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니 시 곳간 19
발걸음 ㅡ
한걸음 한걸음 걷는 인간의 발걸음만큼
위대하고 아름다운 것은 없다
세상을 좌지우지하는 큰 인물의 발걸음부터
조그만 꼬맹이의 아장아장 발걸음까지
저 작은 걸음 하나 하나가 모여서
큰 길을 이루고 마침내 세상을 바로 세운다
소처럼 우직한 저 걸음 걸음이
자전거보다도 느려터진 저 걸음들이 차곡차곡 쌓여
인생을 가꾸고 국가를 일으켜 세우고
이 큰 지구를 돌리는 근원이 된다
아득하고 광활한 저 우주의 신비도
인간의 작은 발걸음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 4집 '가을 향기' / 2012. / 담장너머