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작가시즌 1(글심저격)

미스터작가시즌시리즈8

by 글심저격

사회자: “이번에 소개해 드릴 미스터 작가는 글쓰기에 혜성같이 등장한 이단아 참가번호 8번 글심저격입니다. 어떤 계기로 미스터 작가 예선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소감이 궁금합니다.”


글심저격: “제 어머니는 오래전부터 중병인 식곤증에 시름시름 앓고 계셨습니다. 그 병이 더 심해져 영원히 잠들까 봐 두려움이 컸습니다. 요즘 입맛이 없다며 거위 간 요리, 샥스핀, 제비집까지 드셨지만 호전되지 않는 거예요. 제가 이 무대에 작가로 데뷔해 상금을 타서 알마스 캐비어를 잡수시게 하고 싶은 마음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중도에 몇 번 포기하고 싶었지만, 어머니를 생각하면 그럴 수 없었고 제 글이 너무 아까워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사회자: "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대단하군요. 과연 글은 어떨지 읽어 보겠습니다."

글심저격: 제목 : 소박해 대단해 니가해


내 꿈은 소박해

벚꽃 휘날리는 여의도 땅의 소유주

삐까 번쩍 63 빌딩 건물주

영원히 마르지 않는 한강 물의 주인


내 꿈은 대단해

여의도 땅에 농사를 일구고

63 빌딩에 소와 돼지를 키우고

한강에 빨래하고 멱감는 그 시절, 그때로


그걸 니가 다 해 줬으면 해


사회자: "뭔가 역설적이고 철학적이면서도 위트가 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글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글심저격: “저는 이 글을 쓰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폐지를 팔아 모은 돈으로 두바이 호텔 뷔페에서 배 터지게 먹고 십억 원짜리 명품지갑을 사고 나니 인생이 너무 허무해지는 겁니다. 내가 이렇게밖에 못 먹나? 난 왜 비싼 것을 못 사나?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갑자기 배가 아파 스위트룸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다가 소박한 내가 대단해지면 어떨까 하다가 니가 하면 되겠구나 싶어 십 분 만에 쓴 것입니다.”


사회자: "저도 폐지를 주워 그렇게 해보고 싶군요. 그럼, 여기서 심사의원의 평을 들어보겠습니다." 합격이 100분 불학격 0입니다. 대단합니다. 기네스북에 오를 일입니다. 아무래도 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때문인가요?

합격을 주신 심사 위원님 13번 님의 심사평을 들어 보겠습니다.


심사위원 13번: "개인적으로 글의 감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이 글을 보면 억지로 짜 맞추려고 쓴 거 같지가 않아요. 새로운 창작의 탄생이고 이건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참가자만의 창작법이 아닐까 합니다. 진정한 글을 보게 된 거 같아서 저도 흡족합니다. 특히 마지막 구절에 ’ 그걸 니가 다 해 줬으면 해’에서 그걸 심사위원인 내가 해야 하는 마음마저 드는 아주 훌륭한 글이었습니다."


사회자: 새로운 창작의 탄생, 진정한 글의 찬사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평가해 주셨습니다. 대단합니다. 다음은 심사위원 67번 님의 심사평을 들어 보겠습니다.


심사위원 67번: “어쩜 글이 순수하고 아름다울까 감탄하다가 참가자님을 보고 알았습니다. 눈이 맑은 호수 같고 부드러운 눈썹, 삶의 여정이 담긴 주름, 어디 하나 거부할 수 없는 포근함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숨소리조차 고요하고 평화로운 얼굴에서 솔직히 글은 볼 것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맑고 깨끗한 글 너무 좋았고요. 청초하고 순수함을 계속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오늘 정말 보석을 발견한 기분입니다. 너무 좋습니다.”


사회자: 저도 참가자님의 눈을 본 순간 호수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죽을 뻔하였습니다. 심사위원 89번 님의 평심사평을 들어 보겠습니다.


심사위원 89번: “솔직히 이 참가자는 뭐지? 도대체 어디 있다가 이제 나타났지? 대중들은 이런 글이 그리웠는데 이제 나타나 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이 미스터 작가 시즌1은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는 작가 배출 프로그램인데 이 참가자님 아니 이 참가자님 때문에 있는 프로그램 같아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우리 삶의 애환을 누구나 꿈꿀 수 있고 이해하기 쉽게 쓴 작가는 처음일 것입니다.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 "

사회자: 대단한 찬사들이 이어져 제가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너무나 출중하신 참가자분이 나타나셔서 아마 오늘 프로그램이 끝나면 전화가가 빗발치고 KPS뉴스, SNS에 화제 만발 할거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심사위원 100번 님의 심사평을 들어 보겠습니다.


심사위원 100번: “제가 사실 100번째 이긴 하지만 제일 마지막에 하트를 눌렀습니다. 글을 읽다 보니 홀려서 그만 버튼 누르는 것을 깜빡했습니다. 입을 못 닫을 정도로 그냥 푹 빠져서 침 흘리며 글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너무 독창적이고 폭발적인 그 문장력에 그만 반했습니다. 현역 작가인 내가 살짝 질투가 날 정도로 제가 써 보지 못한 감히 생각지 못한 작품이고요. 이미 예선은 통과하셨으니 앞으로의 글이 더 기대되고요. 결승에서 뵙겠습니다."


사회자: "아직까지 미스터 작가 시즌1에서 한 번도 100분의 합격을 받아 본 적이 없었는데요. 너무 놀랍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글을 기대하며 참가자님의 소감을 듣고 마치겠습니다."


글심저격: "먼저 제 글이 가치를 알아봐 준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립니다.


모든 글에는 생명이 있습니다. 글을 통해 말할 수 없는 위로와 희망을 얻기도 합니다. 세상에 죽은 글은 없습니다. 다만 그 글이 쓸모없다고 지우고 버리는 인간만이 있을 뿐입니다. 저는 그런 가여운 글을 모아서 세상의 빛이 되고자 합니다.

다음엔 공병을 모아 람보르기니를 타고 폼 나는 글을 써 볼까 합니다.

제 글은 소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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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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