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레카 상수

by 레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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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자리 숫자로 하는 간단한 놀이가 있다. 당신이 어떤 숫자를 선택하든, 단 7번의 계산만으로도 하나의 신비로운 숫자에 도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그 숫자는 바로 6174, 모든 네 자리 숫자가 향하는 종착역이다.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네 자리 숫자들이 숨겨진 질서에 따라 하나의 목적지를 향해 수렴한다. 마치 서로 다른 강들이 결국 바다로 흘러가듯, 3524든 7891이든 1000이든, 모든 네 자리 숫자는 예외 없이 6174라는 수학의 블랙홀로 빨려든다.

이것은 추측이 아니다. 이것은 증명된 법칙이다. 그리고 이 법칙의 발견자는 인도의 한 외로운 수학자, 카프레카였다.


3524라는 숫자 하나를 무대에 올려보자. 이 숫자가 어떤 춤을 추는지 지켜보자.

먼저 각 자릿수를 내림차순으로 재배열한다: 5432 같은 자릿수를 오름차순으로 재배열한다: 2345
큰 수에서 작은 수를 뺀다: 5432 - 2345 = 3087

3087이 무대에 등장한다. 이제 이 숫자가 같은 춤을 춘다: 8730 - 0378 = 8352

8352가 다시 춤을 춘다: 8532 - 2358 = 6174

그리고 6174에 이르렀을 때, 마법이 일어난다: 7641 - 1467 = 6174

6174는 자기 자신으로 돌아온다. 완벽한 순환. 숫자들의 왈츠가 끝나는 지점이다.


다른 숫자들도 같은 운명을 맞는다. 1000이라는 극단적인 숫자를 택해보자:

1000 → 0999 → 8991 → 8082 → 8532 → 6174

9998처럼 거의 모든 자릿수가 같은 숫자도 마찬가지다: 9998 → 0999 → 8991 → 8082 → 8532 → 6174

어떤 네 자리 숫자든, 모든 자릿수가 같지만 않다면, 최대 7번의 과정을 거쳐 반드시 6174에 귀결된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다. 8991개의 모든 네 자리 숫자가 따르는 불변의 법칙이다.


1949년, 인도 데브라이의 조용한 연구실에서 다타트레야 라마찬드라 카프레카는 이 놀라운 패턴을 발견했다. 당시 그는 주류 수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외로운 탐구자였다. 화려한 이론이나 추상적 증명 대신, 그는 숫자 자체와 대화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평범한 계산에서 드러난 이 완벽한 패턴은 카프레카에게 어떤 깨달음을 주었을까? 단순한 계산이 빚어내는 이 질서정연한 수렴은 그에게 숫자의 깊은 비밀을 속삭였을 것이다.

그의 직관적 탐구는 옳았다. 오늘날 6174는 '카프레카 상수'로 불리며, 그의 이름을 딴 수학 용어들이 학술 문헌에 당당히 자리잡고 있다.


카프레카의 발견은 네 자리에 국한되지 않는다. 세 자리 숫자의 세계에서는 495가 같은 역할을 한다.

253으로 시작해보면: 532 - 235 = 297 972 - 279 = 693 963 - 369 = 594 954 - 459 = 495

495에서 과정을 반복하면 자기 자신으로 회귀한다. 어떤 세 자리 숫자든 495라는 질서의 등대로 수렴한다.

그런데 다섯 자리나 여섯 자리로 올라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하나의 고정점으로 수렴하지 않고 여러 숫자들 사이를 순환한다. 마치 행성들이 궤도를 그리며 도는 것처럼. 왜 세 자리와 네 자리에서만 이런 완벽한 단일점 수렴이 일어날까? 이는 여전히 수학자들을 매혹시키는 미스터리다.


이 현상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6174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모든 네 자리 숫자가 향하는 어트랙터이며, 겉보기에 무질서해 보이는 숫자들 사이에 존재하는 깊은 질서의 증거다.

6174가 바로 이 숫자인 이유도 우연이 아니다. 네 자리 숫자의 자릿수를 재배열하여 만들 수 있는 가장 큰 수와 가장 작은 수의 차이가 다시 그 수로 돌아오는 유일한 숫자가 바로 6174다. 이 작은 조건 하나가 만들어내는 완벽한 질서는 수학적 아름다움의 정수를 보여준다.


카프레카의 발견은 현대 수학과 컴퓨터 과학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반복 알고리즘의 수렴성, 해시 함수의 설계, 암호학의 핵심 원리들이 모두 이와 유사한 결정론적 과정에 기반한다. 예측하기 어렵지만 엄밀한 규칙을 따르는 시스템들이 현대 정보 보안의 토대가 되고 있다.


카프레카 상수는 수학 교육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복잡한 공식이나 난해한 증명 없이도 누구나 계산기 하나로 이 법칙을 체험할 수 있다. 학생들이 직접 여러 숫자로 실험하며 패턴을 발견하는 순간, 그들은 수학이 암기의 대상이 아닌 탐구의 영역임을 깨닫는다.

이는 카프레카가 보여준 길이기도 하다. 호기심을 갖고 숫자들과 놀다 보면 예상치 못한 아름다운 발견을 할 수 있다는 것. 수학은 소수 천재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관찰하고 질문하는 모든 이에게 열린 세계라는 것.


아직 해결되지 않은 질문들이 남아있다. 왜 세 자리와 네 자리에서만 단일 고정점이 나타날까? 다른 진법에서는 어떤 패턴이 드러날까? 비슷한 과정을 다른 연산에 적용하면 어떤 질서가 창발할까?

이러한 미해결 과제들은 수학자들에게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카프레카의 작은 발견이 여전히 광활한 미지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나의 답은 새로운 열 개의 질문을 낳는다. 이것이 바로 수학의 매력이다.


6174를 다시 바라보자. 이제 그것은 평범한 네 자리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질서와 무질서 사이의 경계선이며, 단순함 속에 담긴 복잡성의 상징이고, 작은 관찰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발견의 증거다.

카프레카는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가장 평범해 보이는 것들 안에 가장 비범한 비밀들이 숨어있다는 것을. 가장 단순한 질문들이 가장 깊은 답들로 이어진다는 것을. 그리고 수학이 단순한 계산이 아니라 세상 속 숨겨진 질서를 읽어내는 언어라는 것을.

다음에 네 자리 숫자를 볼 때, 그것이 6174로 향하는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리고 우리 주변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패턴들이 얼마나 많을지 생각해보자.

당신은 오늘, 일상 속 어떤 숨겨진 질서를 발견할 준비가 되었는가? 카프레카처럼 호기심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어쩌면 다음 번 수학의 기적을 발견하는 사람은 바로 당신일지도 모른다.


(이미지 출처 https://medium.com/street-science/6174-the-most-useless-fascinating-number-i-have-come-across-782de21bd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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