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자유무역 하자더니, 이제와서 보호무역 하겠다고

야매쉐프가 말아주는 국제정세 스파게티 : 순한맛 첫번째

by 야매쉐프

이 글은 '세계정세 스파게티 : 보호무역 편' 1편입니다.

프롤로그부터 읽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프롤로그 : https://brunch.co.kr/@eb690529fcce49a/9






요즘 뉴스를 보면 도대체 미국이 왜 저럴까 싶고,


관세가 뉘집 애 이름도 아닌데
저렇게 쉽게 올렸다 내렸다 하나 궁금하지 않은가?


세계 초강대국 미국이 뭐가 아쉬워서
“우리 땅에 공장 만들어!”를 요구하는지.


독일이 갑자기 “국내 산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하자
주변국들이 혹시 총리에게 콧수염이 자라지 않았나 하고 긴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은 왜 수십 년 만에
“산업정책 복원”을 선언하고 있을까?


‘이거 어디서 많이 본 그림 같은데?’ 싶다면,
‘아니 도대체 세상이 왜 이렇게 돌아가는 건가?’ 싶다면


좋다.

당신은 지금 출출한 상태다.


"주문하진 않으셨지만 일단 스파게티 나왔습니다."

(아니어도 이미 나와버렸어요)


야매조리법을 통해 지인과 가족들에게

국제정세 요리왕이 되는 비법.


지금 시작합니다.




우선 이 현상을 이해하려면
경제와 무역에 대한 아주 기초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경제학의 국제경제학에서는

가장 먼저 비교우위론을 배운다.
교과서 열에 여덟은
“국가 간 교역은 서로에게 이득이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그게 너무 당연하게 들려서
반박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선진국이 개도국과 교역하면
보통 얻는 것은 노동집약적 재화다.
값싼 의류, 부품, 소비재 같은 것들.


개도국은 그 대가로
선진국의 자본집약적 재화를 얻는다.


겉으로는 윈윈이다.
문제는 반복되면 구조가 고정된다는 점이다.




교역이 오래 지속되면
선진국에서 사라지는 건 ‘저부가가치 산업’이 아니다.


산업의 밑바닥 근력이다.


기계가 돌아가는 공장,
사람 손이 들어가는 라인,
그 위에 쌓이는 기술·숙련·중간재·공급망...


이 모든 것은 하나의 생태계다.


그리고 이 생태계는 한 번 무너지면

보조금 몇 푼으로 다시 세워지지 않는다.




자유무역의 결과는 아니지만,

제조업 생태계가 무너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주는
참조할만한 사례가 있다.


“해가지지 않는 나라의 진짜 원조 스페인.”


사람들은 흔히 영국을 떠올리지만
그 원조는 사실 스페인이다.






해가지지 않던 스페인의 제조업이 무너진 과정은 단순했다.

신대륙에서 금·은이 쏟아져 들어오는 동안
스페인은 부자가 되었다.


하지만 그 부(富)의 홍수는
자국 산업을 잠식했다.


돈이 너무 많으니

“다 사오면 되지, 우리가 왜 만들어?”가 되어버렸다.


노동도,기술도,중간재도,장인도,설계역량도

천천히 사라졌다.
(물론 종교적 요인도 있었지만)


결국 생산의 기반을 잃었고,
기반이 사라지자 국력도 증발했다.


부의 양이 아니라,

부를 만들어내는 체력이 사라진 것이다.


16세기의 이야기지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미국은 왜 반도체를 국경 안으로 끌어들이려 하는가?
EU는 왜 프랑스,독일을 중심으로 제조업 부활을 말하는가?
일본은 왜 ‘산업정책’을 입에올리나?


겉으로는 지정학·기술패권·중국 견제처럼 보이지만
그 기저에서 하나의 경고음이 꾸준히 울린다.


“자유무역이 국가의 제조업을 약화시킨다.”
혹은

“약화시킬 수도 있다.”

혹은
“약화시켜 왔다.”


표현은 선택하면 된다.


제조업이 흔들리면
경제력의 기반이 흔들린다.


결국 자유무역은
그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
국력 약화를 가져올 수 있다.






자유무역이 세계 전체에 이득을 준다는 말은 맞다.

하지만 나라 하나하나의 입장에서 보면
그 이득은 균등하지 않다.

특히 선진국은
‘더 많이 가진 쪽’이 아니라
‘더 잃을 수 있는 쪽’이다.


현실에서 강대국은
자유무역을 밀어붙이다가
자기 산업이 흔들리는 순간
가장 먼저 자유무역을 버린다.


이건 이론이 아니라 관찰이다.


교과서는 “파이를 키운다”고 적어두지만
현실에서는

파이가 커지는 동안 누군가의 식탁은 비어간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가?

국가는 본능적으로 보호주의로 돌아간다.
자기 체력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런 움직임은
한 국가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 국가가 보호주의를 선택하면
그 옆의 국가도 비슷한 선택을 하게 되고
블록이 만들어지고
벽이 높아지고
세상은 조금씩 좁아진다.

세상이 좁아지니, 선택지가 줄어든다.

메뉴판 가짓수는 줄어드는데

남은 메뉴들은 맛이 없다.

가끔은 최악의 메뉴선정을 하기도 한다.


듣고보니 이게 "자연스러운 현상"인것같긴 하다.



그리고 드는 의문.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된다는건데?



이 질문을 다음 편에서 이어가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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