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살거리는 소소한 시!
간 큰 남자
앞도 안 보이는 길을 달려왔다
포천 구리 고속도로 차선은 전혀 안 보이고
앞차가 무슨 차인지 차도 안 보이고
빨간 미등만 뿌옇게 보이는 차 꽁무니를
무조건 따라서 제 속도도 못 내고
바짝 긴장한 채로 달려왔다
태어나 이렇게 미친 듯 쏟아지는 비는 처음이다
시간당 100미리는 되지 않을까 싶은데
서울 망우리부터 소흘 나들목까지
그저 연방 돌아가는 와이퍼만 정신없었다
오직 안개처럼 뿌연 앞과 빨간 미등만 어렴풋이 보였다
1차선으로 추월은커녕 달리는 차도 없었다
텅빈 그 1차선을 신경 바짝 써가며 홀로 한참 달렸다
다른 차들이 1차선을 달리는 나를 보고 많이 놀랐을 것이다
선단동으로 빠질 때까지 1차선을 주행하거나 추월한 차는
어떤 화물차 하나와 나 오직 그 둘 뿐이었다
내 간이 언제 그렇게 커졌는지 나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