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수학은 서술형 풀이가 유난히 중요한 학년이 있다.
곧 중학교 1학년이 되는 초등학교 5, 6학년 아이들이 그렇다.
그래서 그 시기의 수업은
풀이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된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들은 계산을 하다 보면
자꾸 쉬운 길을 찾는다.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생각해 보면, 쉬운 길을 찾는 건
아이들만의 모습은 아닐지도 모른다.
어른인 나 역시도
조금이라도 덜 힘든 방향을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러면서도 아이들에게는
돌아가더라도 제대로 풀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니
가끔은 나 자신이 모순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수학에서는
그 쉬운 길이 오히려 더 멀리 돌아가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더 단호하게 말할 수밖에 없다.
문제를 제대로 읽지 않고
숫자만 조합해, 풀이도 없이 답을 적어놓은 그 아이에게 말했다.
“풀이 식이 명확하지 않으니, 다시 전부 고치세요.”
말을 하고 나서야 보였다.
아직 초등학교 5학년이라서였을까,
내 말이 너무 딱딱하게 들렸을까.
아이가 조용히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순간 고민했다.
모르는 척하고 지나갈까,
아니면 따로 불러 설명할까.
예전의 나였다면
아마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아이들은 울 때 달래주면
더 쉽게 눈물을 멈추지 못한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그날은 왠지 달랐다.
눈물을 참으며 문제를 고치고 있는 모습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선생님이 너를 미워해서 그런 게 아니라고,
그 말만은 꼭 해주고 싶었다.
결국 그 아이를 상담실로 불러
물 한 잔을 건네며 말했다.
“선생님은 네가 문제를 안 보고 풀면
나중에 더 어려운 문제를 못 풀까 봐 이야기한 거야.
절대 네가 미워서 그런 건 아니야.”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했을까, 이 마음을.
아마 백 퍼센트는 아닐 것이다.
그 아이에게는
그저 혼났다는 기억으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그날 처음으로 느꼈다.
아이에게 풀이를 고쳐주는 것보다,
마음을 먼저 설명해 주는 일이
더 중요할 때도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