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이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
실버타운과 대단지 아파트의 커뮤니티에 대한 이야기에 이은 이야기를 덧붙여 한 가지 더 해보고자 한다.
앞서 이야기했듯 대단지 신축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입주민들만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깔끔하고, 외부인이 없고, 집에서 나가 외부로 나가지 않아도 수영과 식사, 운동,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나를 좀 더 특별한 사람으로 느낄 수 있게 하는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관리비 측면에서 말이다.
현재 신축 대단지 아파트 분양 광고에서는 헬스장은 물론이고 수영장과 영화관, 스크린 골프, 그리고 조식 서비스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매혹적인 문구로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시설의 운영비 또한 '프라이빗'하게 입주민들에게 부과된다. 자신이 집에서 쓰는 수도와 난방, 가스비용은 별도이다. 한정된 입주민을 대상으로 이것들이 원활하게 운영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한 번은 남편과 함께 산책 삼아 서초구 그랑자이 단지를 걸어 다니며 구경한 적이 있다. 요즘의 신축 단지들은 조경을 정말 멋지게 한다는 것에 감탄을 금치 못하며 커뮤니티 시설을 살펴보았다.
서초그랑자이는 21년도에 완공된 1446세대의 대단지 아파트이다. 우리는 멀찍이서 단지 내 CGV영화관 표시가 있는 것을 보고 역시 좋은 아파트에는 CGV가 이렇게 따로도 들어온다며 부러워하고 감탄을 했는데 문 앞에 다가가보니 운영을 일정기간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있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 그렇겠지만 뉴스기사를 보아도 커뮤니티 운영이 원활하게 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시설들을 모두 운영하려면 기준에 맞는 관리 직원을 두어야 하고 정기적인 시설점검을 해야 하며 유지보수비가 지속적으로 지출되어 내가 사용하지 않아도 관리비에 청구되게 된다. 특히 수영장은 시설관리비가 많이 든다고 한다. 조식도 일정 인원이 보장되지 않으면 운영수익이 나기 힘든 구조이다.
반포의 최고급 아파트인 '래미안원베일리'조차도 비용 문제로 인해 오는 9월 조식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만큼 커뮤니티 서비스는 쉽지 않은 운영구조를 가지고 있다.
나는 더운 여름이 되면 퇴근 후 10년 이상 해오던 수영을 일주일에 두세 번이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나는 빌라에 살고 있기 때문에 커뮤니티 시설은 꿈도 꿀 수 없고, 집이나 직장 근처의 문화센터나 체육시설을 찾아보아야 했다. 내가 사는 거주지에는 역삼 청소년 수련관이 도보로 10분이면 가능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나라에서 운영하는 체육과 문화시설의 특징은 수강료가 매우 저렴하다는 것이다. 일반 사설 운영보다 사람이 붐비고 시설이 노후되기는 했지만 관리가 잘 되어있기 때문에 그런 점만 감수한다면 별 불편함 없이 하고자 하는 것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
역삼 청소년 수련관 같은 경우는 수영, 헬스, 필라테스 같은 체육 시설 외에도 아이들을 위한 음악, 미술, 컴퓨터와 영어 교육 같은 거의 전범위에 걸친 분야의 강습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어 운영하는 내내 오가는 차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아파트 커뮤니티도 물론 좋지만 이렇게 나라에서 운영하는 문화체육 시설이 집 근처에 있는 것이 관리비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집을 고를 때 지속적으로 운영가능한 형태의 커뮤니티 구성인지, 관리비는 얼마나 나올지에 대해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집 근처에 가족의 전 연령대가 이용가능한 공공 문화체육 시설이 위치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이는 삶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아파트 커뮤니티의 화려한 모습에 속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