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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온 Apr 03. 2023

벚꽃에 흠뻑 취해버리다.

하늘 꽃 사람 그리고 기록

계절의 변화_ 물들다.


깊은 강물처럼 차갑게 푸르른 하늘 밑에 분홍빛 벚꽃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차가운 겨울이 따스한 봄으로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내음이 기분 좋다.


하늘은 차디찬 겨울을 닮아 푸르르다. 하늘은 눈송이를 닮았다. 하늘은 눈송이처럼 흩날리는 벚꽃의 아름다움에 넋이 나가 벚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강물을 품은 하늘을 찰칵

벚꽃을 가만히 바라보니 어느새 하늘은 불그스레 두뺨이 물들어 버렸다. 푸르른 하늘은 벚꽃을 계속 바라보다 아주 조금씩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분홍빛 벚꽃을 닮아버렸다.


하늘은 차가운 눈이 흩날리는게 그리웠는데 벚꽃을 보니 차가운 겨울은 이내 기억이 나지 않고 그렇게 따스한 분홍빛 벚꽃을 바라보다 닮아가게 되었다.


하늘은 눈처럼 흩날리는 벚꽃이 넘 아름다워서 입김을 살살 불어보았다. 꺄르르 간지러워 방긋 웃는 벚꽃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벚꽃이 흩날려 사라지고 있단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하늘의 품 속에 소용돌이치며 장난질치는 벚꽃을 보며 하늘은 바보같이 마냥 행복했다.


밤하늘 별 눈꽃송이같은 벚꽃길

하지만 하늘은 벚꽃이 눈처럼 흩날리는 순간이 찰나임을 알지 못했다. 항상 자신처럼 변함없이 그대로 영원히 함께 머물러 있을 줄만 알았다.


하늘의 입김에 벚꽃은 소용돌이 치는 순간이 즐거웠지만 끝이 보임을 내색하지 않았다. 사실 하늘은 점점 끝이 다가오고 있음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끝까지 모른 척하고 싶었다.


하늘은 조용히 뽀얀 안개같은 구름 속에 많은 물들을 가득 삼켜 숨겨냈다. 하늘은 입김을 불길 멈추었지만 벚꽃이 모두 지고 앙상해지는 것을 지켜낼 도리가 없어서 안쓰럽고 마냥 미안했다. 자신에 행복에 취해 벚꽃이 모두 앙상하게 져버리는 걸 미쳐 알지 못했다. 벚꽃을 붙이려 안달복달했지만 이미 떨어진 벚꽃잎을 다시 붙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팝콘나무_배고픔 주의

하늘의 떨리는 작은 숨결 속에 사라져버릴만큼 벚꽃송이들은 이미 연약하게 지쳐있었다. 더 이상 아무리 찾아도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 앙상한 벚꽃 가지의 가녀린 모습이 안쓰러워 견딜 수 없어서 하늘은 엉엉 울어 버렸다. 숨겨뒀던 눈물이 참을 수 없이 터져나오는 모양을 하늘은 주체할 수 없었다.


지쳐서 희뿌옇게 짙은 회색깔로 변하는 자신을 모를 정도로 하늘은 무너져내렸다. 이따금 저릿하게 스치는 섬광과 번개소리에 섬뜩하게 놀라 고독감에 미안한 죄책감에 벌벌 떨어야만 했다. 또다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까 무서워 잔뜩 지레 겁부터 났다. 사실 하늘은 하늘 아래 모든 것들이 아름다워 다가가고 싶고 품고 싶었지만 선뜻 용기가 안났다. 아픈게 참 무서웠다.


그냥 초록초록이 넘 청량해서

그렇게 하늘은 많은 눈물로 분홍빛 색깔이 씻겨져 내렸다.

그리고 다시금 따사로운 햇살이 하늘을 따스하게 품어줬다.

햇빛의 눈부심에 약간은 투명하게 용기가 자라났다. 하늘의 많은 물로 씻겨져 내린 자리 아래에 조그마하게 푸릇푸릇 초록색 싹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늘이 엉엉 울어버린 자리에 하늘이 흘린 물을 잔뜩 머금고 하늘을 알아봐준 푸릇푸릇한 새로운 싹이 하늘에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늘은 헤어짐이 두렵지만 또 다시 자그마한 생명의 아름다움의 취해 바보같이 멍하니 감탄하며 새싹의 푸르름을 바라보 또 다시 시작한다.


하늘은 그렇게 새싹의 초록빛의 청량함을 또 닮아가기 시작한다. 그렇게 다시금 자신과 새싹을 그냥 믿어본다. 그렇게 또 다시 계절의 내음이 공기와 온도, 소리, 빛깔과 모양이 모두 변하기 시작했다. 하늘은 청량함이란 푸르름으로 물들었다. 그렇게 봄이 가고 여름으로 물들었다.


밤하늘 별처럼 쏟아질 것 같은 벚꽃길


하늘을 그리다가 꽃나래 색종이를 닮은 노을지는 하늘이 떠올랐다. 그 아름다움을 살포시 옮겨 담고 간직하고 싶어져서 하늘을 그려보았다. 사진으로 담은 하늘과는 다른 분홍빛으로 불그스레 수줍게 물든 벚꽃을 품은 하늘을 상상력을 가득 담아서 그려본다. 내가 그린 그림을 보니 요즘 눈에 들어오는 벚꽃이 떠올라서 끄적끄적 단편소설(?)을 보았다.


꽃나래 색종이를 닮은 하늘 그림을 그려보다.
당신은 가장 아름다운 꽃이다.


그림의 어원은 '그리움'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항상 아름다운 어떤 것들을 기억하고 간직하고 싶어서 그렇게 그림과 사진, 글로 기록하고 남기나보다.

기록하고 싶은게 많은 건  아쉽고 간직하고 싶은 사랑하는 것들이 많아서일까?


지금은 푸르지만 시시각각 계절의 내음이 변하듯 그렇게 하늘은 매번 변하고 있었다. 사람도 어떤 사람과 함께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닮아가고 물들고 변하고 자라나는 것 같다.


그러니 우린 구태여 서로를 바꾸려하지 않아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매순간 변하는 존재인 것 같다. 그냥 아무 것도 안하고 바라만 보아도 아름답고 그냥 좋다는것을 너무 욕심부리지도 고 급하지 않게 조금씩 천천히 다가가는게 중요한 것 같다.

길바닥에 떨어져 있던 꽂송이_꽃꺽기NO

너무 좋다고 감정에 취해 원치 않는 호의를 베풀기보단 상대방이 정말 원하는 부분을 물어보고 동정을 하기보다는 마음으로 공감하기를 분석하며 정의내리며 판단하기보다는 그냥 새롭게 상대를 알아갈 수 있기를 꿈꾼다. 그러니 잘 하겠다며 너무 힘이 들어가서 욕심부리며 체하지 않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를 다듬어가과정 삶에서 필요한 것 같다.


아름다운 꽃을 꺽어 꽃다발로 만들어 버리는 사람이 아니라 따스한 햇볕으로 옮겨주고 목마른 갈증을 해소할 물을 주며 예쁘게 자라날 수 있게 기도해 줄 수 있기를 꿈꾼다.


그렇게 관계를 맺으며 함께 걷보면 한치 앞도 모르는 미래만을 보며 너무 불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미래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으니까. 지금의 순간에 아름다운 것들을 바라보며 현재에 집중하며 조금씩 자라나다보면 또 다시 새로운 찬란함을 마주할테니까.

찬란하게 빛나는 윤슬이 아름답다.


때로는 비가 내리고 천둥이 치기도 하고 화창하기도 하고 울그락불그락 변하는 색감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사람을 닮은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며 봄이란 계절에 벚꽃에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보길 바란다.


아름답다의 '답다'는 나다움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어떤 특정한 보편적인 기준의 틀에 모든 아름다움을 맞추려들기보단 벚꽃은 벚꽃답고 새싹은 새싹다울 때 가장자연스럽고 아름다운 것 같다. 인공적이지 않은 모습 안에서 사실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인간사가 종종 엿보인다. 사람은 자연과 참 닮았으니 자연처럼 좀 더 힘빼고 자연스럽게 유연하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그러니 당신도 있는 그대로 당신다울 때 가장 아름답다.

뭔가 바꾸고 꾸미려하지 않아도 이미 아름답다.  걸 알고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불안해하지 말고 그냥 나아갔으면 좋겠다.


하늘의 맑음이 닮았다.


그러니 지금 눈 앞에 있는 현재에 예쁜 꽃을 보면 '예쁘다. 아름답다. '하며 마음껏 감탄해보면 어떨까? 이 찰나의 순간은 다시 오지 않을 아름다움이니까. 아름답다고 얘기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조금은 간질간질 오글거려도 예쁜 하늘과 사람을 보며 ' 참 아름답구나. '기분 좋게 한마디를 건내며 용기내보면 어떨까? 아름다움을 즐긴 것을 동력삼아서 앞으로 펼쳐질 한치 앞도 모르는 미래에 불안해하기보다 조금 더 찬란한 미래를 꿈꿔봐도 괜찮지 않을까? 원래 인생은 롤러코스터처럼 기복이 있고 계절은 매번 새롭게 변하니까. 뭐 실패하면 배운 셈치면 되고 액땜한 셈 치면 되지. 그러니까 결론은 당신들 모두 찬란한 꽃이라고!아름답다. 고 얘기해주고 싶었어. 벚꽃을 보면 험난한 세상이 조금은 달리 보이는 것 같다. :)



너도 나도 우린 모두 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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