 재밌었다.


종종 일상에서 가끔 이상적이거나 엉뚱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되곤 했는데 이곳에선 굉장히  편안하게 눈치 안 보고 놀았던 것 같다. 함께한 사람들이 편안하게 배려해주셔서 참 좋았다. :)

대관람차 커플짤. Jpg

추워서 예은님옆에 꼭 붙어서 돌아다니다보니 따뜻해졌다. 바다에 왔는데 바다에 손을 못 담그고 멀리서만 바라봤음이 대관람차를 못 탔던 것은 좀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쉬움 한 스푼을 남겨둔 덕에 다음에 또 속초 바닷가에 와야 될 명분이 생겼다. 여행의 묘미는 매번할 수 없는 아쉬움에서 오는 것 같다.


크으~~ 하고 싶은게 넘 많다. 난 역시 가만히 있는 힐링 여행도 좋지만 꽉꽉 채워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걸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바닷가 그림자 익룡소리

바다에서 나와 새로운 카페로 이동해 레몬차와 얼그레이를 마셨다. 우리들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는게 재밌어서 그런지 카페 사장님도 마감 이후에도 귀를 기울이셨다고 한다. 오랜만에 연기 이야기를 들으니 추억이 새록새록 반가웠다.

낭만여행 dj밤밤. 별보러 가지 않을래

서울로 돌아가는 길 아쉬움에 별을 보러갔다.

별을 보러 가는 길 센스있는 선곡에 감탄했다. 적재적소에 맞는 음악들을 똭 틀어주는 밤밤님 덕에 가는 길이 즐겁고 더 풍성해졌다. 노래는 잘 못 불러도 행복하니까 됐다. :)


도시에서 보지 못했던 별들을 가만히 바라봄이 기분이 좋다.

별은 바라볼 수록 점점 선명해지고 처음에 가장 빛났던 별만 보이다 어느 순간 다른 다앙한 별들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람도 오래 보아야 새로운 모습을 알 수 있듯 계속 들여다보면 전혀 몰랐던 새로운 부분을 발견할 수 있는 것 같다.

때론 말없이 그냥 바라보고 들어주는 것이 필요하겠구나.

현장에서 직접 찍은 별사진

추위를 이기려고 딱딱한 신발 속에서 꼼지락거렸던 발가락.  위에 따뜻하게 올려진 손난로가 온 몸으로 따스한 온기를 전달해준다. 옆사람의 온기도 추운 몸을 따스하게 녹여준다. 여름에 따뜻하게 이불을 덮고 선풍기를 틀어놓은 것처럼 기분이 좋다. 침구도 없는 돗자리인데 뭐가 그리 행복한지 별밤을 보는데 실실 웃음이 새어나온다. 수다를 떨다 별똥별을 못 본 건 넘 아쉬웠다.

숙자 간접체험. 이것이 낭만여행.

점점 무장해제가 되던 예은님. 점점 웃음꽃이 피며 잔잔하게  리액션이 커지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빵빵 크게 웃음짓는 변화를 볼 때 넘 귀엽고 사랑스럽다. 가끔 짓는 미소가 매력적인 분이다.


주최자인 밤밤님은 빨리 이 밤하늘 가득한 공간으로부터 탈출하길 원하는게 눈에 보인다. 낭만찾는 밤밤님도 새벽 3시까지 갈 생각 따위는 없는 우리들을 보며 방방 뛰는 반응을 보이셨는데 그 반응을 즐겼다. 그렇게 우린 바닥에 붙은 껌딱지처럼 일어날 생각없이 밤하늘에 취해 낭만으로 밤밤님을 혼쭐(?)을 내드렸다. 야! 이 미친 것들아! 집에 좀 가자!! 구수한 욕쟁이 할머니 같은 밤밤님의 멘트가 정겹고 재밌다.


크으~~ 이게 낭만이지.

술은 안 마셨지만 별밤의 분위기에 한껏 취해버렸다.

옆사람이 곁에 따닥따닥 붙어있는데 따뜻한 온기가 전달된다. 서로가 굉장히 소중하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께여서 좋았다. 

내 다리가 길게 나왔다

길거리에 파는 닭꼬치구이처럼 따닥딱닥 붙어있는 모습이 옹기종기 귀엽다. 예쁘지않게 찌그러지고 엉망진창으로 찍힌 사진을 보면서도 그냥 기분이 좋다. 따뜻한 침구도 없이 맨바닥에 드러누웠는데 마냥 아이처럼 신이 난다.


함께 해준 사람들이 좋아서 헤실거리며 낭만이 없는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아 계속 머물고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 아쉬움  스푼 덕에 일상적이지 않은 낭만여행이 한여름밤의 꿈만 같다.


밤밤 무슨 밤?낭만 별밤! 밤밤!

당일치기지만 거의 무박에 춘천-속초 다채롭게 들과 바다, 산을 모두 찍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아쉽다. 조수석에서 집가는 길까지 재잘거리며 설렘을 공유했다. 밤이 깊은 만큼 사뭇 진지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나도 보육원 봉사를 꿈꿨었는데 비슷한 꿈과 취미를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다. 스케쥴은 빡빡했는데 더 큰 에너지를 받았던 것 같다.


과거 보육원 봉사나 그림책 필라나 하고 싶은 시도나 꿈들을 얘기하면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시작도 하기전에 안 될 이유에 대한 설명을 들어야했다. 특이하다. 고집스럽단 얘길 듣곤했다. 10명의 사람 중에 1~2명이라도 가치를 느끼고 이롭게 도움을 받는다면 유익하지 않나?그게 나쁜 건 아니지 않나? 내가 재밌어서 즐거워서 하는게 나쁜건가? 그게 왜?

그 현실적인 조언들이 마음 한편으로는 고마우면서 겨우겨우 작은 불씨를 피웠는데 찬물을 끼얹는 느낌었는데 이 곳에서는 작은 불씨 곁에 장작을 모아주고 차가운 바람을 가려주는 지지를 받는 느낌을 받았다.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걸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안 될 거라면서 현실은 그렇지 않아. 라는 이야기들에 치이다보면 지치고 회의감이 들었던 것 같다. 여행지 속에서 비슷한 생각들을 공유한 동료를 발견한 느낌이라 낭만 여행이 더 들뜨고 힘이 됐던 것 같다.


앞에서 여러 경험을 하고 꾸준히 새로운 시도를 하시는 밤밤님, 추진력있고 계획적이고 배려가 깊은 혀늬님, 잔잔한 매력에 사랑스러운 매력을 지닌 예은님. 각각의 다재다능하고 매력있는 분들의 다양한 에너지들이 모여서  낭만 여행이란 이름으로 묶여 넘 소중하고 행복했다. 함께 시간을 공유해줘서  고맙고 소중하다. :)


낭만적인 분위기에 젖어 그리운 아쉬움을 한스푼을 남기고 여행지를 떠난다. 삶 속으로 돌아와 여행지와 같은 설렘을 다시금 꿈꾼다.


평범하고 일상적이지 않은 현실에 매이지 않은 그런 낭만과 꿈을 상상하는 것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현실에서 직접 실현해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모두의 꿈을 응원한다.

작가의 이전글 <운동할 것 감각할 것 그리고 위로할 것_후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