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라는 이름의 벽

by 흰분필

수업을 열정적으로 하다 보면

아이들의 반복적인 실수에

의연하지 못할 때가 있다.


한 말 또 하고,

또 한 번 더 말하게 되는 순간들.


그런 말들을 우리는 흔히 ‘잔소리’라고 부른다.


속으로는 아차 싶지만,

이미 시작된 말은 쉽게 멈춰지지 않는다.

생각보다 오래, 길게 이어진다.


그때 아이들이 말한다.


“아, 선생님 왜 우리 엄마처럼 말하세요.”


순간, 뜨끔했다.


나는 어린 시절

엄마의 잔소리를 들으며

‘어른이니까 하는 말씀이겠지’ 하고

경청했던가.


아니, 솔직히 말하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더 많았다.

가끔은 소리치며

가만히 좀 두고 보면 알아서 다 할 텐데 왜 그러냐고 말했던 것 같다.


성인이 된 지금도

부모님의 잔소리는 여전히 고달프게 느껴지면서


나는 아무렇지 않게

아이들에게 똑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 순간, 문득

엄마의 마음이 떠올랐다.


그 수많은 잔소리들이

정말 하고 싶어서 한 말이었을까.


아마도

나를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 마음을

나는 이제야 조금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속으로는 변명한다.


어쩔 수 없다고.

이것도 내 일 중 하나라고.


하지만 알고 있다.


이 말들이

아이들과의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되고 있다는 것을.


그럼에도 멈추지 못하는 이유는,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염원이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잔소리라는 이름의 벽 앞에서

잠시 멈춰 서 보게 된다.


그리고 생각한다.


조금 덜 말하고,

조금 더 기다려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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