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오늘도 농담을 한다
바람이 불어도 비가 와도
눈이 와도
그저 나뭇잎은 흔들린다
푸스스
좀 더 거세진 바람에
푸하하
그 농담에,
콘크리트 담장이
크게 울린다.
말도 뜻도 없이
나무 주위를
빙글빙글 돌 뿐인데
떨어진 잎들은 바스락
발밑에서 나를 웃기고
그 가볍고 건조한 소리가
무엇을 깨뜨리는지 다시
파삭
어디선가 가지 부러지는 소리
나무는 그대로인데
무거운 기억이 부러지는지
덧댄 세월이 바스러지는지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못하는
두 귀로 푸스스,
뜻 없는 바람소리 한 줌으로도
밤새 숨쉬듯 이야기 들려주던
돌아가신 할아버지
웃음소리
바람이 불 때마다
그 무수한 농담의 함성
옷을 벗기고
폭포 속에 몸을 던진 듯
잊었던 알몸속 물고기
시간을 거슬러 오르고
우수수 떨어지는
나뭇잎들의 농담 아래
한없이 가볍게
앉아있다
바람처럼
어디로 흐르는지 모르는
물처럼 흘러내리는 기도
파하
알고 보니 새들도 농담을 하더군요 ㅎㅎ
나무들이 바람결에
입 사귀로 농담을 할 때였습니다.
꿈결인 듯 눈 떠보니
나뭇가지에 새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하나 둘
재잘재잘
셋 넷 모여들수록
수군수군 구라구라~
농담은 발가벗은 진실이라
같이 옷 벗지 않고는 들리지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바닥에서도
웃고 있는 것들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