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살거리는 소소한 시!
인연 ㅡ
옷깃 스치지 않아도
인연이 된다
네가 앉았던 자리
네가 머물렀던 그 자리
따스한 체온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고마운 빈자리
누군지는 몰라도
네가 앉았다가 간 그 자리
옷깃 스치지 않았어도
온기만으로도 고마운 인연이 된다
* 7집 ' 가을비 지나간 뒤' / 2017 / 행복에너지 //
* 이 시는 2011년 작품으로, 서울 잔치에 가던 지하철 찻간에서 건져올린 작품이다.
타자마자 빈자리 많아 쉽게 골라서 앉을 수 있었는데
금방 내린 것인지 자리에 따뜻한 온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제법 추웠던 날로 기억하는데, 따뜻한 빈자리를 얻은 건 큰 행운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흔히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면서 아주 사소한 것으로도 맺어지기도 하는 것이 인연임을 강조한다. 그런데 그날은 ㅡ 옷깃 스치지 않았어도 이렇게도 인연이라는 것이 맺어질 수도 있다는 예쁜(?) 생각이 불쑥 들었다. 참으로 신기한 생각이었다. 생각하며 혼자 흐뭇해 했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이렇게 고마운 인연으로 앶어지며 사는 게 우리네 인생인데, 사랑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인데 어떻게 매일 치고 받고 싸우면서 사는지 참 웃기는 세상이다!
그저 무조건(?) 감사하며 살수는 없을까 잠시 어이없는 생각을 해본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