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터작가시즌6
사회자: 이번에 소개해 드릴 미스터 작가는 참가번호 5번 글을 털어라입니다. 글에 먼지가 나서 터는 것이지
글을 훔치는 사람인지 궁금합니다. 어떤 계기로 미스터 작가 예선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소감이 궁급합니다.
글을 털어라: 어려서부터 어둠의 세계에 빠져 불량한 삶을 살았습니다. 초등학교 때 노르웨이 오슬로 뭉크 미술관에서 뭉크의 절규를 훔치다가 다른 형들이 잡혀가는 것을 보고 절규하였고 고등학교 때에는 두바이 브루즈 칼리파 빌딩에 숨은 금은보석을 유리벽을 타고 오르다 떨어져 죽을 뻔하였습니다. 그때부터 마음을 잡고 은둔생활을 하고 있던 중 오션스 11이 찾아와 한 번 털어보자고 무릎을 꿇고 비는 바람에 마음이 흔들려 딱 한 번만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라스베이거스 대형은행 금고를 털려고 위장해서 갔는데 우연히 청소부 아주머니가 잡지를 터는 것을 보고 자수를 하였습니다. 잡지에 털린 글이 인생을 바꾸었습니다. "글을 터는 자가 영원히 목마르지 않다" 그게 어떤 삶인지 저는 교도소에서 책을 미친 듯이 읽고 글을 써서 세상의 마르지 않는 우물이 되어 보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사회자: 참가자님은 10년 동안 복역을 마치고 금은보석을 터는 삶에서 어떤 글을 터는 삶 일지 무대가 글 먼지로 가득한 느낌입니다. 어떤 글인지 읽어 보겠습니다.
글을 털어라 :
제목 글 터는 인생
한 번 사는 인생
돈의 가뭄이 싫어
금은보석을 털었네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난 글이
새 사람으로 거듭나라고
교도소로 내 삶을 이끌었네
독방에서 한 줄기 비치는 빛에
책 한 줄 읽고
바퀴벌레와 심오한 대화를 하며
깨달았네
글은 책을 읽고 사유하고
글을 쓰고 말하다 보면
글은 순순히 털리네
은행 금고에만 돈이 있는 것이 아니고
글에도 돈이 있고 인생이 있어
난 은행에서 금은보석을 터는
삶에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글을 턴다네.
사회자: 개과천선하여 금은보석을 터는 삶에서 글을 터는 삶, 참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이 글을 어떻게 쓰게 되었는지 참가자님의 소감을 들어 보겠습니다.
글을 털어라: 처음에 책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까? 읽어도 지루하고 잠만 오고 책을 접어 두었습니다. 옛날 버릇이 나와 수감생들의 담배, 칫솔, 양말, 생활용품을 빼앗다가 교도관에 걸려 독방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하루 종일 멍 때리기, 하루 종일 먹고 잠만 자기, 어둠 속에서 한줄기 햇빛보기였습니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도저해 말할 사람도 없고 미칠 것 같아 책을 달라고 하여 읽지는 않고 구석에 처박어 놓았습니다. 근데 바퀴벌레가 책 위를 지나다니며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하찮은 벌레도 책을 읽는데 벌레만도 못한 나는 각성했습니다. 그 뒤로 바퀴벌레를 스승으로 모셨고 인내하며 책을 읽는 방법, 기어서 책을 읽는 방법, 뒹굴며 책을 읽는 방법, 졸면서 책을 읽는 방법, 어둠 속에서 눈에 불을 켜며 읽는 방법, 남의 글을 털어 내 글로 만드는 방법, 소리 없이 글을 터는 방법, 글을 털어 부자 되는 방법, 글로 인생이 행복해지는 방법 등을 배웠습니다. 이 글도 독방에 있을 때 쓴 글입니다.
사회자: 바퀴벌레 스승에게 책에서 글을 터는 방법을 배우셨다니 놀랍습니다. 저의 집 반려견은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운동도 안 하고 밥만 축네는데 교도소에 보내면 개가 천선하여 오지 않을까 싶네요.. 여기서 심사위원의 평가를 보겠습니다. 불합격 61분, 합격 39분 주셨습니다. 안타깝습니다. 불합격을 주신 심사위원 37번 님의 심사평을 들어 보겠습니다.
심사위원 37번: 제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면서 글을 턴다는 말은 처음 들어 봅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엉터같은 소리입니다. 마치 롯데타워를 모래로 쌓아 올린 것 같은 글입니다. 글을 털다가 무너져 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고 심사하는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의 소중한 글이 다 털리는 느낌입니다. 이분은 다시 본업인 글보다 돈을 터는 일이 어울리거 같습니다. 혹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연채 하시지는 않았는지, 빌려간다고 하면서 훔쳐가지는 않았는지 의심이 됩니다. 교도소에서 바퀴벌레의 가르침을 더 받았어야 했으며 수양이 덜 되었습니다. 차라리 교도소에서 출소하지 않았으면 우리의 소중한 글이 이렇게 허무하게 털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전 참가자 분과 글을 우주 밖으로 날려 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사회자: 글을 우주 밖으로 날려 버리고 싶다. 너무 모욕적인 발언 같습니다. 참가자님의 멘틀이 털리지 않을까 염려스럽습니다. 불학 격 주신 심사위원 51번 님의 심사평도 들어 보겠습니다.
심사위원 51번: 지금 이곳은 글 먼지로 가득합니다. 글 먼지로 가득하여 숨을 쉴 수가 없습니다. 창문을 열어 글을 환기시켜야겠습니다. 글은 터는 존재가 아니며 소중하게 보석처럼 보관하고 읽고 써야 할 귀한 존재입니다. 독방에서 써서 혼자만의 세계에서 나온 글은 위험합니다. 이 글을 다시 수감해야 한다고 봅니다. 교도소는 사람을 교화하는 것이지 글을 교화하는 곳이 아닙니다. 이곳에 털린 모든 글들을 데리고 호주머니에 바퀴벌레도 데리고 교도소로 돌아가십시오. 참가자님이 바퀴벌레를 풀어 우리의 소중한 글이 다 털릴까 두렵습니다.
사회자: 심사위원 51번 님도 심사평도 무시무시합니다. 참가자님이 다시 교도소로 돌아가고 픈심정이 아닐까 걱정스럽습니다. 그럼 합격을 주신 심사위원 79번 님의 심사평을 들어 보겠습니다.
심사위원 79번: 지금 두 분의 심사위원의 말은 무시하십시오. 저는 이분이 청소부 아주머니가 잡지를 청소하면서 터는 순간 털린 글을 보면서 "글을 털면 영원히 목마르지 않다"라는 털린 글귀가 인생을 바꾸었다고 봅니다. 훔친 금은보화가 가득하여도 마음속 한구석에 채워지지 않는 갈급함이 글 한 구절에 무너져 버린 것입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마음입니까? 글에 대한 갈급함을 우린 잊지 말아야 합니다. 참가자님의 갈급함은 독방에서 정신적인 지주인 바퀴벌레 스승을 만나 글을 승화시켰다고 봅니다. 우리 일반인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글의 수준이며 글을 턴다는 신조어를 창조해 냈습니다. 저도 교도소에 들어가 슬기로운 감방 생활을 바퀴벌레에게 배워볼까 합니다. 슬기로운 글을 털어보고 싶습니다.
사회자: 슬기로운 글을 턴다. 기대가 가득입니다. 꼭 교도소에 입소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님의 소감을 듣고 마치겠습니다.
글을 털어라: 교도소에서 제가 책을 1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읽고 썼습니다. 바퀴벌레 스승에게 글을 터는 가르침을 전수받아 새로 태어난 바퀴벌레에게 글에 대한 모든 방법들을 전수하였습니다. 바퀴벌레가 저를 잘 따랐고 책을 더 읽어 달라고 글을 터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수천 마리가 내 몸에 붙어 제 가르침을 배웠습니다. 이들은 학습속도가 빠르고 번식력도 빨라 독방을 가득 매울 정도였습니다. 교도소에서 제가 가르친 바퀴벌레 제자들이 수감자를 가르칠 것이며 영원히 목마르지 않고 책에서 글을 터는 법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제가 비록 불합격되었지만 바퀴벌레 스승님의 뜻에 따라 집에 있는 거미와 돈벌레에게도 글을 터는 방법을 가르쳐 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