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작가시즌1
(글 때리는 남자)

미스터작가시즌3번째 글

by 글심저격

사회자: 이번에 소개해 드릴 미스터 작가 시즌1의 참가자는 참가번호 2 글 때리는 남자입니다.

어떤 계기로 미스터 작가 예선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소감을 들어 보겠습니다.


글 때리는 남자 : 어려서 아버지는 제가 공부를 잘해도 때리고 잘 생겼다고 때리고 뭐를 하든 매일 매를 맞고 살았습니다. 그건 사랑의 매라기 보단 뭔가 중독에 가까웠습니다. 저는 어른이 되면 때리는 남자가 되지 말자 굳은 결심을 하였는데 그 피를 물려받았는지 때리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전 사람을 때리는 대신에 글을 때리기 시작하였고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으면 야구방망이로 공을 때렸습니다. 글을 때려보니 골 때리는 글도 나오고 골절되는 글도 나왔지만 글 때리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아버지는 지난날을 후회하며 팽이를 깎고 매일 팽이치기를 하시며 수련을 하고 계십니다.


사회자:그런 뼈아픈 사연이 있었군요.

이번 글은 뭔가 뼈 때리는 글이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과연 글이 어떤 지 기대해 보겠습니다.


타자와 글

나는 아무 공이나 안 때린다. 정확이 내가 때리고 싶은 공만 때린다.

그 공이 나에게로 와서 나와 눈이 마주쳤을 때 그 순간이 최적의 타이밍이다.


마구 여기저기 들이대는 공은 때리고 싶어도 참아야 한다.

나와 눈이 마주친 그 공이 한가운데로 올 때 만 때린다.

설령 빚 맞을지라도 아쉬움 없이 온 힘을 실어 작살낸다.


글도 마찬가지이다. 막 때려 갈긴다고 글이 잘 나오는 것이 아니다.

한결같은 인내와 기다림 끝에 휘두르면 뼈 때리는 홈런 글이 나온다.

오늘도 난 야구 방망이를 휘두르며 뼈저리게 글을 때리고 있다.


사회자: “타자와 글” 내용이 범상치 않습니다. 글을 잘 때려서 홈런이 나오겠는데요. 뼛속깊이 새겨지는 글입니다. 이글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참가자님 말씀을 들어보겠습니다.


글 때리는 남자: 저는 하루라도 공을 때리지 않으면 미칠 거 같고 글도 마찬가지라 매일 글을 때립니다. 얼마 전에 자다 말고 꿈에서 스윙 연습을 하다 와이프가 맞아 방망이로 얻어맞은 적도 있습니다. 사실 아버지보다 와이프가 더 무섭습니다. 워낙 맞는데 달련된 몸이라 하나도 안 아팠습니다. 어쩌면 저는 때리는 중독에 걸렸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 같은 사람도 뭔가에 매일 뭔가에 집중해서 때리다 보니 그게 글이 되고 삶이 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회자: 글을 때려야 하는 삶이라 포볼로 나갈 수는 없어 보입니다. 여기서 심사위원의 평가를 보겠습니다. 예상대로 합격이 75분, 불합격이 35분 주셨습니다. 한 분이 기권을 하신 거 같은데 그 이유를 나중에 들어보도록 하고 합격을 주신 6번 심사위원의 평을 들어 보겠습니다.


심사위원 6번: 글을 읽으면서 정말 글을 때릴 줄 아는 분을 만났다. 이런 생각이 들었고요.

저도 한방 얻어맞은 느낌입니다. 그만큼 임팩트가 있고 홈런 다운 글입니다. 때리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누르면 병이 되거든요. 그런데 참가자님은 야구를 통해서 공을 때리고 그러다 글까지 때리면서 이 좋은 글이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좋은 글은 쉽게 얻어지지 않습니다. 글을 내보내고 싶어도 기다릴 때가 있고 그 시기가 잘 맞아야 글도 빛을 보지 않나 싶습니다. 그 시기가 참가자님이 지금이라 생각됩니다.


사회자: 네, 심사평 잘 들었습니다. 이어서 기권을 하신 12번 심사위원의 평을 들어 보겠습니다.


심사위원 12번: 참가자님이 글을 때리는 것이 마치 카타르시스 같은 게 느껴집니다. 좀 나쁘게 말하면 위험할 수 있고요. 잘 못하면 심하게 때려서 본인의 글을 학대할까 걱정이 됩니다. 공과 글을 사람으로 생각하며 때리지는 않는지, 더 지체하다간 글이 주화입마에 빠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에 치료가 필요할 거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령 빚 맞을지라도 아쉬움 없이 온 힘을 실어 작살낸다.” 글을 꼭 잘 때려야만 좋은 글이 나오는 건 아닙니다. 참가자님의 말씀처럼 헛방일지라도 후회 없이 아쉬움 없이 남기는 글이 이 시대에 필요하다고 보고 높이 평가합니다.


사회자: 헛방에도 좋은 글이 있다는 말 잘 들었습니다. 예선 합격을 축하드리며 마지막을 소감 한 말씀 듣고 마치겠습니다.


글 때리는 남자: 사실 요 며칠 전 밥도 안 먹고 24시간 공을 때리고 글을 쓰다 보니 어느 순간

글에서 검은 기운이 보이고 글을 쓰는 제 손이 발작을 일으켜 제어가 안되었습니다. 좀 전에 심사위원 12번 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주화입마에 빠져 드는 것 같았습니다. 내공이 있으신 심사위원님이 계셔서 저의 상태를 잘 진단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글이 마교에 빠지지 않도록 동방불패를 찾아가 공력을 가다듬고 “규화보전"을 터득해서 글맥이 상하지 않도록 근력을 훈련해서 다시 찾아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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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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